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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공과 졸업장 있으면 고연봉 보장"…1년 만에 벌어진 일 - 한국경제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지난해 1분기는 정보기술(IT) 업계에서 개발자 영입 경쟁이 극에 달한 때였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기업들이 디지털 전환 투자를 늘리면서 IT 업체들이 호황기를 맞았기 때문이다. 컴퓨터공학과 졸업장과 개발자 경력만 있으면 고액 연봉이 보장됐다. ‘코딩 좀 한다’는 개발자를 데려오려면 연봉 2억원은 줘야 한다는 얘기까지 돌았다.

약 1년 반이 지난 지금, 인건비 인상 경쟁은 IT 기업들에 ‘부메랑’이 됐다. 네이버, 카카오 등 주요 IT 기업이 시장 기대에 못 미치는 2분기 실적을 발표했는데 주요 원인으로 ‘급증한 인건비’가 꼽혔다.

"컴공과 졸업장 있으면 고연봉 보장"…1년 만에 벌어진 일
2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의 2분기 인건비는 4967억원이다. 지난해 2분기(3881억원)보다 11.7%, 직전 분기인 1분기(4002억원)보다 8.4% 증가한 수치다. 전체 영업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5.3%에 달한다. 카카오의 인건비 증가세는 더 가파르다. 2분기 인건비는 4262억원으로 전년 동기(3010억원) 대비 41.6% 급증했다. 카카오의 영업비용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5.8%로 1년 전(25.3%)보다 소폭 늘었다. 게임업체도 상황이 비슷하다. 엔씨소프트의 올 2분기 인건비는 2066억원으로 전체 영업비용(5063억원)의 40.8%를 차지했다. 카카오게임즈는 1분기 인건비로 504억원을 썼다. 전년 동기 대비 95.9% 증가했다.

IT 기업의 ‘인건비 폭탄’은 자업자득인 측면이 있다. 인공지능(AI) 기술 발전으로 소프트웨어 인력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지난해 초 넥슨, 넷마블이 개발자 초봉을 5000만원으로 올렸다. 여기에 크래프톤이 직원 연봉을 2000만원 일괄 인상한다고 발표하며 불이 붙었다.

네이버, 카카오 등이 신사업에 뛰어들며 적극적으로 인재 채용에 나선 점도 인건비 상승 원인으로 꼽힌다. 2분기 말 기준 네이버 직원은 4885명으로 1년 전(4235명)보다 15.3% 늘었다. 카카오 직원은 작년 말 기준 3303명으로 1년 만에 20.2% 급증했다.

올해 분위기는 정반대다. 네이버가 신규 채용을 계획 대비 30% 줄였고 AI 교육 스타트업 뤼이드 등 유망 스타트업들도 인력 감축 등을 통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묻지마 채용’으로 뽑아온 고연봉 개발자들이 기대만큼의 역할을 못 한다는 지적도 개발자 채용 시장에 악영향을 줬다는 설명이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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