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결혼식의 경우 식에 참석할 때 5만원짜리 봉투를 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지는 측면이 있습니다. 결혼식 비용이 날로 올라가고 있어 5만원을 내면 결혼식을 치르는 예비부부가 '적자'가 나기 십상이기 때문인데요. 한국과 비슷한 문화를 가지고 있는 베트남에서도 같은 고민을 하는 글이 있어 가져와 봤습니다.
글을 올린 사람은 최근 가족 중 한 명이 결혼한 사람이었습니다. 최근 식을 마치고 받은 축의금을 모아 정리하는데 상당수 많은 봉투가 50만동(약 2만8450원)이라는 점을 발견했습니다.
그런데 글쓴이의 부모님이 과거 축의금을 했던 기록을 적어둔 장부를 보니 이분들은 이미 10년 전부터 50만동의 축의금을 했다고 합니다. 10년 전에는 30만동(약 1만7100원)을 하는 게 관례였는데 글쓴이의 부모님은 10년 전부터 축의금을 넉넉하게 했다고 하는군요. 글쓴이의 부모님은 자식 한 명을 결혼시키면서 10년이 지나 과거 했던 축의금을 돌려받은 셈이 됐습니다. 그런데 지난 10년간 결혼에 드는 비용은 가파르게 올랐는데 축의금은 그때나 지금이나 50만동이라는 점에서 글쓴이의 고민은 시작됩니다. 결혼식 테이블을 차리는 돈이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올라 싼 가격을 지불하면 제대로 된 음식이 나오지 않아 욕먹기에 십상이라는 말도 덧붙입니다.
베트남의 1인당 GDP와 한국의 그것은 10배가량 차이가 납니다. 하지만 호찌민과 하노이 등 베트남 대도시로 한정한다면 얘기가 다릅니다. 베트남은 한국보다 지하경제가 훨씬 발전한 나라이고, 거래의 상당수가 현금 기반입니다. 서울과 호찌민의 물가 수준 등을 비교해 보면 호찌민의 1인당 GDP는 이미 1만달러 안팎으로 오른 것으로 판단됩니다.
이를 감안하면 베트남 호찌민에서 50만동의 축의금은 한국 기준 8만5000원~11만4000원가량으로 추산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베트남 현지에서 50만동의 축의금은 이미 낮은 것으로 여겨지는 모양입니다. 한 네티즌은 '이제 나는 50만동 축의금이 너무 싸다는 것을 안다. 청첩장을 받을 때마다 빚 독촉을 받는 느낌이다'고 올렸습니다.
축의금 액수, 그리고 결혼식 문화를 둘러싼 논쟁은 베트남에서도 뜨거운 화두입니다. 댓글을 읽어보니 흥미로운 것들이 여럿 눈에 보입니다. '베트남에서 결혼식은 비즈니스와 같다. 손실에 대해 걱정한다면, 그것(결혼식)을 하지 말고 손실에 대해 걱정하지 마라. 간단하다'는 글은 인상적입니다.
결혼식을 호화롭게 해야 하는가 여부도 논란의 대상입니다. 한 네티즌은 '대부분 하객은 50만동을 내고 굳이 식사하고 싶지 않다. 과자 먹고 시원한 물 한 잔에 20만동(약 1만1380원)을 내면 모두가 행복해지지 않을까'라고 글을 썼습니다.
'이번 기회에 베트남 사람들도 결혼식을 준비하는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말 가까운 사람들만 초대해 결혼식이 손익을 계산하는 사업이 아니라 진정으로 행복한 날이 되도록 해야 한다'는 글도 있었습니다. '호화로운 결혼식 파티를 위해 고급 호텔을 예약하고 돈이 부족하다고 하객들을 탓하는 것이 말이 되냐'는 질책의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결혼식 때 아이를 데려가도 되는지는 한국에서도 논란거리죠. 한 네티즌은 '2명의 부부를 결혼식에 초대했는데 어린아이 3명을 데려오는 경우를 발견했다며, 낸 돈은 2명분이지만 그들이 앉은 좌석은 훨씬 많았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자, 여기까지 읽어보니 마치 한국의 축의금 논란을 보는 것 같지 않습니까. 그만큼 한국과 베트남의 결혼식 문화에 유사한 점이 많다는 얘기입니다. 한국도 가파른 물가 상승 때문에 결혼식 비용도 올라가고, 그에 따라 축의금을 얼마 해야 할지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한국의 결혼식 문화도 한번 돌아볼 때가 됐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지요.
[홍장원 기자(하노이드리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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