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정국과 겹쳐 당분간 변동성 확대 불가피
지지부진하던 美 추가 부양책 합의는 급물살 탈 듯
마스크 안 쓰고 대법관 후보자 지명식 > 미국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지난달 26일 열린 에이미 코니 배럿 연방대법관 후보자 지명식이 코로나19 전파의 진원지로 지목되고 있다. 이날 참석자 대부분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배럿 후보자가 연단에 서 있다. 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트위터에 동영상을 올려 “여기(군병원) 왔을 때 몸이 안 좋았지만 지금은 훨씬 나아졌다”고 밝혔다. 이어 “곧 돌아올 것”이라며 “선거운동을 마무리하길 고대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앞으로 며칠이 진정한 시험이 될 것”이라고 말해 완쾌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임을 시사했다. 마크 메도스 백악관 비서실장은 이보다 몇 시간 전 “향후 48시간이 고비”라며 “대통령이 아직 완전한 회복 경로에 들어서지 않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트윗을 통해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확진 판정 소식에 지난 2일 금융시장은 요동쳤다. 전날까지 이틀간 상승하던 미 증시는 이날 다우지수(-0.48%) S&P500지수(-0.96%) 나스닥지수(-2.22%) 등이 일제히 하락했다.
월가의 공포 지수로 알려져 있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급등했다. 장중 한때 10% 넘게 뛰다 3.48% 오른 27.63으로 마감했다. 국제 유가도 예민하게 반응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원유(WTI)는 배럴당 4.3% 떨어진 37.05달러를 기록했다. 지난달 8일 이후 최저치다. 필 플린 프라이스퓨처스그룹 수석애널리스트는 “트럼프 확진이 코로나의 2차 유행에 대한 공포를 키웠다”며 “경제와 에너지업계엔 부정적인 소식”이라고 말했다.
불확실성이 커진 게 가장 큰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트럼프의 병세가 깊어지면 대통령이 직무를 수행할 수 없는 유고(有故) 상태에서 차기 대통령을 뽑아야 하는 예측 불허 상황까지 맞을 수 있어서다. 리사 에릭슨 US뱅크 수석부사장은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시장은 불확실성을 싫어한다”며 “대선 캠페인 막판에 불확실성이 불거졌기 때문에 당분간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트럼프의 건강 상태가 명확히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증시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도 만만치 않다. 에스티 드웩 나틱시스인베스트먼트 전략가는 “트럼프 확진 후 글로벌 증시가 즉각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방향을 정하기엔 너무 이른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또 항공업계 지원 방안이 이번 부양책에 포함되거나 별도 법안으로 마련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도 “부양책 합의가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하원을 장악한 민주당은 1일 밤 2조2000억달러 규모의 추가 부양안을 통과시켰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재정 부담을 들어 1조6000억달러를 제시했다. 그동안 합의점을 찾지 못했던 부양책은 트럼프 확진을 계기로 급물살을 타는 분위기다. 코로나19 사태의 심각성이 부각된 데다 트럼프 진영으로선 대형 악재가 터진 상황에서 유권자들이 기대하는 부양책을 마냥 늦출 순 없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지난 주말 트위터에서 “위대한 미국은 부양책을 원하고 또 필요로 한다”며 “협력해서 마무리 짓자”고 촉구했다.
뉴욕 투자자문사 펀드스트랫의 토머스 블록 전략가는 “대통령 확진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일깨워준 사건”이라며 “수개월째 정체 상태인 부양책 협상에 박차를 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뉴욕=조재길/주용석 특파원 road@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https://ift.tt/3lcVXOK
비즈니스
Bagikan Berita Ini
0 Response to "공포지수 급등·유가 하락…'트럼프 변수'에 커지는 시장 불안감 - 한국경제"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