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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하락' 했다더니… 홍남기가 지목한 곳 역대최고가 이어져 - 조선비즈

입력 2020.10.10 06:00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9월 집값 하락 사례로 언급했던 단지들에서 역대최고가 거래가 잇달아 나오고 있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홍 부총리가 부동산 정책을 무리하게 홍보하려다 시장의 흐름을 제대로 읽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8월 10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부동산 세제개편 주요 내용 등 최근 주요 정책현안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연합뉴스
10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홍 부총리는 지난달 8일 ‘6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8·4 공급대책 이후 1개월이 지난 현재, 나름의 성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8월 서울 아파트 단지 4곳의 실거래가가 7월에 비해 하락했다고 사례를 제시했다.

홍 부총리는 △서초구 반포자이 전용면적 84.94㎡가 28억5000만원에서 24억4000만원으로 △송파구 리센츠 전용 27.68㎡는 11억5000만원에서 8억9500만원으로 △마포구 마포래미안푸르지오 3단지 전용 59.92㎡는 14억원에서 11억원으로 △노원구 불암현대 전용 84.9㎡는 6억8000만원에서 5억9000만원으로 내렸다고 사례를 제시했다.

그러나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이들 단지에서 지난달 역대최고가 거래가 쏟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포자이 전용 84.94㎡는 지난 8월 18일 24억4000만원까지 떨어진 거래가 나왔으나, 전용 84.99㎡는 오히려 같은달 17일 28억원에 거래돼 역대최고가를 경신했다. 같은달 15일에는 전용 194.69㎡의 거래가가 39억5000만원으로 기존최고가를 8억7000만원이나 끌어올렸다. 지난달 초에도 전용 165.44㎡가 38억원으로, 전용 244.62㎡가 48억5000만원으로 각각 기존 최고가보다 1000만원, 2억5000만원 올라 손바꿈했다.

잠실 리센츠 전용 27.68㎡의 경우 홍 부총리가 밝힌 사례와 같은날 10억7000만원에 거래된 사례가 등록됐다. 98.55㎡는 지난달 12일 25억9700만원에 거래돼 기존 최고가보다 2억4700만원이나 상승했다. 마포래미안푸르지오 3단지 59.92㎡ 역시 지난달 5일 기존 최고가보다 4200만원 비싼 14억4200만원에 팔렸다. 전용 145.204㎡는 20억원에 거래돼 기존 최고가보다 7000만원 상승했다.

앞선 단지들처럼 수천만~수억원씩 뛰지는 않았지만, 노원구 불암현대도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전용 84.9㎡는 지난달 5일 역대 최고가보다 1000만원 더 오른 6억9000만원에 거래됐고, 전용 59.4㎡ 역시 4억9500만원에 거래돼 기존 최고가를 800만원 경신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동산 업계 전문가는 "각종 부동산 규제의 효과로 매물잠김 현상이 너무 심해져서 인기단지의 경우 매물이 나오는 족족 거래되는 실정"이라면서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로서는 부동산 대책이 성공적이라고 홍보해야하니 일단 입맛에 맞는 사례를 끌어다가 발표한 것 같다"고 했다. 이어 "홍 부총리가 마음이 급하다 보니 판단이 너무 성급했던 것 같다. 부동산 시장에 정말 필요한 것은 정부 정책 효과의 홍보가 아니라 정책의 전환"이라고 했다.

한편 홍 부총리는 아내 명의로 전세를 살던 마포 자이3차에서 집주인이 실거주 의사를 밝혀 퇴거해야할 상황에 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월 통과된 주택임대차보호 3법에 의하면 집주인이 실거주 의사를 밝힐 경우 임차인을 집을 비워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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