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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KCGI, 심문 당일 난타전…“가처분 인용시 항공산업 붕괴”vs“사법부 협박” - 조선비즈

입력 2020.11.25 14:28

한진그룹 "가처분이 인용되면 대한민국 항공산업은 붕괴"
KCGI "기간산업과 일자리를 인질로 사법부와 국민 협박해선 안 돼"

한진그룹과 사모펀드 KCGI(강성부펀드)가 법원의 신주발행금지 가처분신청 심문 기일인 25일에도 서로를 향한 공방을 멈추지 않고 있다.

한진그룹은 이날 오전 입장문을 통해 "오늘 대한민국 항공산업의 운명을 가를 한진칼 신주발행금지 가처분신청 심리가 예정돼 있다"며 "그런데도 KCGI는 연일 터무니없는 주장으로 여론을 호도한다"고 했다.

조원태(오른쪽) 한진그룹 회장과 그에 맞서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강성부 KCGI 대표. /조선DB
한진그룹은 "가처분이 인용되면 대한민국 항공산업은 붕괴된다. 10만명 일자리가 사모펀드의 이익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산업은행과 한진칼의 계약에는 한진칼의 유상증자 성공이 대한항공(003490)아시아나항공(020560)인수의 선행조건으로 돼 있다"며 "가처분이 인용되면 한진칼 유상증자가 막히고, 이에 따라 인수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해진다"고 했다.

한진그룹은 "(가처분 인용시) 아시아나항공이 연말까지 긴급히 필요한 6000억원의 자금 조달도 불가능해진다"며 "신용등급 하락과 각종 채무의 연쇄적 기한이익 상실, 자본잠식으로 인한 관리종목 지정, 면허 취소로 이어질 경우 대규모 실업 사태까지 예상된다"고 했다.

한진그룹은 또 "현재 한진칼은 회사채 등 신용차입이 불가능하며, 담보로 제공 가능한 자산 또한 대부분 소진해 담보 차입도 어렵다"고 했다. 현재 산업은행을 대상으로 추진 중인 3자배정 유상증자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조선DB
KCGI는 즉각 한진그룹 입장문을 반박하는 자료를 배포했다. "기간산업과 일자리를 인질로 사법부와 국민 협박해선 안 된다. 겸허하고 진지하게 사법부의 판단을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KCGI는 "대한항공의 영업흑자를 홍보한 한진칼이 이제 와서 차입과 채권발행은 물론 주주배정 유상증자가 어렵다고 주장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외 다른 대안을 선택할 의지가 없었을 뿐"이라고 했다.

KCGI는 산업은행을 향해서도 "국책은행이 불합리한 조건으로 아시아나항공의 인수를 강요하면서 혈세를 동원해 경영권 분쟁 중인 한진칼에 지분투자를 하는 것은 기존 주주들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했다. 한진그룹의 입장문에 대해서는 "사법부를 협박하고 국민들에게 불안감을 조성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서울중앙지법. /조선DB
서울중앙지법은 이날 오후 5시 KCGI가 "한진칼의 신주 발행을 막아달라"며 법원에 낸 가처분 신청을 심문할 예정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르면 이번 주 중으로, 늦어도 다음 달 1일까지는 법원의 판단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음 달 2일이 산업은행의 한진칼 유상증자 납입일이기 때문이다.

이번 심문은 KCGI가 지난 18일 법원에 제출한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에 따른 것이다. KCGI는 산업은행의 한진칼 투자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경영권·지배권 방어를 위한 수단이라고 주장해왔다.

만약 법원이 KCGI의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면 한진칼은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할 수 없게 된다. 이럴 경우 한진그룹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작업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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