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신차 판매가 둔화된 전기차가 중고차 시장에서도 인기를 잃고 있다. 전기차 보급이 본격화한 2020년 이후 신규 등록한 차량이 중고차 시장에 쏟아지는 가운데 수요마저 줄면서 시세가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19일 중고차 플랫폼 엔카닷컴에 매물로 등록된 전기차는 3200여대로 작년 동기 대비 80% 이상 증가했다. 신차 실구매가가 비슷했던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의 중고차 시세 격차는 20%포인트(P)까지 벌어졌다.
현대차 대표 전기차인 아이오닉5는 2021년식 5만㎞ 이하 기준 중고차 평균 시세가 3200만~3400만원대로 형성됐다. 중간값인 3300만원을 기준으로 신차 가격(약 5500만원)의 60% 수준에 불과하다. 신차 구매 시 지역별 1000만원 상당의 보조금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높은 감가율이다.
중고 하이브리드차 가운데 가장 인기가 높은 그랜저 하이브리드의 경우 아이오닉5와 같은 조건의 중고차 평균 시세가 3600만~3800만원이다. 중간값은 3700만원으로 신차 가격(약 4400만원)의 84%를 기록했다. 보조금을 받은 아이오닉5와 그랜저 하이브리드 모두 신차 실구매가 기준으로는 비슷한 금액을 지불했지만, 2년 후 감가율은 아이오닉5가 높았다.
중고 전기차 시세는 지속 하락세다. 직영 중고차 플랫폼 케이카가 중고차 시장에서 유통 중인 740여개 전기차 모델을 대상으로 11월 평균 시세를 분석한 결과 전월 대비 최대 8% 하락했다. 지난 7월 보합(-0.2%) 수준이던 중고 전기차 평균 하락률은 8월 -0.9%, 9월 -1.7%, 10월 -2.5%, 11월 -2.0%로 계속 떨어지고 있다.
주요 모델별로 △현대차 아이오닉6 -4.9% △기아 쏘울 EV -4.5% △볼보 C40 리차지 -8.4% △르노 조에 -8.1% △테슬라 모델3 -2.4% 등의 시세 하락 폭이 컸다. 같은 기간 휘발유 모델은 -1.2%, 경유와 하이브리드 모델은 각각 -0.8%, LPG 모델은 -0.6%의 하락세를 보였다.
배출가스가 없는 전기차는 친환경성은 물론 저렴한 유지비, 정숙성 등의 장점이 부각되며 한때 1년 이상 신차 출고 대기가 몰릴 만큼 인기를 끌었지만, 최근 충전 인프라 부족과 고금리 여파로 수요 정체를 겪고 있다.
올해 들어 판매가 둔화되자 제조사들이 잇달아 출고 가격을 내리며 할인 폭을 키웠고, 정부가 보조금을 일시 확대한 것도 중고차 시세에 악영향을 미쳤다. 가격 산정의 기준점이 되는 신차 실구매가가 내려가면서 중고차 시세 역시 하락세다.
케이카 관계자는 “중고차는 특성상 평균 매달 1% 안팎의 감가가 이뤄지는 것이 일반적이나, 최근 중고 전기차는 평균 이상의 감가가 이뤄지고 있다”며 “당분간 중고 전기차 시세는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치연 기자 chiye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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