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해피엔딩은 없었습니다. 무주택 세입자든 다주택자든 걱정이 많았습니다. 복잡하게 늘어나는 세금에 골치 아픈 일, 전세계약 만기를 앞두고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하지 못하게 집주인이 들어올 거란 걱정, 전세 매물이 씨가 말라 대학생 딸의 집을 구하기가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는 한숨이 잇따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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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캠프의 진단은 같았습니다.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실패했다는 것입니다. 이재명측 정책 고문인 김태동 성균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세계 최악의 부동산 지옥을 만들고 말았다”고 직격탄을 날렸습니다. 윤석열 캠프 1호 공약인 부동산 정책을 만드는데 참여한 김경환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부동산 정책을 리셋(원점으로 되돌리기)하는 게 필요하다”고 단언했습니다.
하지만 왜 이렇게 실패했는지 분석 결과는 달랐습니다. 이재명측은 ‘과잉 수요’를 제대로 잡지 못한 게 원인이라고 봤습니다. 부동산 투기의 싹이 조짐을 보이는데 초기에 확실하게 잘라내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김태동 교수는 “문재인 정부 초기에 김수현 사회수석이 부동산 폭락을 우려해 미온적 대책을 펼친 점이 문제”라고 꼬집었습니다.
반면 윤석열측은 ‘공급 부족’을 원인이라고 봤습니다. 수도권에 조금 더 좋은 집에서 살고 싶은 국민의 욕구가 많은데 이를 충족시키기는커녕 억제하고 규제하는 건 능사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김경환 교수는 “세입자에 대한 가장 큰 보호막은 주택 공급”이라며 “주택 공급이 확대되지 않으면 (어떤 정책을 집행해도) 아무 소용이 없다”고 지적했다.실패 분석이 다르다 보니, 양 캠프의 부동산 정책은 극과 극이었습니다. 가장 극명하게 대비되는 것은 조세정책입니다. 이재명측은 보다 확실하고 선명하게 세금을 올릴 전망입니다. 보유세(종합부동산세, 재산세)를 보다 강화하고, 공시가격 현실화 속도를 높일 것으로 보입니다.
김태동 교수는 “종부세를 완화할수록 집값 수익에 대한 미래 기대를 높여주기 때문에 집값 잡기가 힘들다”며 “보유세를 선진국 수준으로 높여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윤영훈 초빙연구위원 보고서에 따르면 부동산 보유세 실효세율(2018년 기준)은 0.16%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8개국 평균(0.54%)보다 낮습니다.
그러나 ‘세금으로 집값을 잡지 못한다’는 게 윤석열측 결론입니다. 정부의 역할은 저소득층·취약계층·청년·신혼부부를 위한 주택 공급에 올인하는 것이라는 것입니다. 세금·대출 규제는 풀어 시장에 맡겨야 한다는 것입니다. 김경환 교수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올렸던 부동산 세금(종부세·양도세·취득세·재산세)은 모두 원상으로 돌렸으면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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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누가 당선되든지 관건은 국민들이 집 걱정 없이 생활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부동산을 안정시키는 정책, 국민 모두의 주거 수준을 향상시키는 정책이 마련돼야 합니다. 이를 위해 중요한 것은 국민 신뢰입니다. 차기 대통령이 취임하면,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국민 신뢰를 회복하는 방안을 우선 모색하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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