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외부감사법으로 시장 확대
4대 법인, 은퇴자에까지 구애
몸값도 급등…매니저 연봉 1억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 위치한 삼정회계법인. /김범준기자
회계사 인력난이 가중되고 있다. 신(新)외부감사법 도입 이후 회계 관련 업무량이 늘고 감사에 의무적으로 투입해야 할 회계사 인원이 증가하면서 4대 회계법인은 물론 중견 회계법인까지 회계사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대기업과 금융회사도 회계사 확보 경쟁이 벌어졌다. 주 52시간 근로제가 시행되고 내부회계관리제도 감사 대비까지 더해지면서 업무량이 급증한 영향이다. ‘신의 직장’으로 꼽히는 국내 최대 공기업 한국전력도 최근 경력직 회계사 채용에 나섰지만 지원자가 1~2명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중견 회계법인 관계자는 “대기업 계열사들조차 재무팀에 회계사가 없어 회계법인에 회계자문(PA)을 의뢰하고 있다”며 “회계법인도 감사 관련 업무량이 크게 늘다 보니 회계사들이 금융권과 사모펀드(PEF) , 벤처캐피털 등으로 이탈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인력난이 지속되면서 회계사들의 몸값은 계속 상승하고 있다. 2018년엔 대형법인 매니저 1년차(입사 6년차) 회계사의 기본 연봉이 8000만원대 초·중반이었지만 지금은 각종 명목의 확정 급여가 1억원을 넘는다. 성과급을 합하면 대략 1억2000만~1억3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본급·연봉 앞다퉈 올리고 실적 상관없이 성과급 지급
한 지방 공기업 채용 담당자의 하소연처럼 최근 지방 기업과 중견 기업에 회계사 인력 찾기가 하늘의 별 따기가 됐다. 대형 회계법인들이 앞다퉈 급여를 올리며 회계사 지키기에 나섰고, 대기업과 사모펀드(PEF), 투자은행 등은 고액 스카우트 경쟁을 벌이면서 회계사 품귀 현상이 더 심해지는 양상이다.
2017년 신(新)외부감사법 도입으로 감독규정이 강화되고, 이듬해 주 52시간 근로제가 시행되면서 회계법인 인력 수요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엔 기업 구조조정에 따른 자문업무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신(新)외부감사법 도입 등의 영향으로 회계사 품귀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삼일회계법인이 입주해 있는 서울 한강로 아모레퍼시픽 건물. /김영우 기자
비상장 기업과 기타 법인 등의 감사를 하는 중소형 회계법인도 비상이다. 일부에선 은퇴한 70~80대 회계사와 학업·육아 등으로 현장을 떠난 휴업회계사까지 파트타임으로 고용하고 있다. 실무에 즉시 투입 가능한 5~6년차 이상은 월 1000만원을 넘게 받는다. 보통 12월부터 감사기간 3~4개월의 단기 계약으로 일반 직장인의 1년 연봉과 맞먹는 3000만~4000만원을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회계감사뿐만 아니라 경영자문 파트의 회계사도 업무량이 늘면서 인력난이 벌어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기업 구조조정 시장 활황으로 인수합병(M&A) 자문과 기업 가치평가 등 비감사 용역 업무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최근 기업 몸값이 치솟자 ‘한방’을 노리고 기업인수 사모펀드 운용사(PE)와 벤처캐피털(VC)로 옮기는 회계사도 적지 않다.
표준감사시간제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 기업 업종과 규모에 따라 일정 시간 이상을 감사에 투입하도록 강제하는 제도다. 기업 규모 5조~10조원인 제조업 기업은 기본 3770시간을 기준으로 상장 여부와 자회사 숫자 등 세분화된 기준으로 감사 시간이 추가돼 정해진다.
여기에 주 52시간 근로제가 시행되고 내부회계관리제도 감사까지 추가되면서 회계사 인력난을 더욱 가중시켰다. 회계사 한 명당 근로 시간이 제한되면서 인원을 늘릴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2018년에는 삼일회계법인이 감사에 126명의 회계사를 투입했다. 그러나 올해 감사를 맡은 딜로이트안진은 175명의 회계사를 동원했다. SK하이닉스 외부 감사 인원은 같은 기간 33명에서 80명으로 늘어났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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