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B 파산 열흘, 뱅크런 불안 확산
美 중소형 은행 도미노 붕괴 우려… 정부에 예금전액 신속한 보증 요청
CS, 하루 13조원씩 유출 파산 위기… 스위스 정부, UBS와 합병 서둘러
10일 실리콘밸리은행(SVB) 폐쇄로 은행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바닥으로 추락하자 CS에서 또다시 뱅크런과 상위 고객 이탈 현상이 벌어졌다. 스위스 당국은 CS 위기가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에 번질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결국 자국 1, 2위 은행 통합 카드를 꺼내들었다. 미국 규제당국도 긴밀하게 협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월가 관계자는 “CS가 글로벌 금융위기의 뇌관이 되게 하지 않으려면 같은 스위스 은행인 UBS가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다”고 말했다.
UBS와 CS가 합치면 세계 금융시장에 미칠 여파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UBS와 CS의 시가총액은 각각 650억 달러(약 85조 원), 80억 달러(약 10조 원)로 완전 합병될 경우 100조 원에 육박하는 ‘공룡 은행’이 탄생된다. 전 세계에 임직원 약 7만4000명을 둔 UBS와 5만 명을 고용한 CS의 합병 시 일자리가 최대 1만 개가량 줄어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16일에는 11개 미 은행이 위기의 퍼스트리퍼블릭은행에 39조 원 예치까지 밝혔지만 좀처럼 불안이 잦아들지 않고 있다. 지난주 이 은행 예금 인출 규모는 약 890억 달러(약 117조 원)에 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과 유럽, 일본 등의 주요 은행 시가총액도 이달 들어 17일 현재 4600억 달러(약 602조 원)가량 증발했다.
이에 큰손 투자자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 회장은 트위터에 “신뢰 위기가 번질 때 반쪽짜리 조치는 의미가 없다. 즉각적인 임시 예금 전액 보증 조치가 필요하다”며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대응을 요구했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도 미 당국과 중소형 은행 투자와 관련한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골드만삭스 투자에 나선 것처럼 ‘소방수’로 나설지 주목된다.
이번 위기가 2007년 베어스턴스 등 중소형 금융기관의 도미노 붕괴를 연상시킨다는 우려도 나온다. 당시에도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이 베어스턴스를 인수하는 등 월가 ‘큰손’들이 위기 진화에 나섰지만 2008년 리먼브러더스 파산과 함께 글로벌 금융위기를 막지 못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시스템적 위기가 다시 올 가능성은 낮지만 만약 온다면 과거 중앙은행들이 썼던 ‘양적 완화’와 같은 해법이 막혀 해결에 난항을 겪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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