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의 '빅히트' 상장 이튿날 -22% 폭락… 혹독한 신고식 - 천지일보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15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1층 로비에서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상장 기념식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천지일보 2020.10.15

20만원 턱걸이로 장 마감,
시총 하루새 2조원 사라져
BTS 의존도 높아 취약점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야심차게 코스피 시장에 발을 디딘 BTS(방탄소년단) 소속사인 빅히트가 이틀째에는 더 큰 하락세로 장을 마쳐 혹독한 신고식을 이어가고 있다.

빅히트는 16일 전 거래일보다 -22.29% 떨어지면서 20만원(20만 500원0을 겨우 턱걸이 한 채 이틀 연속 하락 마감했다.

지난 5~6일 일반인 공모 청약을 통해 58조 4236억원의 증거금이 몰려 카카오게임즈(58조 5542억원)에 이어 역대 두 번째 기록을 썼던 빅히트는 15일 기대를 모으며 유가증권시장에 첫 발을 뗐다. 상장 첫 날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로 결정된 후 상장 첫날 상한가를 기록하는 것)’으로 화려하게 시작했으나 3분도 채 되지 않아 상한가가 풀렸고, 결국 시초가인 27만원보다도 더 하락하며 25만 8천원(-4.44%)으로 첫날 거래를 마쳤다.

둘째 날에도 빅히트는 -5% 안팎 하락세로 거래를 시작해 장중 가파르게 낙폭을 키우며 부진을 면치 못했다. 다만 주가는 아직 공모가인 13만 5천원의 48.5% 웃도는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전날 종가 기준 시가총액이 8조 7323억원에서 이날 6조 7862억원으로 하루 만에 약 2조원이 줄었다. 코스피 시총 순위는 32위에서 38위로 떨어졌다.

전날 1770억원을 순매도한 기타법인이 이날도 1321억원어치를 팔아치웠고, 외국인과 기관도 각각 238억원, 48억원을 순매도했다. 오로지 개인이 1603억원을 순매수하면서 시장에 쏟아지는 매물을 받아냈다.

하루 거래대금은 9508억원으로 삼성전자에 이어 코스피 2위였을 정도로 이슈 중심에 섰다.

애초 빅히트 공모가가 고평가됐다는 지적이 상장 전부터 꾸준히 나온 데다 BTS에 수익 의존도가 크다는 점에서 리스크가 있어 주가 약세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빅히트 아티스트 매출액에서 BTS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97.4%, 올해 상반기 87.7%였다. 따라서 BTS에 쏠린 매출 구조에다 이들 멤버들이 병역문제가 걸려 있다는 점이 빅히트의 취약점으로 꼽힌다.

특히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BTS가 월드투어를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빅히트의 매출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는 점도 주가 하락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김헌식 문화평론가는 천지일보와의 전화를 통해 “빅히트의 수익 비중이 BTS에 너무 많이 차지하고 있는데, BTS가 현재 월드투어를 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음악산업은 공연에서 대부분 수익을 창출하는데, 아무리 비대면 온라인 공연이 흥행했다고 해도 이 수익을 대체하지 못하고 있는 점도 코스피시장에서 한계를 나타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우리나라에서 BTS가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졌으나 외국으로 범위를 넓혀 보면 BTS를 보편적으로 잘 안다고는 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외국인 매물도 많이 나오고 있으며, 또한 주식시장에서 젊은이들보단 나이가 있는 사람들이 주로 한다는 점에서 팬덤으로 빅히트 주식을 메우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BTS가 곧 새 앨범을 발매한다는 점과 그래미 시상식에서 이름을 올린다면 반등의 기회는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빅히트가 수익창출을 다변화하는 구조적인 변화가 있어야 지속적인 주가상승을 이끌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기관 매도세가 워낙 많이 나온 데다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가 상승세를 오래 가져가지 못한 학습효과도 있다”고 하락배경을 설명했다.

Let's block ads! (W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