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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날 선물로 주식 쐈다"…10년 묵혀두면 돈 버는 종목 - 한국경제

수익+금융교육 일석이조
삼성전자 등 국내 대형주 벗어나
美기술주·나스닥ETF로 다양화

미성년자 계좌개설 열풍
2019년 20만개→지난해 60만개
보유액 1조4000억→3조400억

< “엄마와 함께 주식 계좌 만들었어요” >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증시 활황으로 자녀에게 주식을 선물하는 부모가 늘고 있다. 어린이날을 하루 앞둔 4일 서울 서초동 삼성증권 지점에서 한 어린이가 엄마와 함께 주식 계좌를 개설하고 있다. 김병언 기자

“엄마와 함께 주식 계좌 만들었어요” >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증시 활황으로 자녀에게 주식을 선물하는 부모가 늘고 있다. 어린이날을 하루 앞둔 4일 서울 서초동 삼성증권 지점에서 한 어린이가 엄마와 함께 주식 계좌를 개설하고 있다. 김병언 기자

“아이를 월급쟁이가 아니라 자본가로 키워라. 돈에 대해 가르쳐라.”

‘존봉준’으로 불리며 작년 동학개미운동의 상징이 된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그는 2020년 5월 《엄마 주식 사주세요》라는 책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아이들에게 주식을 사주면서 경제를 가르치고, 부자 DNA를 심어주라는 메시지였다. 작년 코로나19 사태 이후 반등장에서 그의 말에 따라 자식에게 주식을 선물하는 수많은 ‘파파개미’ ‘마마개미’가 탄생했다. 올해도 이 트렌드는 이어지고 있다. 작년과 다른 점은 자녀를 위한 주식의 종류가 다양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등 국내 대형주에서 벗어나 해외 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를 추천하는 전문가도 많아졌다.

"어린이날 선물로 주식 쐈다"…10년 묵혀두면 돈 버는 종목
이런 트렌드는 국내에서 개인투자자가 가장 많은 키움증권 수치를 보면 알 수 있다. 지난 4월 한 달간 개설된 미성년자(만 19세 미만) 신규 계좌는 2만4665개로 지난해 동기(6803개)보다 259.6% 급증했다. 지난해 말 17만6661개이던 키움증권 미성년자 계좌는 올 들어 4월까지 31만5045개로 늘었다. 4월까지 개설된 신규 계좌가 13만8384개로 이미 지난해 전체(11만5623개)를 넘어섰다.

전체 증권사의 미성년자 주식 계좌는 2019년 말 20만4696개에서 지난해 말 60만1568개로 늘었다. 같은 기간 보유액도 1조4268억원에서 3조472억원으로 두 배 넘게 많아졌다. 미성년자 계좌는 코스피지수가 2300선에서 3000선으로 올라선 지난해 4분기부터 급증했다. 삼성전자 등 국내 대형주를 많이 사줬다.

올해는 전략이 바뀌고 있다. 자녀에게 해외 주식과 해외 ETF를 사주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미국 기술주와 ETF 투자가 대중화된 영향이다. 이들은 자식에게도 해외 주식을 사주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국내투자자의 해외 주식 순매수액은 올 들어 4월까지 136억8713만달러에 달했다. 한국경제신문이 어린이날을 맞아 전문가들에게 ‘10년을 보고 자식에게 사줄 만한 주식’을 추천받은 결과에서도 네이버 현대차 등 국내 주식뿐 아니라 로블록스, 나스닥ETF 등 다양한 해외 주식이 있었다.

주식을 교육 수단으로 여기는 부모도 많아지고 있다. 미성년자 계좌당 평균 보유액이 낮아지는 이유다. 2019년 계좌당 평균 보유액은 69만7000원이었는데 지난해 말에는 50만6500원으로 줄었다. 올 들어서도 계좌 수는 늘고 보유금액은 줄고 있다고 증권사 관계자들은 전했다.

김태우 KTB자산운용 대표는 “100세 시대에 금융투자는 필수지만 주식 등 금융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자녀에게 주식을 사주는 건 금융교육의 첫걸음을 떼도록 도와주는 일”이라고 조언했다.

