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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혼다, 한국차에 '충격'…'파격' 스포티지, 국민차 향해 '진격' [세상만車] - 매일경제

기아 스포티지, 도요타 라브4, 혼다 CR-V. 사진 위부터 시계방향 [사진출처=기아, 도요타, 혼다]
사진설명기아 스포티지, 도요타 라브4, 혼다 CR-V. 사진 위부터 시계방향 [사진출처=기아, 도요타, 혼다]
[세상만車] 기아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스포티지가 '국민차' 대권 경쟁에 뛰어들었다.

현재 국민차 타이틀은 현대차 그랜저가 차지한 상태다. 기아 쏘렌토와 카니발, '원조 국민차' 현대차 아반떼가 엎치락뒤치락하면서 2위권을 형성했다.

스포티지는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경쟁 차종인 현대차 투싼에 밀려 존재감이 약했다. 그러나 지난해 7월 5세대로 진화하면서 판매가 급증했다. 올 들어서는 국산차 중 가장 높은 판매 증가세를 기록하며 2위권에 합류했다.

출시 4개월만에 월간 판매 1위 기록

기아 스포티지 주행 [사진출처=기아]
사진설명기아 스포티지 주행 [사진출처=기아]
매경닷컴이 8일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가 국토교통부 데이터를 바탕으로 집계한 2021~2022년 상반기(1~6월) 차종별 판매현황을 분석한 결과다.

스포티지는 지난해 3만8397대 판매됐다. 같은 기간 투싼 판매대수는 4만8648대다.

국산 승용차 기준 판매 순위는 스포티지가 14위, 투싼이 9위다. 지난해 실적만 놓고 판단한다면 투싼의 승리다.

판매 증가세에서는 스포티지의 승리다. 스포티지는 전년보다 106.3%, 투싼은 36.7% 각각 늘었다.

5세대 신형 스포티지 출시 이후 판매현황을 보면 상황이 달라진다. 사전계약에 돌입한 첫날에만 1만6078대 계약됐다. 투싼이 보유한 국산 준중형 SUV 사전계약 첫날 기록 1만842대를 가뿐하게 뛰어넘었다.

첫날 돌풍은 태풍으로 세력을 키웠다. 지난해 11월에는 7598대 판매되면서 출시 4개월 만에 월간 판매 1위를 달성했다.

같은 달 5년 연속 판매 1위를 기록한 그랜저는 6764대로 2위, 쏘렌토는 4447대로 6위, 투싼은 3745대로 12위를 기록했다.

상반기 판매대수, 전년보다 307.7% 폭증

기아 스포티지 LPG 모델 [사진출처=기아]
사진설명기아 스포티지 LPG 모델 [사진출처=기아]
신형 스포티지의 판매 증가세는 올 들어 더 가팔라졌다. 올 상반기 판매대수는 그랜저(3만3396대), 쏘렌토(3만1677대), 아반떼(2만8663대), 카니발(2만8186대), 스포티지(2만7873대) 순으로 많았다.

이 중 신형 스포티지만 전년 동기보다 판매가 증가했다. 다른 차종은 차량용 반도체 품귀로 발생한 출고대란으로 22~40% 감소했다. 반면 스포티지는 307.7% 폭증했다.

인기 비결은 파격적이고 미래지향적 디자인, 중형 SUV에 버금가게 넓어진 실내 공간, 차급을 뛰어넘는 첨단 안전·편의성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3000만원대 SUV 시장에서 쌍용차 토레스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독보적인 존재로 여겨졌다.

현대차 투싼 [사진출처=현대차]
사진설명현대차 투싼 [사진출처=현대차]
스포티지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4개 엔진 라인업을 모두 갖춘 모델이기도 하다. 가솔린 모델, 디젤 모델, 하이브리드(HV) 모델에 이어 지난 7월 LPG 모델이 추가돼서다.

지난달 엔진별 계약 비중을 살펴보면 하이브리드가 40%, 가솔린이 32%, LPG가 23%, 디젤이 5% 정도다.

스포티지는 준중형 SUV 주요 구매층으로 알려진 20·30대는 물론 40·50대에게도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나왔다.

지난달 계약자를 연령대별로 분류해보면 20대는 21.6%, 30대는 23.3%, 40대는 20.6%, 50대는 20.9%, 60대 이상은 13.7%다. 성별로 살펴보면 71%는 남성, 29%는 여성으로 나왔다.

도요타 라브4와 혼다 CR-V에 영향

1세대 스포티지 [사진출처=기아]
사진설명1세대 스포티지 [사진출처=기아]
'세계 최초' 도심형 SUV인 스포티지는 해외에서도 호평받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기아의 브랜드 가치를 높인 것은 물론 판매 성장에도 기여하고 있다.

1991년 도쿄국제모터쇼에 출품된 스포티지 콘셉트카는 글로벌 SUV 시장에 '도심형' 화두를 던졌다.

