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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사라면서요"…공매도에 분노하는 450만 개미들 - 한국경제

개인 홀로 삼전 주가 급락할 때 7조 넘게 '줍줍'
공매도 잔고금액, 지난달 27일 기준 1600억
증권사 낙관론 여전…"주가 서서히 회복할 것"
사진=신경훈 기자

사진=신경훈 기자

삼성전자(73,200 -1.21%) 주가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연초 '10만전자'가 될 것이란 증권가 전망이 무색할 정도다. 증시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올 3분기 호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진단하고 있지만, 이러한 실적이 주가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기관과 외국인은 최근에도 매도세를 확대하고 있는 양상이어서다.

450여만명의 소액주주들은 삼성전자의 주가 하락 요인이 '공매도'라고 지적한다. 개인들은 10만전자가 될 것이란 기대감에 올해들어 삼성전자 주식을 32조9300억원어치를 사들였지만 최근 반도체 업황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과 반도체 공급부족(쇼티지) 사태가 불거지면서 삼성전자의 공매도 잔고금액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증권사들이 제시한 목표주가는 대부분 10만원대이다보니, 개인투자자의 원성을 사고 있다.

무색한 증권가 전망…주가는 안오르고 공매도만 기승?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일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보다 900원(1.21%) 내린 7만3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연초 장중 사상 최고가(9만6800원)를 경신했던 시절과 비교하면, 9개월 만에 24% 넘게 떨어진 수준이다.

삼성전자가 본격적인 내림세를 탄건 지난 8월부터다. 반도체 쇼티지 우려에 따른 공매도 이슈에 이어 인텔이 대규모 인수합병(M&A)을 추진한다는 소식까지 들리면서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 환경은 부정적이었다. 외국계 증권사들이 삼성전자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가 잇따르면서 투자심리까지 위축됐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메모리: 겨울이 오고 있다'라는 제목으로 삼성전자를 포함한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에 대해 부정적인 보고서를 발표했다. 지난 8월 당시 보고서는 "메모리의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는 사이클의 후반부에 진입하고 있다"며 "메모리 반도체 공급 업체가 누렸던 호황이 내년에는 역전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기간 삼성전자 주가는 13% 가까이 급락했다. 8월5일 장중 8만3300원이던 주가는 10거래일 만인 같은 달 20일 장중 7만2500원까지 떨어졌다. 당시 개인들은 7조2476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인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7조2518억원, 1661억원어치 주식을 팔아치웠다.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가 짙어지자 공매도 이슈까지 불거졌다. 실제로 8월 초 반도체 기업에 대한 투자심리가 전반적으로 악화되면서 한동안 수백억원대 안팎이던 공매도 잔고금액이 8월17일을 기점으로 1000억원대로 대폭 늘어났다.

이후 공매도 잔고금액이 줄어들면서 회복세를 보이던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달 28일 장중 7만7800원까지 올랐지만 다시 공매도 잔고금액이 늘면서 7만원 초반대에서 좀처럼 헤어나질 못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기준 삼성전자의 공매도 잔고금액은 1603억원에 달한다. 8월 말 1053억원보다 600억원가량 늘었다.

여전히 '매수' 외치는 증권사…"상승여력 충분"
최근 미국의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이 2분기 호실적을 내놓으면서도 향후 실적에 대한 자체 전망(가이던스)를 하향한 것이 삼성전자 주가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럼에도 증권사들이 삼성전자를 향한 '매수' 구애는 여전하다. 증권사들이 목표주가를 10만원대로 제시하고 있다. 증권사 4곳만이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을 뿐이다. 이달 한화투자증권이 목표주가 10만5000원을 제시하는 등 13곳 증권사가 제시한 삼성전자의 평균 목표주가는 9만9800원이다. 현재 주가인 7만3200원보다 36.3% 상승여력이 있다는 진단이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뉴스1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뉴스1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가격은 내년 2분기까지 짧은 하락 구간을 거쳐 하반기부터 반등할 것"이라며 "경제활동 재개로 인해 단기적인 IT 기기 수요 둔화 우려는 있지만, 제한적인 재고와 투자 현황을 고려하면 과도한 공급과잉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폴더블 스마트폰 제품력이 입증됐고, 시스템 반도체 사업이 본궤도에 진입할 것으로 보여 메모리 외 사업 부문의 실적도 안정적으로 받쳐줄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올해 3분기 실적도 시장 기대치를 웃돌 것이란 전망도 내놨다. 한화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3분기 매출액이 76조4000억원, 영업이익이 16조1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한국투자증권도 최근 삼성전자의 주가가 조정을 받고 있으나 서서히 회복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이원식 연구원은 "최근 중국 전력난에 따른 세트 생산차질 우려 확대와 마이크론의 보수적인 가이던스 제시 등으로 메모리업체들의 주가는 재차 조정 받고있다"면서도 "다운사이클 우려는 이미 현재 주가에 많이 반영되어 있고, 메모리 다운턴의 주기 또한 짧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상반기 기준 삼성전자의 소액주주는 454만6497명이다. 이들의 지분율은 64.9%로, 현 주가 대비 시가총액은 436조9880억원에 달한다. 이 중 소액주주의 몫은 283조6489억원이다.

류은혁 한경닷컴 기자 ehry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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