네이버·로블록스·현대차…"아이가 좋아할 주식에 10년 이상 투자"
4차산업혁명기 수혜 종목 많아…꾸준히 성장하는 기업이 적합
직장인 정모씨(38)는 며칠 전 여섯 살 딸에게 유전자 혁신기업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인 ‘ARK Genomic Revolution(ARKG) ETF’를 1000달러어치 사줬다. 지난 설날에 친척들에게 받은 세뱃돈에 어린이날 줄 용돈을 합쳐 주식 선물을 한 것. 딸이 성인이 됐을 때는 유전자 관련 산업이 성장해 있을 것이란 게 정씨의 판단이다. 정씨는 딸 이름으로 사둔 삼성전자 등 국내 주식 일부도 팔아 해외 ETF를 더 살 예정이다.
급증한 미성년자 주식계좌
정씨처럼 자녀들에게 주식을 선물했다는 사람을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게 됐다. 그 결과는 미성년자 계좌 수가 급증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17만6661개였던 키움증권의 미성년자 주식 계좌 수는 올 4월까지 31만5045개로 4개월 만에 78.3% 급증했다. 해외주식으로의 투자 범위 확대, 주식을 통한 금융·산업 교육 열풍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삼성전자를 통한 장기수익 추구’라는 기존 공식에서 벗어나 수익과 금융교육 효과를 두루 챙기려는 부모가 많아지고 있다.

어린이날을 앞두고 여의도 투자 전문가들에게 10년 이상 투자 기간을 잡고 자녀에게 사줄 만한 종목을 물었다. 4차산업 혁명 변화기에 안정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종목이 추천 목록에 올랐다. 교육 효과도 추천 이유에 자주 언급됐다.

"어린이날 선물로 주식 쐈다"…10년 묵혀두면 돈 버는 종목
전문가 추천 종목은
전문가들은 주로 4차산업 혁명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꾸준히 성장할 수 있는 종목을 많이 추천했다. ETF를 통한 분산투자를 강조하는 전문가가 많았다.

김태우 KTB자산운용 대표는 미국의 대표적인 지수인 S&P500을 따라가는 ‘SPDR S&P500 ETF (SPY)’를 추천했다. 미국 경제의 장기적인 성장성을 감안하면 안정적인 수익 추구가 가능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남기 미래에셋자산운용 상무는 ‘TIGER 나스닥100 ETF’를 꼽았다. 미국 혁신 기술주에 분산투자하는 상품이다. 나스닥은 기술주 중심이라 산업 변화를 더 빠르게 반영할 수 있다. 개별 종목보다는 리밸런싱(종목 교체)을 하는 ETF가 4차산업 혁명의 변화를 좇아가기에는 더 적합하다고 그는 조언했다. 같은 이유로 신동준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Invesco QQQ trust ETF(QQQ)’를 추천했다. 미국 나스닥지수를 추종하는 ETF다.

전경대 파인만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는 ‘Consumer Staples Select Sector SPDR ETF(XLP)’를 추천했다. 10년 이상 장기투자할 때는 삼성전자처럼 업황에 따라 움직이는 사이클 종목보다는 꾸준히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유틸리티·통신·음식료 등이 낫다는 이유 때문이다.

수익 극대화를 위해 개별 종목 성장성에 베팅하라는 조언도 있다. 오화영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펀드매니저는 네이버를 추천했다. 10년을 봐도 네이버의 신사업 성장 여력이 충분하다는 이유 때문이다. 내수 성장세가 주춤해진 가운데 해외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점도 투자 포인트다.

수익+교육 동시에
자녀를 위해 주식을 사줄 때는 단순히 수익률뿐 아니라 교육 효과도 고려해야 한다는 조언이 많았다. 자녀가 자신이 갖고 있는 주식에 관심을 갖게 하는 것이 초장기적으로는 수익보다 더 중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태홍 그로쓰힐자산운용 대표는 한때 ‘자녀에게 사주고 싶은 종목 1위’를 차지하곤 했던 디즈니를 추천했다. 디즈니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인 ‘디즈니플러스’를 바탕으로 콘텐츠 경쟁력을 확장할 것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같은 이유로 안정환 BNK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는 현대차를 추천했다. 자율주행과 전기차 등 주변에서 체감할 수 있는 산업의 변화를 느끼면서 투자할 수 있는 종목이기 때문이다. 장화탁 DB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매출 대비 탄소배출이 적은 친환경 기업에 투자하는 ‘TIGER 탄소효율그린뉴딜 ETF’를 추천했다. 자녀가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갖게 하는 동시에 친환경 투자 트렌드를 놓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새롭게 떠오르는 산업에 투자하라는 조언도 있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메타버스 대장주로 꼽히는 로블록스를 추천했다. 그는 “메타버스산업은 지금 막 태동기지만 지금 자녀세대가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분야”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고윤상/고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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