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매각 속도 내지만… 항공업계 위축으로 지연될 듯
제주항공과 인수·합병이 좌초한 이후 각종 악재를 맞고 있는 이스타항공이 회사 존폐 위기에 몰렸다. 무더기 정리해고 등 인력조정에도 불구하고 노사·노노 갈등이 심화하며 재매각이 예정대로 진행될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분석이 나온다.
3일 이스타항공 노조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오는 14일 직원 605명을 정리해고한다. 한때 1600명에 달했던 직원은 400여명으로 축소될 전망이다.
이스타항공은 지난 7월 제주항공의 인수계약 해지 이후 재매각을 위한 고육책으로 정리해고와 희망퇴직을 통한 인력조정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조종사 노조는 “직원 정리해고를 즉각 철회해야 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노조는 법정관리 필요성을 주장하며 직접 신청하겠다는 의지까지 드러내고 있지만, 사측은 신규 투자자 확보가 시급하다고 맞서고 있다. 노조는 체불된 임금으로 임금 채권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채권자 자격으로 법정관리를 신청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경영진의 배임·횡령 등을 제대로 확인하기 위해서라도 노조가 직접 법정관리 신청을 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사측은 현재 상태에서 법정관리를 신청하면 법원이 회생 가능성을 낮게 평가해 기업 청산 절차로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반박했다. 인력 감축 등을 통해 회사 재정 상태를 개선하고, 인수 대상자를 찾은 다음 법정관리를 신청해야 회사 파산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창업주인 이상직 의원이 각종 논란에 책임을 지고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했지만, 논란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조종사 노조는 “8개월 임금 체불, 4대 보험료 미납 및 횡령 등은 이 의원과 경영진이 이스타항공 매각을 추진하며 벌인 일"이라며 "운항 재개와 고용유지를 위한 구체적 계획 없이 말로만 책임을 다하겠다고 탈당을 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을 조세범 처벌법 위반 및 사회보험료 횡령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제1야당인 국민의 힘도 이 의원을 횡령·배임·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상태다.
이스타항공은 회사 정상화를 위해 재매각에 속도를 내고 있다. 매각 주관사가 인수 가능성과 적극성을 가진 기업 8곳을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주관사는 이달 말까지 인수 기업을 선정할 예정이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위축된 항공업계 업황이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실제 재매각 일정은 지연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세준 기자 3j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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