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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재개, 역대 증시 어땠나…방향 급선회 없었다 - 뉴데일리경제

입력 2021-05-03 08:07 | 수정 2021-05-03 09:49

▲ ⓒ연합뉴스

공매도 금지 조치가 1년 2개월 만에 해제되면서 증시 흐름에 투자자들의 신경이 곤두서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과거 공매도 재개 3개월이 지난 시점부터 상승 전환했다고 입을 모으지만, 역대 공매도 부활 첫날 주식시장은 상반된 흐름을 보였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늘부터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주가지수 구성 종목을 대상으로 공매도가 재개된다. 

코스피200와 코스닥150 지수는 시가총액이 크고 거래가 활발해 유동성이 풍부한 종목으로 구성돼 있다. 구성 종목은 한국거래소가 반기(6월·12월)마다 종목을 재선정해 공지한다. 지수 구성 종목이 변경되면 공매도 허용 종목도 따라 변경된다.

앞서 금융당국은 작년 3월 코로나19 충격에 따른 주가 급락을 막기 위해 6개월 간 공매도를 금지한 이후 두 차례 연장한 바 있다. 한국 증시 역사상 3번째 공매도 금지 조치로 약 1년 2개월간 지속됐다. 기간으로는 역대 최장 기록을 세웠다.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11년 유럽 재정위기 때 한시적으로 공매도가 전면 금지됐다. 각각 공매도 금지기간은 2008년 10월 1일부터 2009년 5월 31일까지 8개월간, 또 2011년 8월 10일부터 11월 9일까지 3개월간이었다. 

비금융주에 대한 공매도가 허용된 2009년 6월 1일. 대차잔액이 증가한 종목의 주가나 전체적인 증시 흐름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았다. 당시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는 각각 1.38%, 2.03% 올랐다.

공매도 충격이 미미했던 것은 주식을 빌려 줄 기관이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시 국민연금 등 연기금들이 당분간 공매도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증권사들이 준비 미흡을 이유로 공매도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지 않은 점도 영향을 미쳤다. 공매도 부활에 맞춰 5~6개 증권사가 개인들에게 주식을 빌려주려고 했지만 시스템 정비 문제로 시작하지 못했다. 

더욱이 시장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매수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이들이 공매도 전략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진단했다. 다만 대차잔고가 급증한 종목에 대해서는 투기적 공매도 세력의 롤오버(만기연장) 수요가 많았다며 주의를 요구했다.

두 번째 공매도 금지 조치가 해제된 2011년 11월 10일. 금융주를 제외하고 3개월 만에 공매도 재개에 나섰지만, 코스피가 하루 만에 4.94% 급락하며 패닉에 빠졌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4.05% 추락했다. 

유럽 재정위기가 걷잡을 수 없이 번지는 상황에서 주식을 빌려 시장에 내다파는 공매도 물량까지 대량으로 쏟아져 시장 불안을 부채질한 영향이다. 

공매도 허용 첫날인 1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나온 공매도 물량은 923만주, 3807억원으로 집계됐다. 금액 기준으로 역대 4번째로 큰 규모다. 수량 기준으로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 수량으로 역대 3위를 기록했다.

당시 외국인이 순매도세를 이어간 가운데, 4000억원에 가까운 공매도 물량이 터지면서 주가 하락을 부추겼다는 시각이다. 

공매도가 증시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으면서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이 성급하게 공매도 제한 조치를 풀어 주식 시장의 낙폭을 키웠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3개월간 한시적으로 시행된 공매도 금지조치를 해제한 배경은 글로벌 경기 여건이 상당부분 완화됐다는 당국의 자부심이 깔려 있었다. 

그러나 공매도 재개 3개월 후 증시 흐름은 낙폭을 만화하고 상승 전환하는 양상을 보였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2009년 6월 공매도 재개 후 한 달간 코스피와 코스닥지수는 각각 0.5%, 7.0% 하락했다. 3개월 지난 시점 기준으로 코스피는 14.7%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는 3.4% 하락했지만 1개월 등락률과 비교하면 낙폭이 줄었다.

2011년 11월 공매도 재개 후에는 일주일간 코스피와 코스닥지수는 각각 2.7%, 2.3% 떨어졌다. 반면 공매도 재개 후 3개월 등락률로 살펴보면 두 지수는 각각 5.0%, 2.3% 뛰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공매도 재개로 주식시장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공매도 금액이 전부 순매도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배한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공매도 재개 이후) 정상화 시점까지 6~12개월이 소요되고 공매도 잔액이 2018~2020년 평균까지 상승한다고 보면 공매도 자금 중 실제 순매도로 이어질 수 있는 금액은 코스피 260억~520억원, 코스닥 80억~160억원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올해 외국인과 기관 합산 일일 순매수 및 순매도 절대치 규모가 평균적으로 코스피 1조1000억원, 코스닥 1600억원임을 고려한다면 부담스럽지 않다"고 덧붙였다. 

단기 주가 변동은 불가피하더라도 전체 지수 방향성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재개가 개별 종목 및 업종, 더 나아가 국내 증시 전반에 단기 변동성 확대를 만들어낼 수 있다"며 "하지만 증시 역사를 뒤돌아봤을 때 공매도가 시장의 방향성은 바꾸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정빈 IBK투자증권 연구원도 "공매도로 인한 주가 조정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주가의 기반인 실적이 상향 조정되는 상황에서 수급적 이유만으로 추세적으로 상향하는 주가지수의 방향성을 돌려놓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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