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은 돈을 모아봐야 여전히 적다는 의미의 '티끌 모아 티끌'이란 말이 한 때 인기를 끌었지만, 고물가 시대에 그야말로 옛말이 됐다. 인플레이션이 극심해지면서 절약법뿐 아니라 조금이라도 생활 속에서 돈을 버는 '푼돈 재테크'가 인기를 끌고 있다.
30대 김모씨는 스마트폰을 소지한 채 걷기만 하면 돈이 들어오는 만보기 애플리케이션을 쓰고 있다. 아침 조깅을 빼먹는 날이 많아져 처음엔 '자극제' 정도로만 활용할 생각이었지만, 금액이 쌓이는 걸 보자 욕심이 들어 아침 조깅 외에도 평소에 버스 한두 정거장은 걸어다니는 식으로 걷는 시간을 늘리는 중이다.
김씨는 "상당히 적은 금액이긴 하지만 조금씩 쌓이는 재미가 있다"며 "걷는 양도 체크가 돼 매일 1만보 넘게 걷는 지인도 만족도가 높다고 했다.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만보기 앱으로 커피를 사마신다"고 전했다.
"요새 리뷰 안 남기는 사람 거의 없어요."
한 이커머스 업체 담당자의 말이다. 과거엔 상품 후기 작성을 귀찮아 했지만, 요샌 온라인상에 의견을 밝히는데 거부감이 적은데다 후기 작성 시 포인트를 지급하는 상시 프로모션을 벌이는 이커머스 업체가 많아 리뷰를 남기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상품 구매 금액이 수십만원대일 경우 '구매확정'과 '사진 리뷰'로 1만원 정도를 포인트로 벌 수 있다.
네이버쇼핑 등 일부 온라인쇼핑 플랫폼의 경우 사용기간에 따라 추가로 리뷰를 작성해 포인트를 더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주말 등 날을 잡고 그동안 밀린 리뷰를 한 번에 싹 올리는 '알뜰족'도 있다. 리뷰를 남기지 않아 포인트를 못 받으면 '받을 수 있는 걸 못 받아 물건을 비싸게 샀다'는 생각이 든다는 소비자까지 생겼다.
22살 이모씨는 "예전엔 1000원을 웹툰 포인트로 전환하면 5개 정도의 유료웹툰 회차를 볼 수 있었는데, 최근엔 1200원 정도로 3~4개밖에 못 봐 아까운 생각이 든다"며 "앱을 깔거나 회원가입이 귀찮긴 해도 웹툰을 볼 때마다 이벤트에 참여해 포인트를 모으는 편이다. 크게 번거롭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30대 신혼부부인 김모씨는 최근 부인이 임신을 하자 국민행복카드를 여러 카드사에서 만들었다. 국가바우처는 부인 명의의 한 개 카드로만 받을 수 있지만, 카드 신청 자체는 남편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육아 관련 사이트를 이용해 국민행복카드를 신청 후 월 10만원 이상 사용하면 카시트 등 사은품을 지급해 여러 개의 사은품을 받았다.
김씨는 "국민행복카드를 신청한 육아 사이트에서 연락이 와 다른 카드사 것도 추가 신청이 가능하다면서 카드를 더 만들 것을 독려했다"며 "사은품이 쏠쏠하고 몇 달 사용하다 안 쓸 거 같으면 해지하면 돼 가입 부담이 적었다"고 설명했다.
예컨데 국민카드를 네이버페이를 통해 발급 받은 뒤 해당 카드로 16만원 이상 결제 시 네이버페이 포인트를 16만원 적립해주는 프로모션이 이달 진행 중이다. 이 같은 카드업체별 혜택 정보는 재테크 온라인카페 등을 통해 실시간 공유된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짠테크족으로 카드사를 비롯한 프로모션 진행 업체에 마케팅비용 부담이 크게 늘어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다만 최근 '쓰는 것'에서 '버는 것'으로 사회적 관심이 옮겨가는 만큼 이를 잘 활용하는 것이 소비자와 업체 모두에게 윈윈(Win-Win)이란 분석에도 힘이 실린다.
업체 관계자는 "소비자에게 혜택을 더 주는 건 업체로서는 비용 부담을 담보해서라도 브랜드 이미지와 대중성을 높이는 일"이라면서 "요즘엔 특히 '정보가 돈'이란 인식이 강하고 본인만 혜택을 누리지 못하거나 조금이라도 손해 보는 것을 꺼려 이 같은 푼돈 재테크가 인기를 얻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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