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인프라코어 매각이 6파전 양상으로 확대되면서 흥행은 성공했지만, 중국법인 소송에 대한 책임 여부 때문에 높은 가격에 거래될지는 미지수다. 그나마 산업은행이 재무적투자자로 참여한 현대중공업이 이런 리스크를 감당할 유일한 후보로 꼽힌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인프라코어 매각주관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는 이날 본입찰을 마감한다.
매각주관사는 예비입찰에 참여했던 후보 중에 숏리스트(인수적격 후보)를 지난 9월 28일에 선정했다. 현대중공업지주-KDB인베스트먼트, 유진그룹, GS건설-도미누스인베스트먼트, MBK파트너스, 이스트브릿지, 글랜우드PE 등이 포함됐다.
이들은 지난달 12일부터 예비실사를 진행했고, 오늘 본입찰에 참여할 예정이다.
이번 매각은 반전의 반전을 거듭했다. 우선 현대건설기계를 보유한 현대중공업이 인수전 참여를 선언하면서 침체됐던 매각 흥행에 불을 지폈다.
또 유진기업이 신사업 확대를 위해 막판에 뛰어들면서 흥행 대박을 예고했다. 예비실사 과정에서 GS건설도 참여한 것이 알려지면서 전략적투자자(SI) 3곳의 경합으로 흥행몰이에 성공했다. 물론 재무적투자자(FI) 3곳도 강력한 상대여서 본입찰 경쟁은 뜨거워진 양상이다.
관건은 두산인프라코어 중국법인(DICC) 소송 관련 우발채무를 누가 책임지느냐이다. 당초 IB업계에서는 매각 흥행을 위해 두산이 우발채무를 책임지겠다는 얘기가 돌면서 관련 내용이 기정사실화 됐다. 두산은 공식적으로 우발채무를 보장하겠다고 밝힌 적이 없다.
결국 예비실사가 끝나고 본입찰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인수 희망자들은 우발채무 보장을 문서화(공식화) 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두산은 자칫 배임 혐의가 될 수 있어 이를 거부, 인수 희망자들은 두산인프라코어 인수가격 책정을 고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따라서 현대중공업이 리스크 감수에 가장 용이할 것이란 얘기다. 처음부터 두산인프라코어 매각을 지지했던 산업은행은 현대중공업이 인수전에 나설 경우 FI로 참여하겠다는 제안을 했다. 재무적 리스크가 줄어든 현대중공업은 산은의 요청을 받아들였고, 현대중공업은 KDB인베스트먼트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예비입찰에 참여했다.
즉, 업계에서는 중국법인 우발 채무를 감당할 수 있는 곳은 현대중공업이 유력해 가장 적극적인 가격을 써낼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인수의 타당성과 적정성 등을 검토, 본입찰 참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유진과 GS건설은 본입찰 관련 말을 아꼈다.
한편, 2011년 3월 미래에셋자산운용 PE, IMM PE, 하나금융투자 PE 등 FI(재무적투자자)들이 두산인프라코어차이나 지분 20%를 3800억원에 인수했다. 3년 내에 기업공개(IPO)를 적극 추진하는 조건으로 투자유치가 이뤄졌다. 상장이 이뤄지지 않으면 두산인프라코어가 해당 지분을 재매입하거나 제3자에 매각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중국시장 악화로 두산인프라코어는 상장 계획을 미뤘고, FI들은 약속이 지켜지지 않자 2015년 보유지분 매각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양측간의 소송이 발생했다. FI들은 당초 목표수익률 연15% 복리로 계산한 약 7000억원에 두산인프라코어가 재매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연 이자까지 추가하면 최대 1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2015년 11월 소송이 진행됐고, 2017년 1월, 1심에서는 두산인프라코어가 승소했다. 2018년 2월, 2심에서는 FI들이 승소했고, 3심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다. 아직 구체적인 일정이 정해지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내년 초쯤 판결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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