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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정부, 은행 대출금리 담합 정조준…근거없는 먼지털기 될까 - 한겨레

윤석열 대통령 말 한마디에 칼 빼든 공정위
은행권 “은행마다 대출 전략 달라 가산금리 담합 불가”
전문가들 “암묵적 담합인지 과당경쟁에 의한 평준화인지 판별 어려워”
사진은 지난 7일 오후 국내 4대 은행의 간판. 연합뉴스
사진은 지난 7일 오후 국내 4대 은행의 간판. 연합뉴스
윤석열 정부가 금리 인상기 은행권이 과도한 ‘이자 장사’를 했다는 인식 아래 조사 수위를 높이고 있다. 금융당국이 제도 개선을 살피는 태스크포스(TF)를 만든데 이어 이번엔 공정거래위원회가 6개 은행을 대상으로 대출금리 담합 여부까지 조사하고 나섰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공정위 조사에 “근거없는 먼지털기가 될 공산이 크다”고 우려를 표하고 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공정위 카르텔조사국은 지난 27일부터 신한·케이비(KB)국민·하나·우리·엔에이치(NH)농협·기업은행 등 6개 은행에 대한 현장 조사를 벌이고 있다. 금리 인상기에 은행들이 예금·대출 금리와 고객수수료를 담합했는지 살펴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 관계자는 “금리나 수수료를 두고 은행간 사전에 정보 교환을 했는지 등이 담합 판단의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금리 문제를 공정위의 담합 조사로 푸는 것은 금융업 현장을 너무 모르는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대출금리는 대출 기준금리에 고객의 신용점수, 은행 마진 등을 고려한 가산금리를 더한 뒤 우대금리(가감조정금리)를 빼서 결정된다. 이에 시장금리 영향을 받는 대출 기준금리는 담합 자체가 불가능하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대출 기준금리는 시장금리와 연동돼 있어 담합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더 얹는 가산금리도 담합이 쉽지 않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성복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대출금리의 경우, 신용도나 담보가격 등 차주별로 대출 조건이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대출금리에 붙는) 가산금리를 담합하기는 굉장히 어렵다”며 “카드 금액이 일정 금액 이상이면 대출금리를 할인해주는 등 비가격 경쟁 요인들이 많아 하나하나 담합하기 어렵고, 시중은행이 이런 요인들을 시행하다 보면 결과적으로는 금리 수준이 비슷해지게 된다. 이를 담합이라고 하려면 암묵적인 합의의 정황이 드러나야 하는데 이런 정황을 밝혀내는 게 쉽지 않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도 “가산금리는 은행마다 자금 상황과 대출 전략이 달라 담합이 어렵다”고 했다. 은행마다 자금조달 상황이나 목표하는 대출 총량이 다르기 때문에 이에 따라 대출 금리도 각 은행별 사정에 맞춰 조정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같은 금리 결정 구조 특성상 공정위가 위법 행위를 가려내는 것에도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안동훈 서울대 경제학 교수는 “예대마진이 상대적으로 높고, 은행이 과점 시장이다보니 담합 가능성이 있다고 본 것 같은데 현실적으로 위법에 이르는 담합 행위를 가려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은행 실무자들이 모여서 노골적인 담합을 했을 가능성은 극히 낮고, 결국 관건은 지배적 회사가 가격을 올리면 나머지가 따라 올리는 식의 암묵적 담합 여부인데, 국민과 신한이 리딩뱅크 자리를 두고 엎치락뒤치락 하는 상황에서 이런 암묵적 담합이 벌어졌을 가능성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결과적으로 대출금리 수준이 비슷하다고 해서 반드시 담합의 결과라고 볼 수 없다”며 “예금·대출 금리 비교 서비스가 늘어난 요즘엔 조금이라도 유리한 금리를 제시하는 은행으로 고객들이 옮겨가기 때문에 오히려 과당경쟁의 결과 금리 수준이 평준화될 수도 있다”고 했다. 담합이 성립하려면 은행들이 기준금리 인상으로 불가피하게 늘어난 ‘이자 수익’보다 더 과도한 이익을 누렸는지도 공정위가 밝혀내야 하는데, 이 역시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금리 인상기에는 예대금리차가 자연스럽게 확대되기 마련이라 단순히 예대금리차가 벌어졌다는 결과만으로 은행들이 부당한 이익을 누렸다고 보긴 어렵기 때문이다. 대출금리가 시장금리와 비교해 크게 튀었는지에 대해서는 금융권에서도 여러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이수진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난 4일 예금은행의 예금·대출 금리 변동 추이를 기준금리 추이와 비교한 보고서에서 “최근 정기예금 금리는 과거 기준금리 인상기에 비해 평균 상승폭 이상으로 인상됐으나 대출금리는 평균 상승폭과 유사한 수준으로 상승한 것으로 판단된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남지현 기자 southjh@hani.co.kr 고한솔 기자 s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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