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아파트 전세가가 가장 많이 빠진 지역은 어딜까요? 향후 전세가는 얼마나 더 떨어질까요?
이는 기준금리 인상분이 반영된 탓입니다. 5월 기준금리는 1.75%였지만 7월에 2.25%로 올랐습니다. 현재는 2.5%이고 앞으로 3%대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전세자금대출 평균 금리 5%대 시대가 곧 다가오는 것입니다.
지난해만 해도 연 2%대 초중반 금리로 전세자금대출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만일 5%대까지 오른다면 세입자 입장에선 대출금리가 2배 상승하는 셈입니다.
전세자금대출 금리 평균이 2.5% 오른다고 가정할 경우 대출 1억원당 임차비용은 월 20만원 더 소요됩니다. 전국적으로 보면 평균 전세자금대출은 2억원가량 받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2억원이라고 치면 지난해보다 월 임차료가 약 40만원 증가합니다(월 42만원→월 83만원). 물가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전세자금대출 금리까지 올라 주거비 상승 직격탄을 맞게 되는 것이죠.
이는 전국 평균입니다. 수도권은 전세가가 비수도권에 비해 비싸죠. 정확한 통계치는 알 수 없으나 지난해와 똑같은 규모로 대출을 받을 경우 월 임차료 상승분이 40만원보다 더 커질 가능성도 높습니다. 신혼부부 전세자금대출 이자 지원 등 제도의 혜택을 받지 않으면 말이죠.
올해 1~7월 통계치를 살펴봤습니다. 올해 들어 어느 지역에서 아파트 전세가격이 가장 많이 빠졌을까요?
1위는 대구 중구 지역으로, 전세가격지수가 무려 -11.5% 내려갔습니다. 보통 공식 지수보다 실제로 체감하는 가격 하락폭이 더 크게 마련인데요. 대구 중구 극동스타클래스남산 전용면적 85㎡는 지난해 1월 5억2000만원까지 갔던 전세가가 최근 들어 3억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무려 30% 넘게 감소한 겁니다.
이어 대구 달서구가 2위를 기록했고, 최근 매매가와 전세가 동반 하락이 가장 심한 지역으로 평가되는 세종이 3위를 차지했습니다. 인천 연수구(4위), 인천 서구(6위) 등이 전세가가 하락한 지역입니다. '인천의 강남'으로 불리며 지난 2년 새 매매가가 2배 넘게 상승했던 송도 아파트가 최근 매매가·전세가 동반 하락이 나타나고 있는 게 대표적인 예죠. 실제로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B가 들어설 인천대입구역(인천1호선) 바로 앞에 있으면서 송도에서 대장 단지로 알려진 송도더샵파크애비뉴 전용 85㎡는 지난해 말 전세가가 7억1000만원까지 올라갔지만 최근 들어 6억원에 실거래가 찍혔죠. 현재 전세 매물은 5억원대 초반까지 빠졌습니다.
이 밖에도 수도권에서는 수원시와 광명시, 동탄시가 전세가가 많이 빠진 지역으로 꼽혔습니다. 모두 아파트 매매가 하락을 동시에 경험하고 있는 지역이죠.
서울은 -0.5%로 전국(-0.4%)보다 전세가격이 더 내려갔습니다. 서울 양천구가 -1.4%로 아파트 전세가가 가장 많이 하락했고, 서울 은평구·성북구·서대문구·강서구가 -0.9%로 그 뒤를 이었습니다. 강남 4구(강남구·서초구·송파구·강동구)가 속한 서울 동남권은 -0.2%로 아파트 전세가가 상대적으로 덜 하락했습니다. 서울은 중저가 아파트 단지가 있는 지역의 경우 5억원 한도인 전세자금대출 비중이 높은데, 전세자금대출 금리가 상승해 상대적으로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부동산 정보 사이트 부동산지인에서 시도별 수요 대비 입주량을 분석해봤습니다. 시도별로 보면 대구·인천·세종·충남 등은 올해부터 3년간 아파트 입주물량이 '과잉'인 상황입니다. 이들 지역은 전세자금대출 금리 인상과 함께 공급 폭탄까지 있을 예정이어서 아파트 전세가가 더 하락할 가능성이 큽니다. 지금 당장 전세보다는 월세를 선택하는 게 입주민에겐 합리적인 선택이죠.
서울은 아파트 입주물량이 향후 3년간 계속 부족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다만 경기·인천, 특히 인천에서 공급 폭탄이 이뤄질 예정이어서 서울 임차 수요가 분산되는 효과가 있습니다. 최근 서울 강남권도 전세가가 수억 원씩 떨어지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죠. 전세가 자체가 다른 지역보다 높기 때문에 금리 인상에 따른 수요 위축 효과가 있고, 대체지인 경기·인천에 아파트 공급물량이 충분해 전세 수요가 '분산'되고 있는 것입니다.
경기도 내를 살펴보면 과천시, 성남시, 용인시, 화성시, 평택시, 광주시, 양주시, 수원시 등이 향후 3년 중 2년 이상 입주물량이 수요 대비 과잉 공급될 예정입니다. 여기에 더해 2026년 이후엔 3기 신도시 입주가 예고돼 있죠. (물론 더 연기될 가능성이 크지만요). 경기도 전체 아파트 신규 수요량은 연간으로 치면 약 7만가구인데요. 3기 신도시에만 약 32만가구가 순차적으로 공급됩니다. 정부가 최근 발표한 부동산 정책에 따르면 경기·인천은 아파트 수요량 대비 아파트 인허가량이 2배가 넘게 됐죠.
전반적으로 봤을 때 수도권은 아파트 전세가격이 빠질 예정입니다. 경기·인천으로 넘어가는 수요가 많다면 서울 아파트 전세가도 지금처럼 약보합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대구·세종 등은 전세가가 더 떨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나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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