크고 투박하며 온로드보다는 오프로드에 초점을 맞춘 기존 SUV와 달리 작으면서도 곡선미를 반영한 디자인으로 호평받았다. 모터쇼 베스트 모델 10에도 선정됐다.

1세대 스포티지는 2년 뒤 세계 최초 도심형 SUV로 등장했다. 글로벌 자동차 회사로 성장한 도요타와 혼다는 충격을 받았다.

당시 기준으로 기존 SUV에서 볼 수 없던 세련된 곡선을 반영한 외모와 세단에 버금가는 인테리어를 갖췄기 때문이다.

한 수 이상 아래라고 여겼던 기아의 신차 개발 능력에 도요타와 혼다는 자존심을 버렸다. 스포티지를 발 빠르게 벤치마킹해 1994년과 1995년에 잇달아 도심형 SUV를 내놨다. 글로벌 베스트셀링카로 인정받는 도요타 라브4(RAV4)와 혼다 CR-V다.

혼다 CR-V [사진출처=혼다]
사진설명혼다 CR-V [사진출처=혼다]
도요타와 혼다는 강했다. 스포티지가 닦아둔 길에서 라브4와 CR-V는 질주했다. 라브4는 2020년 글로벌 베스트셀링카 기준인 '1000만대 클럽'에 가입했다. CR-V도 900만대 이상 팔리며 1000만대에 육박하는 성과를 거둬들였다.

강력한 후발주자들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스포티지도 2004년 2세대, 2010년 3세대, 2015년 4세대로 진화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기아가 'SUV 명가'로 자리 잡는 기틀을 마련했다.

지난해에는 기아 최초로 글로벌 판매대수가 600만대를 돌파했다. 올 7월 기준으로는 650만대다.

스포티지는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들의 격전장인 미국에서도 기아의 효자 차종으로 자리 잡았다.

지난 4월 기아가 1993년 미국 시장에 진출한 지 29년 만에 누적 판매대수 1000만대를 돌파하는 데 기여했다.

스포티지가 1000만대 돌파의 '마지막 한 방울' 역할을 담당했다. 같은 달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기아 차종이기 때문이다. 스포티지는 1만1380대, K3는 9798대, 텔루라이드는 8233대 각각 판매됐다.

글로벌 시장서 기아 위상 높여

도요타 라브4 하이브리드 [사진출처=도요타]
사진설명도요타 라브4 하이브리드 [사진출처=도요타]
스포티지는 올 들어서도 엄격하고 까다로운 글로벌 자동차 테스트에서 잇달아 승전고를 울리며 품질과 성능의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유럽 소비자들에게 영향력이 큰 독일 자동차 매체 '아우토빌트(Auto Bild)'가 최근 실시한 하이브리드 SUV 비교평가에서 스포티지는 도요타 라브4를 이겼다.

아우토빌트는 스포티지가 글로벌 하이브리드 SUV 시장에서 주도권을 차지한 라브4보다 "한 세대 앞선 차"라며 높은 점수를 줬다.

아우토빌트는 보디, 편의성, 파워트레인, 주행성능, 커넥티비티, 친환경성, 경제성 7가지를 평가했다.

스포티지는 보디, 편의성, 주행성능, 커넥티비티 4개 항목에서 라브4를 앞섰다. 친환경성에서는 동점을 기록했다. 종합점수 563점으로 540점을 받은 라브4를 제쳤다.

아우토빌트는 "스포티지는 공인 연비와 거의 유사한 100㎞당 7.1ℓ의 연료소비량으로 신뢰를 주고 경제적"이라며 "더욱 민첩하고 정확하게 움직여 자신감 있게 운전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기아 스포티지 [사진출처=기아]
사진설명기아 스포티지 [사진출처=기아]
스포티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도 지난 6월 아우토빌트와 함께 독일 3대 전문매체에 해당하는 아우토모토운트슈포트의 PHEV SUV 평가에서도 도요타 라브4, 오펠 그랜드랜드, 볼보 XC40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스포티지는 올 2월 세계 여성 자동차 기자가 뽑은 '2022 올해의 차(2022 Women's World Car of the Year, WWCOTY)'에서 패밀리 SUV 부문을 수상했다.

WWCOTY는 5개 대륙 40개국에서 활동하는 56명의 여성 자동차 저널리스트가 안전, 주행, 기술, 디자인, 효율성, 편안함, 환경영향, 비용 대비 가치 등을 평가해 수상차를 선정한다.

스포티지는 안전성도 우수하다는 평가를 잇달아 받았다.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가 지난 2월 발표한 충돌평가 결과에서 '톱 세이프티 픽(Top Safety Pick, TSP)' 등급에 선정됐다.

지난 7월에는 유럽 NCAP(European New Car Assessment Program) 신차 안전성 평가에서 최고 등급을 획득했다.

[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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