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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박정호· KT 구현모· LGU+ 하현회 ‘탈(脫) 통신’ 삼국지 - 조선비즈

입력 2020.11.01 06:00

불붙은 새 먹거리 전쟁… AI⋅혼합현실 기반 제조‧금융‧의료

SK텔레콤·KT·LG유플러스 이동통신 3사가 ‘탈(脫) 통신’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기존 통신 사업을 넘어 제조‧금융‧의료 등 다양한 신사업으로 외연을 확장하고 있는 것이다. 내수 시장 위주의 통신 사업만으로는 미래 경쟁력을 갖출 수 없다는 판단이다. 통신 3사는 앞으로 통신사 끼리의 경쟁을 넘어 국내외 테크 기업들과 맞붙게된다.

1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017670)은 이동통신 의미가 강한 현재 사명을 바꾸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새로운 사명을 정하기 전까지 회사의 약칭인 SKT로 대신하고, ‘SK텔레콤’이라는 명칭은 되도록이면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왼쪽부터)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구현모 KT 사장,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각 사 제공
박정호 SK텔레콤 대표(사장)는 지난 1월 "기업 정체성에 걸맞은 사명 변경을 고민할 때"라고 시사한 바 있다.

현재 물망에 오르고 있는 사명은 SK투모로우, SK하이퍼커넥터, SK테크놀로지, SKT, T스퀘어 등이다. 최근에 서울 홍대에 선보인 플래그십스토어 ‘T팩토리’에서는 기존과 다른 ‘T’ BI(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채택했다. 여기서 T는 기술(Technology)과 미래(Tomorrow)를 말한다.

박 대표는 지난해 조직개편을 통해 통신, 미디어, 보안, 커머스를 주축으로 한 4대 사업부문을 결정했다. 비통신분야 매출은 45%에 육박한다. 특히 SK텔레콤은 연내 ‘티맵모빌리티’를 분사 후 출범한다. 이에 SK텔레콤은 모빌리티를 포함한 5대 사업부문으로 개편될 예정이다.

통신3사가 탈통신 행보를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2010년에도 당시 통신3사 대표는 통신이 아닌 다른 분야에서 수익을 가져가겠다는 경영전략을 세운 바 있다. 목표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현재 통신 3사가 추구하는 전략을 세우는데 밑바탕이 됐다는 분석이다.

특히 5G 네트워크가 설치되고 코로나19 이후 모든 산업에서 통신을 기반으로 한 언택트(비대면) 인프라가 구축되며 큰 기회를 맞고 있다.

(왼쪽부터) SK텔레콤 을지로 사옥, KT 광화문 신사옥, LG유플러스 용산 사옥 전경. /각 사 제공
이에 KT는 더 이상 통신사가 아니라고 공식 선언했다. 지난 28일 구현모 KT 대표(사장)는 취임 첫 기자간담회를 통해 "통신기업(Telco)에서 디지털플랫폼기업(Digico)로 변화하겠다"며 "이제 KT의 T는 텔레콤이 아닌 테크놀로지(기술) 등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다"고 밝혔다.

KT는 2025년 비통신사업 부문 매출을 전체의 절반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새롭게 주목하는 분야는 미디어, 금융, 기업(B2B) 시장이다. 특히 새로운 브랜드 ‘KT 엔터프라이즈’를 공개하고 B2B ICT 시장을 공약한다는 전략이다.

또 구 대표는 인수합병(M&A)을 비롯해 지분 맞교환, 전략적 제휴 등 다양한 방식의 빅딜을 통해 성장 동력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앞서 KT는 LG전자(066570), 현대중공업그룹, KAIST, 한양대 등과 ‘AI 원팀’을 결성했고 ‘클라우드 원팀(가칭)’ 출범을 준비하고 있다. ‘AI 로봇단’도 신설했다.

LG유플러스는 이미 지난 2010년 LG텔레콤에서 ‘텔레콤’을 사명에서 제외했다. 당시 새로운 사명인 유플러스는 유비쿼터스 세상에서, 고객에게 언제 어디서나 무엇을 원하든 플러스(Plus) 가치를 전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2018년 LG유플러스 CEO(최고경영자)로 취임한 하현회 대표(부회장)는 임직원들에게 전통적 통신사업 관점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지속적인 주문을 했다.

이에 LG유플러스는 통신3사 중 가장 먼저 CJ헬로(현 LG헬로비전)를 인수해 미디어 시장서 덩치를 키웠다. 최근에는 국내 최대 로봇 전시회에 유일한 통신사로 참가해 물류로봇 등을 선보였다. 이 외에도 자율주행, 스마트팩토리, AI 로봇, 클라우드게임 등 다양한 융합사업을 진행 중이다.

LG유플러스는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 혼합현실(XR) 콘텐츠 시장 선점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9월 미국 퀄컴을 포함해 이동통신사 벨 캐나다, 일본의 KDDI, 중국의 차이나텔레콤 등과 5G 기반 콘텐츠 연합체 '글로벌 XR 콘텐트 텔코 얼라이언스'(Global XR Content Telco Alliance)를 창립했다. 앞서 지난 8월엔 중국의 AR 글래스 전문 제조기업 엔리얼과 손잡고 AR글래스를 출시했다. AR글래스는 구글이 2013년 산업용으로 일부 내놓은 적은 있지만 소비자용(B2C)으로 출시된 건 세계 최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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