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수출 둔화…7월 적자 이미 넘어
14년 만에 5개월 연속 적자 가능성
올 1월 1일부터 이달 10일까지 누적 무역적자는 229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144억100만달러 흑자를 낸 것을 감안하면 상황이 급반전했다.
적자 폭이 커진 것은 수출 증가세가 둔화하는 가운데 수입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1~10일 수출액은 156억8800만달러로 23.2% 증가했지만 조업 일수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하루 더 많았던 만큼 하루 평균 수출액은 8.7% 증가하는 데 그쳤다.
수입액은 233억65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34.1% 늘었다. 조업 일수를 고려한 하루 평균 수입액도 작년 같은 기간보다 18.3% 증가했다. 수입 증가율은 작년 6월부터 지난달까지 14개월 연속 수출 증가율을 웃돌고 있다.
이달 1~10일 큰 폭의 적자가 발생하면서 8월 월간 무역수지도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커졌다. 무역수지는 4월(-24억7700만달러) 5월(-16억1400만달러) 6월(-25억7500만달러)에 이어 7월까지 4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월말까지 수출입 흐름에 큰 반전이 없어 8월 무역수지가 적자로 확정되면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12월~2008년 4월 이후 14년4개월 만에 5개월 연속 무역적자를 기록하게 된다.
반도체 수출 '뚝뚝'…26개월 만에 마이너스 위기
반도체 1~10일 5.1% 감소…對美 무역 11년 만에 적자 우려
11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 기간 반도체 수출액은 29억9100만달러를 기록했다. 전년 같은 기간 대비 5.1% 감소했다. 이달 말까지 반전을 이루지 못하고 반도체 수출이 월간 기준으로도 마이너스를 기록하면 2020년 6월 이후 26개월 만의 감소가 된다. 다만 지난해 9월 1~10일 반도체 수출이 감소세를 기록했다가 월간 기준 증가세로 전환한 사례가 있어 월말까지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반도체 수출은 지난달에도 크게 둔화했다. 5월(14.2%)과 6월(10.8%)에는 두 자릿수 증가세를 유지했지만 7월에는 2.5%(잠정치) 증가하는 데 그쳤다. 종류별로 보면 시스템 반도체는 디지털 전환 수요로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메모리 반도체는 전방산업의 수요 감소 등으로 수출이 부진한 것으로 파악된다.
반도체 외에는 무선통신기기(-17.7%), 컴퓨터 주변기기(-19.0%) 등의 수출이 감소했다. 석유제품(177.0%), 승용차(191.9%), 자동차 부품(29.4%) 등은 수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수입은 에너지를 중심으로 증가했다. 원유 수입이 33억100만달러를 기록해 작년 같은 기간보다 50.1% 증가했다. 가스(96.4%)와 석탄(162.5%)을 포함한 3대 에너지원 수입액은 61억9100만달러를 기록했다. 반도체(44.6%), 승용차(71.7%), 반도체 제조장비(23.7%) 등의 수입 증가폭도 컸다.
국가별로는 대(對)중국 무역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이달 1∼10일 대중 무역수지는 8억9000만달러 적자를 나타냈다. 수출이 39억900만달러로 2.8% 감소한 가운데 수입은 47억9900만달러로 29.2% 늘었다. 대중 무역수지는 지난 5월부터 지난달까지 3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대중 무역수지가 석 달 연속 적자를 보인 것은 1992년 8∼10월 이후 약 30년 만이었다.
미국과 일본, 유럽연합(EU) 등 주요 교역국과의 무역수지도 일제히 적자를 기록했다. 대미 수출액은 19억4100만달러를 기록해 수입액(26억4400만달러)보다 7억300만달러 적었다. 이달 적자가 확정되면 2011년 8월 후 월간 기준으로 첫 대미무역 적자다. 일본, EU와의 무역적자 규모는 각각 11억400만달러, 1억4100만달러였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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