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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호 부총리 "환율 급등에 따른 금융기관 BIS비율 하락 예의주시"(종합) - 연합인포맥스

연준 가파른 금리 인상에 우리도 "필요할 땐 필요한 만큼 대응해야"

(뉴욕=연합인포맥스) 배수연 특파원= 추경호 경제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기축통화와는 차이가 있겠지만 너무 연동돼서 가는 탓에 환율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추경호 부총리는 11일(현지시간) 뉴욕 롯데 팰리스 호텔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월가의 자산운용사 등을 대상으로 한국 경제의 실상을 제대로 알리는 소규모 IR을 실시할 예정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추 부총리는 IR 행사를 통해 월가의 평가를 듣고 참고할 만한 문제 인식이 있는지 경청하고 한국정부 정책 방향에 대해서도 직접 설명을 통해 월가의 이해도를 높이려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정책이나 현장 상황에 대해 월가의 이해가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설명하는 차원이라는 게 추 부총리의 설명이다.

<뉴욕 롯데 팰리스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는 추경호 부총리(뒷줄 왼쪽에서 네 번째): 기획재정부 제공>

◇달러-원 환율 급등에 따른 대출 상환 압박 예의주시
추 부총리는 달러-원 환율이 급등하면서 금융기관의 BIS(국제결제은행) 총자본비율이 하락하는 데 따른 문제점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추 부총리는 달러-원 환율 급등으로 금융기관이 보유한 외화자산의 가치가 하락하는 데 따른 파장을 각 금융기관별 스트레스테스트 등을 통해 면밀하게 살펴보고 있다면서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 우리 모두 리스크 노출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금융 감독 당국과 한국은행 등이 지속적으로 만나서 스트레스 테스트를 하고 있는데 (달러-원 환율 급등에 따라 ) 우리 금융기관의 건전성에 큰 문제 생겨서 정상적인 행태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라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고 강조했다.

그는 "보유외환, 금융회사의 대외자산 등 사실은 그동안 방파제를 굉장히 높게 쌓아서 그 덕에 지금은 잘 버티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일정 수준까지 테스트해 보면 아직은 문제가 아닌데 앞으로 변동성 커지면 우리가 어떤 영향받을지는 계속 예의주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금융기관의 BIS비율이 낮아지면 대출 상환 압박이 가중되면서 신용도가 낮은 취약 계층을 중심으로 채무불이행 압력이 높아지게 된다.

◇통화스와프는 언급 자제
추 부총리는 한미간 통화스와프에 대해서는 언급을 자제하겠다면서 선을 그었다. 그는 국회에서 여러 말이 있다면서 뭐라고 말하면 또 다른 오해를 살 수 있어 언급을 자제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다만 한미 정상회담 등을 통해 양국은 경제협력에 대해 굉장한 신뢰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통화스와프는 연준의 몫이라는 점도 지적했다. 독립성이 보장된 연준의 입장을 행정부 차원에서 언급하기 어렵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국면에서 통화스와프로 긍정적인 효과를 얻었다면서도 지금은 통화스와프에 대해 과도한 기대가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일본수익률통제(YCC) 등 경제정책에 자신감 보여
추부총리는 일본이 일본국채(JGB) 수익률을 특정 수준에 묶어두는 수익률통제정책(YCT)을 포기할 수도 있다는 월가의 우려에 대해서는 의견을 달리했다. 일본 정책 당국자들이 상당한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지난번에 일본은행(BOJ) 총재를 만났을 때도 자신감을 가지고 관리를 하고 있었다면서 시장 임계점을 넘어서 정말 문제가 생기면 세계 경제가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아직은 (해당 사안 등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우리가 일본이 위험에 빠지거나 못 버틸 것이라고 할 입장도 아니다"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도 일본에 큰 문제가 안 생기기를 바라면서 주시하고 있다"면서 " 일본, 중국, 영국 등 거대 경제권에 문제가 생기면 전세계 경제에 엄청난 영향을 미쳐 우리나라처럼 대외무역 의존도가 70%인 나라는 더 큰 변동성에 노출된다"고 강조했다.

