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마지막 숙제 풀어
두산건설 본사 건물. /김영우 기자
두산그룹의 핵심 자회사인 두산건설이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큐캐피탈파트너스 컨소시엄에 2580억원에 매각됐다. 두산그룹이 구조조정을 위해 내놓은 마지막 매물이 팔리면서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과 맺은 재무구조 개선 약정도 졸업을 눈앞에 두게 됐다.
두산건설이 매각되면서 두산그룹의 자구계획도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었다. 두산그룹은 앞서 지난해 6월 산은 등으로부터 3조원의 긴급 자금을 지원받는 약정을 체결한 뒤 클럽모우CC, 네오플럭스, 두산타워, 두산솔루스, ㈜두산 모트롤BG, 두산인프라코어 등을 잇따라 매각했다. 남은 채무 잔액은 약 7000억원 수준이다. 산은은 두산건설 매각계획서를 면밀히 검토한 뒤 연내 조기 졸업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현재로서는 두산그룹이 역대 최단 기간에 재무구조 개선약정을 조기 졸업할 가능성이 유력하다. 최근 10년 내 조기 졸업에 성공한 사례는 2014년 산은과 약정을 체결했던 동국제강이 유일하다. 동국제강은 약정 체결 2년 만에 이를 해지했다. 과거 금호그룹은 기한 내 경영 정상화에 실패해 약정에 따라 아시아나항공을 처분해야 했다.
큐캐피탈은 국내 중소·중견기업 경영권 인수를 전문으로 하는 운용사다. 치킨 프랜차이즈 제너시스비비큐(BBQ), 노랑통닭, 영풍제지, 큐로CC, 가공목재 수입·유통업체 케이원, 카카오VX 등을 인수하거나 투자했다. 전체 운용자산(AUM) 규모는 1조원대 수준이다. 최근 건설경기 호황이 장기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판단으로 인수에 나섰다. 두산건설의 올 3분기 기준 누적 영업이익은 543억원으로, 전년 동기(238억원)보다 두 배 이상 많다. IB업계에선 큐캐피탈이 기존 경영진과 협업해 회사를 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두산그룹은 재무구조 개선 약정 조기 졸업 후 신사업 발굴에 속도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두산중공업은 그동안 풍력과 수소, 소형모듈원전(SMR) 등 친환경 신사업을 확대해왔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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