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탄·알루미늄 등 원자재값 폭등
하도급 업체들 "대금 인상해라"
기본형 건축비, 내달부터 2.64% 올라
표준 건축비 인상 가능성도 있어
경기도의 한 건설 현장에서 작업자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6일 시장조사업체 트레이딩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지난 25일 유연탄 가격이 톤당 239.25달러를 기록했다. 2020년 9월까지도 50달러 내외를 오가던 가격이 급등을 거듭하며 5배 가까이 오른 것이다. 유연탄은 석회석, 철광석 등과 함께 시멘트를 만드는 데 쓰인다. 시멘트 원재료에서 유연탄이 연관된 비중은 20~30%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 시멘트 업계는 유연탄을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지난해(1~11월) 전체 물량 334만톤 가운데 76%(254만톤)가 러시아산이고 24%(80만톤)가 호주산이었다. 작년에는 기록적인 폭우로 피해를 당한 호주 광산에서 유연탄 생산이 중단되면서 가격이 올랐다. 여기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 전운이 감돌면서 가격이 더욱 뛰었다.
철근과 내외장재용 강판 등에 들어가는 알루미늄 가격도 지난 1년 새 54% 올라 사상 최고치인 톤당 3416달러에 달했다. 가격 인상에서 끝나지 않고 공급 차질마저 우려된다. 러시아는 세계 2위 알루미늄 생산국인데, 미국이 제재에 나설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2014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미국이 제재를 가하면서 알루미늄과 니켈 등의 가격이 폭등한 바 있다.
서울의 한 아파트 공사 현장. 사진=김병언 기자
이미 골조공사 업체들은 대금을 늘려주지 않으면 3월부터 공사를 중단하겠다고 건설사에 통보한 상태다. 전국 철근콘크리트연합회는 지난 18일 전국 100대 건설가와 일부 중견 건설사에 이러한 내용을 담은 공문을 발송했다.
연합회의 공문에 따르면 철물과 각재·합판 가격이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50% 상승했고 기타 잡자재도 40% 올랐다. 인건비도 알폼시공 30%, 철근시공 10% 등 두 자릿수 인상률을 보이기에 더는 감당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토교통부와 기획재정부도 공공건설임대주택의 건축비 산정 기준인 '표준 건축비' 인상을 논의하고 있다. 표준 건축비는 임대아파트를 지을 때 기준이 되는 ‘분양가상한액’으로 사용하는데, 2016년부터 올해까지 동결된 상태다. 한국주택건설협회는 지난해 15% 인상을 건의했다. 최근까지 원자재 가격이 치솟으며 건축비 인상 압력은 한층 커졌다.
일반 아파트의 기준인 ‘기본형 건축비’는 이미 인상이 결정됐다. 국토교통부는 최근 기본형 건축비 상한액을 내달 1일부터 2.64% 올린다고 밝혔다. 기본형 건축비는 공사비 증감 요인을 반영해 매년 두 번(3월 1일, 9월 15일) 고시된다. 지난해 9월에는 3.42%로 역대 최고 상승률을 찍은데 이어 이번에도 2%대의 인상률을 기록하게 됐다.
국토부가 고시한 상승 요인은 경유(7.03%)와 철근(13.51%), 합판(14.98%) 등 주요 자재가격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콘크리트공(2.61%), 형틀목공(1.98%), 내선전공(1.70%) 등 노무비 상승에 따른 직접공사비 상승분도 반영됐다.
개정된 고시는 내달 1일 이후 입주자 모집 승인을 신청하는 단지부터 적용된다. 기본형건축비는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주택의 분양가격(택지비+택지 가산비+기본형건축비+건축 가산비)의 산정 시 활용된다. 이에 따라 ㎡당 건축비 상한금액(16~25층 이하, 전용면적 60~85㎡ 이하 기준)은 178만2000원에서 182만9000원으로 조정된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https://ift.tt/8ExsKuZ
비즈니스
Bagikan Berita Ini
0 Response to "러시아가 한국 집값 올린다고?…전쟁 후폭풍에 현장 '초비상' - 한국경제"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