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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한판붙자”…‘베트남의 삼성’이 만든 SUV, 미국서 통할까 [위클리기사단] - 매일경제

빈그룹이 지어 2018년 오픈한 호치민시의 상징 건물인 랜드마크 81. [사진=빈그룹] </p><p>
▲ 빈그룹이 지어 2018년 오픈한 호치민시의 상징 건물인 랜드마크 81. [사진=빈그룹]
국내에서 소위 '베트남의 삼성' 이라는 별칭으로 불리고 있는 빈그룹. 리조트와 호텔부터 병원, 쇼핑몰, 슈퍼마켓 등 부동산 부문을 기반으로 유통, 미디어, 자동차까지 손을 뻗치고 있는 베트남 최대 민간 기업이자 1위 기업입니다.

이런 빈그룹의 50여 개 자회사 중 빈패스트는 베트남의 유일한 완성차 제조 업체입니다. 올해 초 내연기관차량 생산을 단계적으로 중단하고 전기차(EV) 생산에 집중할 것이라고 선언한 데 이어 미국 시장 본격 진출을 선언했습니다. 자금 조달을 위해 연내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지난 4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관련 서류를 제출했죠.

빈패스트는 미국 등 북미를 필두로 독일, 프랑스 등 유럽 EV 시장 공략도 추진 중이며 차후 동남아 등으로 전선을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나 한국 진출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내연차 생산 역사도 짧고 EV를 생산한 역사는 더욱 짧은 빈패스트는 이미 지난달 캘리포니아주에 미국 최초의 빈패스트 자동차 쇼룸을 설치했습니다. 또한 20억달러를 들여 노스캐롤라이나에 EV 생산 공장을 추진하는 등 사업 확장에 적극 나서고 있죠.

지난달 미국 캘리포니아 빈패스트 쇼룸 오프닝 행사에 나선 14일 크레이그 웨스트브룩 COO. [사진=연합뉴스]
▲ 지난달 미국 캘리포니아 빈패스트 쇼룸 오프닝 행사에 나선 14일 크레이그 웨스트브룩 COO. [사진=연합뉴스]
점포 개설과 관련해 크레이그 웨스트브룩 빈패스트 최고고객책임자(Chief Customer Officer·CCO)는 빈패스트의 미국 진출이 착착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 합니다. 그는 최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캘리포니아에 우선 6개 점포를 설치하고, 연내 20개까지 늘린 뒤 다른 지역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빈패스트는 먼저 중형 모델 'VF 8'(4만700달러부터)과 중대형 모델 'VF 9'(5만5500달러부터) 등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2종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배터리 리스 모델 등 결국 가격경쟁력

빈패스트 미국 쇼룸 오프닝 행사에 등장한 전기차 VF8. [사진=연합뉴스]
▲ 빈패스트 미국 쇼룸 오프닝 행사에 등장한 전기차 VF8. [사진=연합뉴스]
자신감은 좋은 것입니다. 하지만 제3자의 시선에서 냉정히 보면 빈패스트가 경쟁 업체들에 비해 인지도도, 기술력도 현저히 떨어져 보이는 게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빈패스트는 어디서 성공 가능성을 찾고 있는 걸까요.

빈패스트는 미국 시장에서 경쟁할 EV생산 업체들과 구분되는 독자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예컨대 고객에게 EV 가격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배터리를 대여해주는 배터리 리스 모델입니다. 배터리 리스 정액 요금은 고객이 원하는 차량 모델과 주행거리, 배터리 종류에 따라 월간 35~160달러 선에서 설정되고, 이 요금에는 배터리 정비 및 교환 비용도 포함됩니다.

이 배터리 리스 모델을 통해 초기 차량 구매 비용을 1만5000~2만달러 인하해 내연기관 자동차와 같은 가격 수준으로 억제한다는 겁니다. 배터리 교체 등 수리와 유지보수 비용이 모두 포함되기 때문에 소비자가 지게 되는 리스크도 줄어든다는 것이 빈패스트 측 설명입니다.

미국의 EV 제조사 테슬라, 리비안 등과 마찬가지로 빈패스트도 미국 소비자들에게 직접 판매망을 구축해 오랜 세월에 걸쳐 형성돼 있는 기존 미국 완성차 업체들의 딜러망을 우회하려 하고 있습니다.

고국서도 신통치 않은데...전문가들 "쉽지 않겠지만 뚜껑 열어봐야"

빈패스트의 내연기관차 Lux SA2.0. [사진=빈패스트 홈페이지]
▲ 빈패스트의 내연기관차 Lux SA2.0. [사진=빈패스트 홈페이지]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독자적 전략을 추구한다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제조업 경쟁력이 높지 않은 나라의 브랜드를 제조업 초강대국 미국 소비자들에게 파는 것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빈패스트의 지난해 판매대수는 '애국 마케팅' 효과가 강한 고국 베트남에서 조차 3만6000대를 기록, 시장 점유율 13% 정도에 그쳤습니다.

미국의 자동차 시장조사 업체 콕스오토모티브의 미셸 크랩스 애널리스트는 WSJ에 "베트남 기업이 미국에서 차를 판매한 적이 없는 만큼 시장이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모른다"고 말했습니다. 배터리 리스 등 빈패스트의 전략을 소비자들이 수용할지 불투명하다는 겁니다. 그는 중국 기업들도 본국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수년에 걸쳐 미국에서 판매망을 구축하려 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고 덧붙였습니다.

중국의 전기차 컨설팅 업체 조조고(ZoZoGo)의 마이클 던 최고경영자(CEO)는 투자자들을 끌어모을 수 있는지가 빈패스트의 최대 과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WSJ에 "빈패스트가 미국에서 성공하려면 10년에 걸쳐 수십억 달러 이상의 자금을 계속 유입시킬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최근 빈패스트 공장을 방문했다는 그는 빈패스트가 제조 기술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판단은 결국 소비자들에게 달려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지금은 누가 어떤 말이든 할 수 있지만 실제로 차량을 인도 받기 전까진 (빈패스트에 대해) 미국 시장이 어떻게 반응할지는 누구도 단언할 순 없다"고 말했습니다.

정부 지원을 등에 엎고 선진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베트남 1등 기업이 과연 어떤 성적표를 받아들게 될까요. 빈패스트의 미국 진출은 갈수록 경쟁이 격화되는 EV업계에 호기롭게 등장한 신흥국 기업에 대한 선진 시장의 반응을 볼 수 있는 재밌는 사례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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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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