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활동에서 개인 소비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70% 선인데 코로나19가 소비 방향을 빠르게 바꾸면 경제 활동 방향이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CNN비즈니스는 새로운 소비 성향을 `네스팅 이코노미`와 연결시켜 분석했다. 네스팅 이코노미를 말 그대로 옮기면 `둥지 틀기 경제`다. 사회적 거리 두기와 재택근무가 일상화되면서 사람들이 마치 아기 새처럼 집에 들어앉아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소비 습관이 달라졌고, 꾸준히 자신의 주거 공간을 손보고 마음을 나눌 대상을 찾게 되면서 관련 소비가 늘었다는 것이다.
미국 집수리·인테리어 용품 판매업체인 로우스와 홈디포의 올해 2분기 매출은 1년 전보다 각각 34%, 23.4% 늘어났다. 공산품 대형 유통업체인 타깃은 2분기 순이익이 1년 전보다 80.3%, `피트니스계의 넷플릭스`로 불리는 구독형 홈트레이닝 서비스 판매업체인 펠로톤은 최근 분기 매출이 172% 급증했다. 집에서 운동하며 스스로를 가꾸려는 사람들의 구독 수요가 꾸준히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재택근무가 장기화되면서 창고나 마당에 따로 작은 개인 사무실을 차리는 사람도 늘고 있다. 콜로라도주 볼더에 본사를 둔 `스튜디오 셰드` 공동 창업자 마이크 쾨니그 씨는 CNN비즈니스 인터뷰에서 특히 캘리포니아주와 워싱턴주 셧다운 이후 재택근무자들이 늘어나면서 1만500달러부터 시작하는 1.8~6.7평 규모 조립식 건축물 주문이 늘어났다고 전했다. 이른바 집순이·집돌이를 떠올리게 하는 가정용품 소비도 증가했다. 로이터통신은 닐슨·번스타인 데이터를 인용해 8월 1~4주 동안 JM스머커·폴저스·던킨의 인스턴트 커피 소비가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8% 늘었다고 전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수천만 명의 회사원이 출근길에 카페에 들러 테이크아웃 커피를 샀지만, 지금은 `홈카페`를 즐긴다는 것이다. 글로벌 식료품업체인 네슬레도 7월 2분기 실적 발표 당시 "인스턴트 커피 수요가 매우 탄탄했으며 특히 네스프레소 등 가정용 커피 제품의 온라인 판매가 강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반려동물에게서 마음의 위안을 받으려는 사람도 부쩍 늘고 있다. 우선 반려견을 입양하겠다는 사람이 늘어났다. 뉴욕과 댈러스에서 유기동물구조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하트앤본스에 따르면 평소에는 40여 마리 유기견이 센터에 있었지만 하나둘 빠르게 입양되면서 세 마리만 남았다.
하트앤본스 관계자는 "웹사이트에 유기견 사진을 올리면 바로바로 키우겠다는 사람들이 찾아온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지치고 외로워진 사람들이 부드러운 털과 따뜻한 체온을 가진 강아지와 뒹굴며 위안을 얻고 싶어해서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데이터 분석업체인 크라우드탱글에 따르면 미국 각 주 정부가 코로나19에 따른 록다운을 선언하기 시작한 3월 마지막 주 `개` 검색이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38% 뛰었다. 4월 1~3주에는 `개` 검색 횟수가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1%, `고양이` 검색 횟수가 9% 늘었다.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로 사람보다 더 인기를 끄는 반려견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SNS에 광고하려는 기업들도 사람보다 반려동물을 더 선호하는 분위기다. 코기 종 반려견 `윌로`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윌로의 일상을 올리는 데본 노에링 씨는 "윌로의 폴로어들이 9만7000명인데 계속 늘어나고 있다"면서 "게시물을 한 번 올리면 400달러(약 48만원)짜리 광고 후원이 따라붙는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동물 인플루언서 관리를 맡아주는 변호사 로니 에드워드 씨는 "인기 있는 반려동물 계정은 1만5000달러까지 벌 수 있다"고 전했다. 뉴욕 증시에서는 반려동물 테마 상장지수펀드(ETF)와 관련 기업 주가가 덩달아 빠르게 올랐다. 반려 동물 산업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투자자들이 늘어난 결과다. 프로셰어즈가 출시한 반려동물 관련 기업 상장지수펀드(ETF) PAWZ는 시세가 저점 대비 1.5배 이상 뛰기도 했다. 이 ETF에는 반려동물 제약·사료 등을 만들어 파는 기업들이 담겨 있는데 츄이와 프레시펫, 네슬레가 대표적이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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