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 행동주의 펀드의 캠페인 활성화가 대상 기업의 주식 가치와 한국 증시의 재평가에 긍적적으로 작용한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취약한 지배구조 등으로 국내 증시의 주식가치가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되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는 데 주주 행동주의가 기여하고 있다는 얘기다. 17일 케이비(KB)증권이 발간한 ‘K-행동주의, 행동주의 펀드의 주주 제안이 주목되는 이유’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보면, 국내에서 주주 행동주의 캠페인의 대상이 된 상장기업 수는 2020년 10곳에서 2021년 27곳, 2022년에는 47곳으로 해마다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이다. 국내 주주 행동주의 캠페인은 주주가치 훼손을 방지하기 위한 이사진 교체, 배당 증액과 자사주 매입·소각 등 이익의 주주환원 확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주 행동주의 캠페인의 대상이 된 기업의 주가 수익률을 시장 평균과 비교 분석한 결과도 눈길을 끈다. 비교 대상은 행동주의 펀드의 투자 대상이면서 주주 제안이 제기된 상장기업 17곳을 시가총액에 따라 가중평균한 주가와 ‘더블유엠아이 지수’(WMI500, 금융정보회사 에프앤가이드가 유동성 및 시가총액 기준 상위 500위 종목을 추려 구성한 지수)이며, 시기는 2022년 1월부터 올해 2월16일까지이다. 이에 따르면, 행동주의 대상이 된 상장사의 누적 평균 주가수익률이 더블유엠아이 대비 14.3%포인트 웃돌았다. 최효정 케이비증권 연구원은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행동주의 펀드의 주주 제안이 활발해지면서 대상 기업들의 지배구조 개선 및 주주환원 확대 기대감으로 연결돼 시장 평균을 상회하는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행동주의 펀드의 캠페인과 주주 제안 활성화는 중장기적으로 대상 기업의 주가는 물론 한국 증시의 가치(벨류에이션) 재편에 긍정적인 효과를 미칠 것”이라고 평가했다. 케이비증권 보고서는 3월 정기주총에서 행동주의 펀드의 이사 추천 등 주주 제안이 일부 반영되거나 표 대결 또는 경영권 변화가 예상되는 기업 수를 16일 현재까지 15곳으로 파악했다. 특히 2020년 개정된 상법에 따라 ‘감사위원이 될 수 있는 사외이사 분리 선출’, ‘최대주주 의결권 3% 제한’ 규정 등으로 행동주의 펀드가 추천한 감사 또는 감사위원이 선임 가능성이 커져 귀추가 주목된다. 케이비증권은 3월 주총에서 행동주의 펀드 주주 제안의 채택 여부에 따라 주가의 변동성도 클 것으로 내다봤다. 최 연구원은 “전세계적으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차원의 주주 행동주의가 부각되면서 재무적 성과에만 초점을 맞춘 주주 제안보다는 이사회 교체 등 공격적인 수단을 동원하는 행동주의 캠페인이 확산하는 추세”라며 “국내 3월 주총에 상정된 주주 제안 안건은 지배구조 관련 이슈가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환경(E)과 사회적 책임(S) 관련 캠페인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순빈 선임기자 sbpar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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