기업들, 회사채 대신 은행 대출로 조달
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지난해 12월 말 기준 기업대출 잔액은 767조3139억원으로 전년보다 63조6393억원이 증가했다. 2022년 말 기업대출 잔액은 703조6746억원으로 집계된 바 있다. 다만 전월보다는 1조6109억원 줄었다.
개인사업자대출을 포함한 중소기업대출은 지난 한 해동안 32조6718억원이 불어났다. 대기업대출은 30조9675억원이 증가했다. 개인사업자대출은 5조4025억원 늘었다.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대기업대출 잔액은 136조4284억원으로 전월보다 1조8835억원 줄었다. 개인사업자대출을 포함한 중소기업대출 잔액은 630조8855억원으로 전월보다 2726억원 늘었다. 개인사업자대출은 전월 320조3683억원에서 319조4936억원으로 8747억원 줄었다.지난해 고금리 기조에 가계대출이 전년보다 소폭 줄어든 것과 상반된 흐름이다.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692조4094억원으로 전년보다 1291억원이 감소했다. 신규 대출보다 기존 대출을 상환한 규모가 더 컸다는 의미다.
가계대출 감소에도 기업대출이 늘어난 것은 지난해 가계부채가 급증하자 금융당국이 관리에 나서면서 은행들이 기업대출에 힘을 쏟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금리가 상승하면서 회사채 발행이 어려워진 대기업들도 은행에서 자금을 조달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에서 가계대출을 제한한 데다가 투자 수요가 줄면서 가계대출 성장이 어렵다 보니 은행들이 성장을 위해 가계대출 대신 기업대출에 더 힘쓴 측면이 있다”면서 “코로나의 여파로 자금이 필요해진 기업, 소상공인들의 대출 수요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대기업의 경우 회사채 발행이 어려워지면서 은행에서 대출을 받으면서 대기업 대출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기업대출 규모가 늘어나면서 건전성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기업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10월 말 기준 0.48%로 전년보다 0.22%포인트 상승했다. 대기업대출 연체율은 0.19%,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은 0.55%로 전년보다 각각 0.12%포인트, 0.25%포인트 높아졌다.
이에 올해에는 대출 성장뿐만 아니라 건전성 관리가 은행권의 우선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 관계자는 “가계대출보다 기업대출에 성장의 중점을 두는 기조가 크게 바뀌지는 않겠지만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이 더 커지면서 올해에는 지난해만큼 무리하게 양적 성장을 추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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