◇한국 경제 상황은 '복합위기'
그는 현재의 한국 경제 상황을 복합위기라고 규정했다.

우선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너무 크고 폭발적으로 확산할까 우려되는 상황이라는 점이 한국 경제의 위기로 이어진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다음으로 물가가 여전히 높고 경기가 둔화되는 상황에서 매크로 상황도 좋지 못하다는 점이 위기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가계부채와 국가부채가 폭증한 상황에서 대외 균형이 악화된 점도 위기를 가중시키는 요인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경상수지와 무역수지의 상당부분을 설명하는 에너지 부문이 지난해보다 너무 올라 대외 균형을 악화시키는 직격탄인 것으로 진단됐다. 대외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이 중국 경제가 취약해진 데 따라 추가로 타격을 받은 부분도 대외 균형의 악화를 심화시킨 요인으로 지목됐다.

이에 따라 그는 앞으로 1년 혹은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경제 상황이 매우 어려울 듯하다고 진단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공을 멈추지 않는 데다 미국의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한 긴축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고수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중국 경기의 급격한 둔화 가능성 등도 주목해야 할 변수로 지목됐다.

글로벌 경기침체가 우리 경제정책 기조의 기본 시나리오라면서 우리는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라는 점도 강조됐다. 글로벌 경제성장률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도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특히 물가 불안이 여전히 수습되지 않고 있어 물가 안정에 주력하고 있다면서 미국도 물가가 연착륙되면 경제정책 기조를 조정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시나리오가 경기 둔화이지만) 당장 경기둔화에 대응하면 정책 시그널이 얽힐 수 있다면서 지금은 물가 대응에 전념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다만 추부총리는 위기감이 전혀 없는 게 아니지만, 지금은 2008년과 상황 다르다고 강조했다. 그는 외환보유고, CDS프리미엄, 단기외화부채등 각종 경제지표가 그때와는 확연하게 다르다는 점을 그 이유로 꼽았다.

◇연준의 가파른 금리 인상에 "한국도 필요할 땐 필요한 만큼의 대응해야"
추부총리는 미국 연준이 연방기금 금리를 연 5%로 올릴 수도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획일적으로 몇 퍼센트니까 우리도 어떻게 돼야 한다고 단언하기 어렵다"면서도 "필요할 때는 필요한 만큼의 대응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만 긴축적인 통화정책으로 가는 게 아니라 전 세계가 같이 움직이고 있다면서 중앙은행인 한국은행도 시장과 상호 작용하면서 면밀하게 고민해서 통화정책을 수립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이 강한 달러화를 즐기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파급 효과가 글로벌 경제에 스트레스로 다가오고 있다면서 기회가 되면 이에 대해 어떤 수준이 될지는 모르지만 이야기하겠다고 덧붙였다.

◇회사채 시장 등 원화 자금시장도 아직은 큰 혼란 없어
경제가 어려워지고 시스템 리스크로 가느냐가 가장 큰 관건이라면서 원화 자금 시장 등에 이런 징후는 아직 없다는 게 추 부총리의 진단이다.

그는 회사채 시장에는 아직은 혼란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단기자금시장과 단기회사채시장 등 원화 자금시장이 구조적인 어려움을 겪기보다는 일부 신용도가 낮은 취약 차주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는 일부 취약 차주에 대해서 고금리 상품을 저금리 상품으로 갈아타는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다면서도 모든 경제주체 어려움을 당국이 다 해결할 순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부는 시장에 의한 구조조정 감당할 수 있는 체제로 가야 한다면서 정상적이고 건강한 자생력있는 기업들이나 소상공인들이 타격을 받지 않도록 유의해서 대응수단을 준비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추 부총리는 이날 뉴욕에서 취임 후 첫 한국경제설명회를 소규모로 개최하고, 워싱턴DC로 이동해 12∼14일(현지시간) 열리는 G20(주요 20개국) 재무장관회의와 국제통화금융위원회(IMFC) 회의에 참석한다.

ne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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