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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 등 IT업계 수장 겨냥한 국감… "플랫폼 때리기 역대급 될 듯" - 한국일보

김범수 카카오 의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 카카오, 네이버 제공

다음 달 1일부터 예정된 국회 국정감사를 앞두고 국내 정보기술(IT) 업계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카카오와 네이버를 비롯한 플랫폼 기업 대표의 국감 증인 요청은 이미 예고된 데다, 5세대(5G) 통신 요금과 확률형 아이템 논란까지 제기되면서 통신과 게임, 인터넷 업계의 발등에도 이미 불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에 대해 국감 증인을 요청한 상임위만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정무위원회, 국토교통위원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등 5곳이다.

카카오는 자회사인 카카오모빌리티가 택시호출 시장을 장악한 후 대폭 요금을 인상하려다 소비자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히면서 논란을 빚고 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골목상권 침해 논란은 카카오의 나머지 계열사로 확산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를 감사하는 정무위 의원들은 김범수 카카오 의장을 국회로 불러 관련 질의를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김 의장은 2018년 이후 3년 만에 다시 국감장에 호출됐다.

네이버의 경우 카카오와 마찬가지로 플랫폼 골목상권 침해에 대한 질의와 함께 올 초 네이버 직원의 극단적 선택을 둘러싼 직장 내 괴롭힘 문제가 국감에서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의원들은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를 국감 증인으로 신청했다.

통신업계 수장들도 국감 증인으로 출석을 요청받았다. 통신요금 인하 문제와 함께 5G 통신망 구축 현황에 대한 질의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엔씨소프트, 넥슨 등 게임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올해 게임업계에선 넥슨의 '메이플스토리', 엔씨소프트의 '리니지'를 둘러싸고 확률형 아이템 논란이 불거졌다. 게임사의 사행적인 운영방식에 불만을 가진 게임 이용자들은 트럭시위, 불매운동 등 집단행동까지 벌였다. 이에 정무위에서는 김정주 넥슨 창업주를 증인으로 채택한 가운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는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를 국감에 부르기 위해 논의 중이다.

이와 함께 김경훈 구글코리아 사장, 윤구 애플코리아 사장 등도 과방위 증인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구글, 애플 등 앱마켓 사업자의 인앱결제 강제 정책을 규제하는 이른바 '구글 갑질방지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통과된 만큼 관련 질의가 이어질 것으로 점쳐진다.

IT 업계에서도 긴장한 모습이 역력하다. 최근 들어 IT 기업에 대한 규제 목소리가 커졌다는 점에서다. 특히 빅테크 규제가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나타난 공통적인 현상인 만큼 이번 국감에선 여야가 이슈를 두고 공방하기보단 각각 경쟁적으로 '기업 때리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각 기업의 대관 직원들도 국회 의원회관에 상주하면서 국감 증인 수위를 낮추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상황이다.

인터넷 업계 관계자는 "이미 사회적으로 강하게 형성된 '테크래시'(기술과 반발의 합성어, IT기업에 반발하거나 제재를 강화하는 현상) 분위기를 감안하면 올해 국감은 긴장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며 "일부 상임위에선 일단 대표부터 부르고 보자는 분위기도 있어 '병풍 국감'이 되지 않을까 우려도 된다"고 말했다.

안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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