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가상공간의 무한 확장
'어스2' 청와대 땅이 1.7만弗
블랙핑크 가상 사인회 4300만명 모여
가상을 현실로 바꾼 멀티 플랫폼
로블록스 月이용자 1억명 넘어
美10대, 유튜브보다 더 오래 써
같은 시간 아들은 반 친구들과 함께 걸그룹 가상 팬사인회로 향한다. 온라인 사인회다. 가수 아바타와 사진을 찍는 데 성공했다며 아들은 신나는 표정을 짓는다. 물리적으로 같은 공간에 있는 세 사람은 종일 각기 다른 공간에서 시간을 보냈다.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는 올해 307억달러 규모인 세계 확장현실(XR) 시장이 2024년 2969억달러(약 336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기업들은 메타버스 선점 경쟁에 나섰다. 글로벌 시가총액 상위 10개 기업 중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페이스북, 텐센트 등 다섯 곳이 참가를 선언했다. 페이스북은 증강현실(AR)·VR을 차세대 플랫폼으로 정의하고 사업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메타버스 플랫폼인 마인크래프트, 혼합현실(MR) 기기인 홀로렌즈2, AR·VR 플랫폼 메쉬를 연이어 공개했다. 애플은 AR글라스로 시장에 뛰어들었다. 국내 기업·기관 25곳도 메타버스연합을 출범시키며 300조원 시장을 겨냥하기 시작했다.
김상균 강원대 산업공학과 교수는 “1990년대 인터넷 도입, 2007년 스마트폰 탄생에 이어 세계 산업의 방향성을 제시할 중심축이 메타버스로 이동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美래퍼 가상콘서트로 216억 벌어
온라인에 올라온 부동산 구매게임 ‘어스2’ 투자자들의 후기다. 지구를 그대로 본떠 10㎡ 단위로 가상세계 속 땅을 자유롭게 사고팔 수 있는 게임. 게임이지만 돈은 지급한다. 작년 11월 서비스를 시작할 때 10㎡당 가격은 0.1달러였다. 현재 미국 땅은 평균 58.14달러, 한국 땅은 23.18달러로 뛰었다. 중국인이 지난해 일찌감치 사들인 청와대 일대 땅(5060㎡)은 1만6866달러에 판매되고 있다.
많은 이들이 이해할 수 없다고 한다. 가상의 땅을 실제 돈을 주고 사고파는 행위, 온라인 공간에 집을 지어놓고 가구를 교환하는 일, 아바타를 통해 공연을 즐기는 것 등. 하지만 메타버스는 현실 속으로 파고들고 있다. 가상이 현실이 되는 세상이 코로나19를 계기로 성큼 다가오고 있다. 기업들도 앞다퉈 미래시장이라고 외치며 뛰어들고 있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애플, 아마존, 구글 같은 세계 시가총액 최상위그룹이 탄생한 것처럼 투자자로선 ‘텐 배거(10배 수입)’ 종목을 찾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미국인 투자자가 구매한 어스2 국회의사당 부지.
메타버스가 기존 증강현실, 가상현실, 평면적 게임과 다른 점은 긴밀하게 상호작용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상호작용은 가상을 현실처럼 만든 결정적 요인이다. Z세대는 열광했다. 세계 제페토 가입자는 2억 명을 넘어섰고, 로블록스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는 1억6000만 명에 달한다. 에픽게임즈의 포트나이트는 3억5000만 명의 이용자를 확보했다. 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10대는 로블록스에서 하루평균 156분을 보냈다. 틱톡(58분), 유튜브(54분)보다 메타버스에서 보내는 시간이 훨씬 길다.
포트나이트는 이미 게임이 아닌 메타버스 공연 플랫폼으로도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미국 유명 래퍼 트래비스 스콧은 포트나이트에서 가상 콘서트를 열었다. 1230만 명이 몰렸고, 이날 하루 216억원을 벌어들였다. 제페토에서 가상 팬사인회를 연 걸그룹 블랙핑크 아바타를 보기 위해 모인 인원은 4300만 명에 달했다.
구찌 등 명품 브랜드들도 메타버스 속으로 들어갔다. 아바타를 꾸밀 수 있는 가상 제품 판매를 시작했다. 월마트 등은 신입 직원 교육용으로 메타버스를 활용하기 시작했다. 주식시장에서는 가상현실(VR)·AR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이 메타버스 테마로 묶이며 주가가 급등하는 일도 벌어졌다.
하지만 세계적 기업들이 뛰어든 만큼 기기개발은 속도를 낼 전망이다. 페이스북이 내놓은 VR기기 ‘오큘러스2’는 그동안 문제점으로 지적받아왔던 VR기기 특유의 부자연스러움을 크게 개선한 것으로 평가받으며 판매가 급증했다.
기기 발전은 몰입도를 높이는 결정적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기존 산업의 진입장벽을 허물어 버릴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교육 분야가 대표적이다. 해외 유명대학은 큰 투자비용 없이 원격으로 국내에 분교를 설립할 수 있게 된다.
김상균 강원대 산업공학과 교수는 “더 이상 도시 한복판에 대형 가구점이 존재하지 않는 시대가 올 수도 있다”며 “인터넷의 다음 버전인 메타버스에서 일하고 쇼핑하는 게 자연스러운 시대가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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