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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티브부터 롤론티스까지...K-신약, 상업적 성패 시험대 - 데일리팜

국내 신약, 6개 품목 미국 허가...글로벌 성과는 미미

한미약품 롤론티스, 바이오신약으론 첫 미국 진출

국내 개발 바이오시밀러·보툴리눔독소제제는 미국 영향력 확대


[데일리팜=천승현 기자] 한미약품의 호중구감소증치료제 롤베돈이 미국 시장 입성에 성공했다. 지난 2003년 LG화학의 팩티브를 시작으로 국내 기술로 만든 신약은 총 6개 제품이 미국 허가 관문을 통과했다. 다만 지금까지 미국에 진출한 국내 개발 신약은 상업적인 성공을 거두기엔 갈 길이 멀다는 평가다. 신약은 아니지만 국내 기술로 개발한 바이오시밀러와 보툴리눔독소제제는 시장 영향을 점차적으로 확대하며 성공스토리를 써 나가고 있다.

◆한미약품 바이오신약 FDA 첫 허가, 국산신약 6번째...상업적 성공 숙제

13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식품의약품국(FDA)은 지난 10일(현지시각) 스펙트럼파마슈티컬즈가 허가 신청한 롤론티스(미국 제품명 롤베돈)를 최종 승인했다.

롤베돈는 지난 2012년 한미약품이 스펙트럼에 기술이전한 바이오신약이다. 골수억제성 항암화학요법을 적용 받는 암환자에게 호중구감소증 치료 또는 예방 용도로 투여된다. 과립구(granulocyte)를 자극해 호중구 수를 증가시키는 'G-CSF'(과립구집락자극인자) 계열로 암젠의 블록버스터 약물 뉴라스타(성분명 페그필그라스팀)와 유사한 작용기전을 나타낸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3월 33번째 국산 신약으로 식약처 허가를 받았다.

롤베돈은 한미약품의 평택 바이오플랜트에서 생산된다. FDA 실사를 통과한 국내 공장에서 생산해 미국 시장으로 진출하는 국내 최초의 바이오신약이다.

롤베돈은 국내 기업의 기술로 개발한 신약 중 FDA 허가 관문을 통과한 6번째 제품으로 기록된다.


지난 2003년 LG화학의 항생제 팩티브가 국내 개발 신약 중 가장 먼저 미국 관문을 통과했다. 2014년 동아에스티가 기술수출한 시벡스트로가 FDA 승인을 획득했다.

2016년 SK케미칼의 혈우병치료제 앱스틸라가 FDA 허가를 통과했다. 앱스틸라는 SK케미칼이 독자 기술로 개발한 유전자재조합 바이오 신약이다. SK케미칼은 2009년 전임상 단계에서 호주 CSL베링에 앱스틸라를 기술수출했고, CSL베링은 임상시험을 거쳐 미국과 유럽에서 앱스틸라 허가를 받았다.

지난 2019년에는 SK바이오팜이 개발한 2개 제품이 미국 입성에 성공했다. 2019년 3월 SK바이오팜이 기술수출한 수면장애 신약 수노시가 FDA의 최종 허가를 승인했다. 수노시는 SK바이오팜이 자체 기술로 후보물질 발굴 이후 임상1상시험을 마치고 지난 2011년 재즈파마슈티컬즈에 기술이전한 제품이다. 재즈는 수노시의 미국과 유럽을 포함한 글로벌 상업화 권리를 인수해 임상3상을 완료한 이후 상업화 단계에 도달했다.

2019년 11월 SK바이오팜은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의 FDA 허가를 받았다. 엑스코프리는 국내 기업이 독자 개발해 FDA 허가까지 직접 수행한 첫 신약이다. 엑스코프리는 감마 아미노뷰트릭 산(GABAA) 이온 채널의 양성 알로스테릭 조절제로서 전압개폐성 나트륨 전류의 차단을 통해 신경 세포의 반복적인 발화를 감소시킴으로써 발작증상 완화 효과를 나타낸다.

업계에서는 국내 개발신약의 미국 내 상업적 성공을 학수고대하는 분위기다. 지금까지 미국 허가를 받은 국내 신약은 글로벌 무대 정복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는 평가다.

