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억원대 자산가 ‘슈퍼리치’ 10명 중 1명은 지난해 20% 이상의 금융투자 수익률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 국면에 주식 비중을 확 줄이고 예금 비중은 2배로 늘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반면 수십억원대 자산가들(‘부자’)은 자산구성을 이보다 비탄력적으로 운용했으며 수익률도 상대적으로 낮았던 것으로 분석됐다. 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이런 내용을 담은 ‘2023 대한민국 부 보고서(Wealth Report)’를 9일 발간했다. 지난해 말 하나은행 프라이빗뱅커(PB·자산관리사)와 고객 21명을 인터뷰하고, 같은 기간 2013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다. 보고서는 가구 기준으로 금융자산이 10억원 이상이면 ‘부자’, 그 중에서도 금융자산이 100억원 이상이거나 총자산이 300억원 이상이면 ‘슈퍼리치’로 정의했다. 설문조사 참가자 중 부자는 745명, 슈퍼리치는 41명이었다. 이들 고액 자산가도 지난해 부동산 경기의 한파를 피해 가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슈퍼리치의 1인당 총자산은 323억원으로 1년 전(373억원)보다 50억원(13.4%) 적었다. 특히 부동산자산이 206억원에서 156억원으로 급감했다. 부자 1인당 총자산도 부동산을 중심으로 78억원에서 72억원으로 줄었다. 반면 금융투자 부문에서는 자산 규모가 클수록 성적도 더 좋았다. 슈퍼리치의 70%가 지난해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으며, 특히 10명 중 1명은 20% 이상의 이익을 봤다고 응답했다. 반면 부자의 경우 플러스 수익률을 낸 비중이 66%였고, 100명 중 2명만 20% 이상의 이익을 기록했다. 대중 부유층(금융자산 1억원 이상∼10억원 미만)은 플러스 수익률을 낸 비중이 57%에 그쳤다. 투자 목표에 있어서도 슈퍼리치가 더 긍정적이었다. 슈퍼리치 중 17%는 올해 금융자산으로 20% 이상의 수익률을 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답했다. 부자는 이 비중이 4%에 그쳤다. 이는 슈퍼리치일수록 금융자산 구성을 더 탄력적으로 운용하고 있는 행태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슈퍼리치는 주식 비중을 2021년 말 45%에서 지난해 말 16%로 줄이고, 대신 현금과 예금, 채권의 비중을 대폭 늘렸다. 현금·입출금통장과 예금을 합친 비중은 25%에서 58%로 뛰었다. 반면 부자의 경우 이 비중이 39%에서 48%로 늘어 슈퍼리치보다 변동이 크지 않았다. 슈퍼리치는 특히 예금과 채권이 지난해 수익률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응답했다. 이들은 올해 실물경기가 나빠지고 집값도 계속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부자 중에 올해 부동산 경기가 ‘매우 안 좋아질 것’이라고 응답한 사람의 비중은 21%, ‘안 좋아질 것’이라고 한 비중은 63%였다. 또 부동산 가격이 상승세로 전환하는 시점을 물어본 결과, 2025년 이후가 될 것이라고 응답한 부자의 비중이 37%로 가장 많았다. 이어 내년 하반기(26%)와 내년 상반기(24%)가 뒤를 이었다. 올해로 예상한 비중은 13%에 그쳤다. 투자에서도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부자 중 절반은 올해 현재의 자산 구성을 그대로 유지하겠다고 답했다. 올해 부동산 매입 계획이 있다고 응답한 비중은 자산 규모가 많을수록 높았다. 슈퍼리치의 경우엔 49%였다. 슈퍼리치는 매입을 고려하고 있는 부동산 유형으로 가격이 50억원을 초과하는 빌딩(55%)과 40평형 이상 아파트(35%) 등을 꼽았다. 이재연 기자
ja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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