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주택가격지수 & 금리·통화량 분석
1기 신도시·외환 위기·글로벌 금융위기 등
공급 풀리고 경제위기 때만 매매가 하락
인플레이션·금리 무색하게 집값 고공행진
대선 등 정치 이벤트와도 관련성 없어
"집값 하락하려면 여러 조건 맞아야"
사진=뉴스1
이를 고려할 때 금리인상 등으로 향후 부동산 시장이 일시적으로 하강 압력을 받을 수 있지만, 확실한 공급 확대나 경제 위기 같은 외부 충격이 없는 한 부동산 가격의 안정세 또는 하락세가 쉽게 나타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래프=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그래프=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역대 이 지수가 하락했던 시기는 1990년대 공급이 시작된 1기 신도시, 1997년 외환위기 사태, 한국 경제성장률에 2011년 부터 영향을 준 글로벌 금융위기 사태 등으로 파악된다. 이는 집값 상승세를 꺾을만한 '큰 사건'이 발생했을 때 부동산값이 흔들렸다는 말이다. 반대로 말하면 대이변이 없는 한 한국의 부동산값은 지속 상승해왔다고 말할 수 있다.
1991년 공급이 풀린 1기 신도시 여파로 서울 주택매매가지수는 1991년 4월 49.4에서 점진적으로 하락해 1996년 8월 41.6까지 급락하기도 했다. 이후 소폭 상승하다 이 지수는 1997년 외환위기 발생으로 1997년 12월 42.9에서 1998년 11월 36.7로 떨어졌다.
외환위기 극복 후 2002년 카드 대란 때도 상승세를 타던 이 지수는 2011년 하락국면에 들어선다. 2010년 2월 85.1에서 조금씩 하락해 2013년 8월 80.5로 떨어졌다. 2008년부터 2009년 사이 발생한 미국발 금융위기 여파가 세계 경기에 영향을 미친 직후다.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2010년 6.8%에서 2011년 3.7%, 2012년 2.4%로 떨어지는 등 이 시기 한국 경기가 크게 위축됐다. 이후 서울주택매매가지수는 멈출줄 모르고 상승 중이다.
이렇게 큰 사건을 제외하고는 주택매매가지수가 줄곧 상승해왔던 점을 고려하면, 최근 시장의 변수로 지목되는 인플레이션이나 금리가 집값에 큰 영향을 못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중앙은행의 정책 금리 인상 여파로 각종 시중금리도 함께 올랐던 2004년에서 2008년 사이에도 전국 집값은 고공행진한 전례가 있다.
통상 시장의 유동성을 파악하기 위해 활용되는 광의통화(M2)와 집값 간에도 큰 관련성을 입증하기는 어려운 상태다. 주택가격지수 하락 시기에도 M2는 줄곧 늘었기 때문이다.
대선을 앞두고 시장이 안정화될 수 있다는 일각의 시선도 과거 사례를 보면 현실화하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많다. 역대 대선 1년 전에도 이 지수는 대체로 상승했다.
대선 1년 전 지수가 하락한 적은 14대 대선 때 뿐이다. 이 시기는 1기 신도시 여파가 작용했다. 1992년 12월 대선 당시 서울 주택매매가지수는 42.8로 전년 동월 대비 2.5포인트 하락했다. 하지만 나머지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지수는 모두 상승했다. 정치적 이벤트와 집값의 관련성이 크지 않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상영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RB)의 금리 인상 관련 뉴스 등으로 한국 부동산 시장이 금리 인상과 인플레이션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하지만 한국 부동산 시장은 미국과 달리 유동성이 아니라 수년 전부터 수급 불안으로 상승했다는 점에서 다르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결국 수급 안정이 금리 인상 시기 등 여러 상황과 맞아야만 국내 부동산 시장이 안정세를 보이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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