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로 소비가 위축되면서 올해 가계저축률이 크게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가계저축률 상승이 마냥 부정적인 것은 아니지만 고착화되면 소비 부진이 길어진다. 이는 내수 부진으로 이어져 한국 경제의 수출의존도가 더 높아지도록 해 대외적 요인에 따른 경기 변동성이 더 커진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은 29일 발표한 조사통계월보에서 코로나19 위기에 따른 가계저축률 상승 고착화 가능성을 진단했다.
가계저축률은 가계소득에서 소비하고 남은 부분을 말하는데, 은행예금뿐만 아니라 주식 예탁금 등을 모두 포괄하는 개념이다.
코로나19 위기로 해외 주요국들의 저축률도 크게 오르는 모습이다. 미국의 지난 2분기 개인저축률은 25.7%로 지난해 연간 7.5%와 비교해 큰 폭으로 올랐다. 유로 지역도 같은 기간 12.9%에서 24.6%로 상승했다. 미국이 월별, 유로지역이 분기별로 가계저축률을 발표하는 데 비해 우리나라는 연간 기준으로 저축률을 발표해 코로나19가 반영된 지표를 확인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우리나라 가계저축률은 지난 1988년 23.9%로 정점을 찍은 뒤 소비지출 구조 변화, 연금제도 확대 등의 영향으로 2000년대 중반까지 급격한 내리막을 탔다. 2002년에는 0.1%까지 낮아졌다. 가계저축률은 경제 위기가 발생하면 일시적으로 큰 폭으로 상승하는 모습을 보인다. IMF 외환위기를 겪었던 지난 1997년 13.1%에서 1998년엔 20.4%로 급격히 상승했다.
한은은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단기적으로 소비가 위축돼 국내 가계저축률이 10% 안팎까지 상승할 것이라 전망했다. 지난해 가계저축률은 6%였다. 연간 가계저축률이 10%를 넘긴 마지막 해는 1999년(13.2%)이다.
한은 조사국의 이용대 과장은 “올해 가계저축률 상승은 사회적 거리 두기 강화와 감염 우려 등으로 여행이나 음식, 숙박과 같은 대면 서비스 부문에서 소비가 위축된 데 상당 부분 기인하기 때문에 코로나19가 진정되면 그간 억눌린 수요가 살아나면서 가계저축률 상승이 어느 정도 되돌려질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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