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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회는 지난 5월부터 코스피200과 코스닥150지수 편입 종목들을 대상으로 공매도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한 상태다. 편입 이후 거래 첫 날인 10일 두 종목은 '공매도 폭탄'을 맞았다. 이날 공매도 거래대금은 각각 1620억원(카카오뱅크)과 1080억원(크래프톤)으로, 전체 거래대금에서 공매도가 차지하는 비중은 34.74%, 28.63%에 달했다. 이날 두 회사 주가는 각각 4.31%, 5.89% 하락했다.
급락 당일 공매도 거래대금은 각각 880억원과 1760억원으로, 당일 가장 많은 공매도 거래대금을 기록했다. 이후에도 공매도 잔고가 높은 수준을 기록하면서 주가가 꾸준히 하락했다. 엔씨소프트는 급락 직전(8월 25일)과 비교해 현재(9월17일) 주가가 29.87% 하락했고, 카카오는 지난 7일 대비 17일 주가가 22.40% 떨어진 상태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코로나19를 계기로 유형자산보다 무형 자산을 가지고 있는 기업들의 주가가 급등했는데, '린저씨'라는 든든한 아군을 보유하고 있던 엔씨소프트와 무한한 확장성을 가지고 있는 카카오가 대표적"이라며 "문제는 무형자산이 높은 가치를 평가받은 주식들은 이를 훼손하는 이슈가 발생했을 때 변동성이 그만큼 클 수밖에 없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투연 제공
22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6월 말 기준 개인 대주물량은 1817주에 불과했다. 전체 주식(4억272만9875주)에서 차지하는 비중으로 따지면 0.00045%에 그친다. 나머지 4억272만8058주(99.99955%)는 기관이 빌릴 수 있는 주식 물량(대차물량)이다. 민 의원은 "공매도 제도 순기능에도 불구하고 개인과 기관 간의 기울어진 운동장에 대한 불만 때문에 불신이 큰 상황"이라며 "금융당국은 개인 투자자가 공매도로 불이익을 받지 않는 시장환경 조성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선 후보들은 이러한 '동학개미'들의 표심 잡기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후보는 지난 7월 '주식시장 발전을 위한 좌담회'를 열어 개인 투자자 권익보호단체인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과 토론을 진행했고, 이재명 후보도 한투연과의 면담을 진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개인 투자자들의 불만에도 공매도의 순기능도 무시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대형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공매도로 인해 악재가 터진 기업들의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는 것은 그만큼 악재가 신속하고 투명하게 반영되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며 "수일에 걸쳐 지속적으로 하락할만한 이슈를 하루에 빠르게 반영하는만큼 반등도 빠르게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 주가수익비율(PER)은 주가 하락 후에도 339배에 달한다.
기업가치가 고평가됐다고 판단한 투자자들이 투자 도구로 공매도를 사용할 뿐 공매도가 특정 종목 주가 하락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전균 삼성증권 이사는 "카카오뱅크와 크래프톤은 편입 당일 각가 34%, 28%에 달하는 공매도 비중을 기록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공매도 거래는 차별화된 양상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크래프톤은 편입 이후 가격 변동성이 안정화되면서 공매도 거래가 감소했다. 13~16일 크래프톤의 일평균 공매도 비중은 8% 수준이었다. 반면 카카오뱅크는 편입 이후에도 모회사의 규제 위험과 연동되면서 가격 변동성이 높아졌다. 공매도 비중은 같은 기간 일평균 12% 이상을 기록했다. 전 이사는 "결국 주가 흐름에 연동해 공매도가 진행된다는 것을 추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크래프톤은 지난 10일 주가 급락 후 반등에 성공했다. 급락 이후 일주일만에 주가는 10.40% 상승했다.
고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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