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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 꿈의 전지 `전고체 배터리` 도전 - 매일경제

SK이노베이션이 28일 대전 환경과학기술원에서 미국 전고체 배터리 개발기업 솔리드파워와 협약을 맺고 전고체 배터리를 공동 개발·생산하기로 했다. 이성준 SK이노베이션 환경과학기술원장(왼쪽)과 더그 캠벨 솔리드파워 대표가 협약서를 들고 있다. [사진 제공 = SK이노베이션]
사진설명SK이노베이션이 28일 대전 환경과학기술원에서 미국 전고체 배터리 개발기업 솔리드파워와 협약을 맺고 전고체 배터리를 공동 개발·생산하기로 했다. 이성준 SK이노베이션 환경과학기술원장(왼쪽)과 더그 캠벨 솔리드파워 대표가 협약서를 들고 있다. [사진 제공 = 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이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solid state battery) 개발에 본격 착수한다.

28일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전고체 배터리 선도 기업인 솔리드파워(Solid Power)에 3000만달러(약 353억원)를 투자하고, 향후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를 공동 개발·생산하기로 협약을 맺었다. 솔리드파워에는 포드·BMW·현대차 등 전 세계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도 앞다퉈 투자한 바 있다.

'게임 체인저'로도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는 현재 배터리에 적용되는 액체 전해질을 고체 전해질로 대체한 배터리다. 액체 전해질은 사고 등 외부 충격 땐 화재에 취약하다 보니 배터리 업계는 전기차의 안전성을 높일 수 있는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 개발의 포문을 연 곳은 도요타-파나소닉 연합으로, 이들은 도쿄올림픽 직후 전고체 배터리가 탑재된 시범 차량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최근 전 세계 배터리·자동차 업계는 전고체 배터리의 에너지밀도를 높여 주행거리를 늘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양사는 우선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의 NCM(니켈, 코발트, 망간) 양극재와 실리콘 음극재를 적용한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이를 통해 에너지밀도 930Wh/ℓ 이상을 구현할 계획이다. 현재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에너지밀도는 약 700Wh/ℓ 정도다. 한 번 충전으로 700㎞를 달릴 수 있던 전기차가 같은 크기의 전고체 배터리를 장착하면 930㎞를 주행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양사는 특히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 제조 설비에서도 생산할 수 있는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하기로 했다. 추가적인 설비 투자를 최소화해 비용·시간을 절약하기 위한 방안이다. 가격 경쟁력은 물론 양산 시기를 앞당길 수 있을 전망이다.

업계는 SK온으로 배터리사업부를 물적분할한 SK이노베이션이 전고체 배터리 투자에 나선 배경에도 주목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이에 대해 "배터리 등과 관련해 향후 미래 기술 영역은 SK이노베이션이, 현존 기술 영역은 SK온이 담당할 예정이다"며 "SK이노베이션이 차세대 성장 사업을 직접 발굴하고 키우는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포드와의 합작 등으로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세계 수위권의 수주 잔액을 쌓은 SK가 전고체 배터리 시장도 선점하겠다는 의지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노벨 화학상 수상자인 존 구디너프 미 텍사스대 교수와 고체 전해질 연구에 착수하는 등 전고체 배터리 개발을 위한 연구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최근 SK온은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개발에도 나서며 포트폴리오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12년 설립된 솔리드파워는 미국 콜로라도주 본사에 시험 생산라인을 갖추고 전고체 배터리 시제품과 고체 전해질을 생산하고 있다. 솔리드파워는 고체 전해질 생산 설비를 추가로 구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SK이노베이션이 솔리드파워와 협력 관계를 구축하게 된 배경에는 합작사 블루오벌SK의 파트너인 포드와의 인연도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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