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빅히트의 수요예측에 1420개 기관이 참여해 1117.2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는 SK바이오팜의 수요예측 경쟁률 835.66대 1을 뛰어 넘는 기록이다.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 중 97.25%는 공모가로 희망밴드 최상단 이상을 제시하며 빅히트를 향한 뜨거운 관심을 입증했고 이 결과 공모가는 최상단인 13만5000원으로 결정됐다.
빅히트는 이번 공모를 통해 총 713만주의 신주를 발행한다. 이는 기존 발행 주식총수(2849만3760주)의 25% 수준이다. 신주 713만주 가운데 일반공모에 80%인 570만4000주, 우리사주조합에 20%인 142만6000주를 배정한다. 일반공모 물량 중 기관투자자에는 60%인 427만8000주, 일반 청약에는 20%인 142만6000주가 배정된다. 상장 후 발행주식총수는 3562만3760주다.◇진기록 남긴 SK바이오팜·카카오게임즈 넘을까
수요예측에서의 높은 경쟁률에 따라 일반 공모청약에서 빅히트가 새 역사를 쓰게 될지 관심이 쏠린다. 앞서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는 공모주 역사에 진기록들을 남겼다.
지난 6월 SK바이오팜 수요예측에는 국내외 1076개 기관이 참여해 835.6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일반 공모주 청약에서는 당시 기준으로 역대 최고 수준의 경쟁률(323대 1)을 기록하며 2014년 제일모직 청약 당시 세운 종전 기록(195대 1)을 갈아치웠다. 몰린 증거금만 30조9889억원에 달했다.
카카오게임즈는 SK바이오팜을 뛰어넘으며 공모주에 새 역사를 썼다. 카카오게임즈는 수요예측에서 국내 IPO 사상 최고의 경쟁률인 1479대 1을 기록했다. 수요 예측에 참여한 기관은 국내외 총 1745곳으로 국내 공모 기업 중 최다였다. 공모주 청약 경쟁률은 1524.85대 1을 기록했고 청약 증거금으로는 58조5542억9904만원이 몰렸다.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의 높은 청약 경쟁률에 증거금 1억원을 넣은 일반 투자자가 실제 손에 쥐게 되는 주식수는 각각 12주, 5주에 불과했다. 빅히트의 일반 공모 청약이 시작되지 않았지만 수요예측 수준의 경쟁률을 가정하면 증거금 1억원을 넣은 일반 투자자가 배정받는 주식수는 1.3주에 불과하다. 즉 1주라는 얘기다.
◇예고된 따상?…따상상상도 가능할까
빅히트의 대표 가수인 BTS가 신곡 ‘다이너마이트’로 최근 빌보드 핫100 최신 차트 1위를 재탈환하는 등 K-POP에 새역사를 쓰고 있다는 점에서 ‘따상’은 이미 예고된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빅히트의 공모가는 13만5000원으로, 상장 첫날 ‘따상(시초가가 공모가 대비 상한선인 2배로 결정된 뒤 상한가)’에 성공하면 주가는 35만1000원까지 오른다. 이 경우 시총은 약 12조5000억원으로 부풀어 SK바이오팜(12조2560억원)을 제치고 시총 26위인 LG(12조7865억원)를 뒤쫓게 된다.
만약 ‘따상상’, 즉 따상에 이어 2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이어갈 경우 주가는 45만6000원까지 오른다. 이 경우 시총은 16조2400억원으로 시총 17위인 포스코(17조886억원)와 18위인 KB금융(15조6136억원) 수준이 된다.
상반기 IPO 시장의 최대어였던 SK바이오팜은 ‘따상’, ‘따상상’에 이어 ‘따상상상’에도 성공했다. 공모가 4만9000원의 2배인 9만8000원에 시초가가 결정된 직후 상한가를 찍으며 첫날 주가는 12만7000원까지 올랐다. 주가는 3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며 사흘 만에 21만4500원으로 치솟았다.
카카오게임즈는 SK바이오팜의 벽을 넘지 못했다. 첫날 ‘따상’에 이어 ‘따상상’까지는 성공했으나 이후 하락 전환, 10거래일 이상 하락세를 이어가다 최근 소폭 상승해 주가는 5만원 중반대에 머물고 있다.
‘따상’에 대한 기대감이 크지만 상장 초반 매도 가능한 주식수에 따라 주가 흐름이 달라질 수는 있다. SK바이오팜의 경우 상장 첫날 발행 주식 총수의 13.06%(1022만주)가 풀렸다. 카카오게임즈의 상장 첫날 매도 가능 주식은 전체의 22.6%(1659만주)였다. 빅히트의 상장 초반 매도 가능 주식수는 전체의 30%가량(1005만주) 수준으로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에 비해 많은 수준이다. 통상 유통되는 주식수가 적을 수록 주가 상승에 유리하다.
수요예측에서 의무보유기간을 확약한 기관 투자자도 43.85%에 불과하다. 이는 SK바이오팜(81.2%), 카카오게임즈(58.6%)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빅히트의 경우 상장 첫날 기관의 절반 이상이 주식을 매도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의무보유 확약 물량이 적으면 상장 후 주가 급등 시 차익실현을 위한 기관 물량이 풀릴 수 있다.
◇목표주가 천차만별…최고 38만원증권가가 보는 빅히트의 목표주가는 천차만별이다. 현재까지 빅히트 목표주가를 제시한 증권사는 메리츠증권(16만원)과 IBK투자증권(24만원), 유안타증권(29만6000원), 하나금융투자(38만원) 등이다. 가장 낮은 목표주가를 제시한 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업계 1위 프리미엄의 적용이 타당하다”면서도 “IP(지식재산권)가 아티스트 본인에게 소유되는 업계 한계를 변화시키지 못했다는 점에서 프리미엄 확장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다”고 했다.
반면 가장 높은 목표주가를 제시한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빅히트의 목표 기업가치로도 14조원을 제시했다. 그는 “완전한 콘서트가 가능한 2022년 EPS(주당순이익)에 JYP엔터테인먼트 대비 50% 할증한 목표 P/E(주가수익비율) 50배를 적용했다”며 “글로벌 1위 아티스트인 BTS 유니버스의 가치 및 ‘위버스’ 플랫폼과 결합될 시너지, 빅히트가 글로벌 음악 산업의 혁신 그 자체임을 감안한 밸류에이션”이라고 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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