팩티브는 제휴 파트너인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이 돌연 임상데이터를 문제 삼고 손을 떼면서 해외 진출에 차질이 빚어졌다. 팩티브 개발에는 3000억원 이상이 투입됐지만 미국에서 판매량은 미미한 수준이다. 팩티브의 지난해 국내 생산실적은 105억원에 그쳤다. 지난 2014년 FDA 승인을 받은 시벡스트로와 2016년 미국 시장에 데뷔한 앱스틸라는 상업적 성과가 기대에 못 미쳤다는 평가다. 시벡스트로는 국내에서 낮은 약가 등을 이유로 허가를 취하하며 시장에서 사라졌다.

가장 최근에 미국 허가를 받은 SK바이오팜 개발 신약 2개가 시장에서 점차 영향력을 확대하는 단계다. 수노시는 지난해 SK바이오팜에 253억원의 수익을 안겨준 데 이어 상반기에는 24억원의 수출실적을 기록했다. 엑스코프리는 지난해 3007억원의 수출실적을 냈고 올해 상반기에는 137억원의 수출액을 나타냈다.

◆국내 개발 바이오시밀러 미국 침투 가속화...보툴리눔제제도 영향력 확대

이에 반해 신약으로 분류되지 않지만 국내 기업이 개발한 바이오시밀러와 보툴리눔독소제제는 미국 시장에서 빠른 속도로 침투하고 있다.


바이오시밀러의 경우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미국에서 총 8개 제품을 허가 받았다.

셀트리온은 지난 2016년 8월 레미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 인플렉트라를 허가 받았다. 셀트리온은 2018년 각각 트룩시마와 허쥬마의 미국 허가를 받았다. 트룩시마는 항암제 맙테라의 바이오시밀러 제품이다. 허쥬마의 오리지널 제품은 허셉틴이다.

셀트리온이 개발한 바이오시밀러는 누적 수출 7조원 이상을 기록했다. 셀트리온 개발 바이오시밀러는 상반기에만 9303억원의 수출실적을 올렸는데 1분기와 2분기에 북미 시장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각각 43%, 47%에 달했다.

지난 2012년 출범한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엔브렐, 레미케이드, 휴미라, 아바스틴, 루센티스 등 5개 제품의 바이오시밀러가 유럽과 미국의 허가를 받았다. 출범 이후 올해 상반기까지 약 3조796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상반기에만 431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이중 미국 시장 매출은 20~30%를 차지한다.

최근에는 대웅제약이 개발한 보툴리눔독소제제 나보타가 미국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대웅제약에 따르면 나보타의 상반기 매출은 675억원으로 전년보다 74.9% 증가했다. 수출 실적만으로 520억원을 기록했다. 이 추세라면 나보타는 올해 수출로만 1000억원 이상을 기록할 전망이다. 나보타의 미국 사용 경험 축적으로 신뢰도가 축적된 데다 2019년부터 진행한 메디톡스와 균주 도용 소송이 종결된 이후 수출 실적이 급증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2월 메디톡스는 나보타(미국 상품명 주보) 미국 판매와 관련해 대웅제약 미국 파트너사 에볼루스, 애브비와 3자 합의 계약을 체결했다. 메디톡스와 애브비는 미국 내에서 주보의 지속적인 판매·유통 권리를 에볼루스에 부여하고 일정 금액의 대가를 받는 내용이 핵심이다. 앞서 2020년 말 국제무역위원회(ITC)는 21개월 간 주보의 미국 수입과 판매 금지를 결정한 바 있다. 이 합의로 나보타의 미국 판매는 걸림돌이 사라졌다. 지난 2분기 나보타의 해외 매출 중 에볼루스향 수출은 21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배 성장했다.

지난 2020년 3분기에는 나보타의 매출에서 내수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수출보다 더 컸다. 하지만 2020년 4분기부터 수출 규모가 내수를 추월했고 최근에는 내수 시장보다 4배 가량 많은 매출을 해외에서 올렸다.

천승현 기자(1000@dailyphar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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