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심당, 작년 영업익 69.7% 증가
코로나 뚫고 사상 최대 매출
대전에만 매장 5곳 '희소성' 통해
수도권까지 매장 확장한
군산 이성당·부산 옵스 등
매출 늘었지만 순이익은 감소
대전에 있는 베이커리 성심당이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2일 성심당 롯데백화점 대전점을 찾은 소비자들이 빵을 골라 담고 있다. 롯데쇼핑 제공
1956년 대전역 앞 찐빵 가게로 시작한 성심당은 66년 동안 대전지역 매장만을 고집하고 있다. 역설적으로 이 점이 소비자의 이목을 끌면서 ‘전국구 베이커리’를 표방한 군산 이성당, 대구 삼송빵집, 부산 옵스 등 다른 유명 지역 기반 빵집을 제치고 독보적 성장을 하고 있다.
코로나19가 확산한 첫해인 2020년에는 성심당도 사회적 거리두기 여파를 피해 가지 못했다. 꾸준히 연간 80억~90억원대 순이익을 내오던 성심당은 2020년 순이익이 22억원으로 4분의 1 토막 났다. 매출도 400억원대로 줄었다.
하지만 1년 만에 부진을 털고 오히려 성장 폭을 키웠다. 성심당 관계자는 “비대면 주문이 늘어난 것 외에 지난해 특별한 변화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고 했다.
대전에 있는 베이커리 성심당이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2일 성심당 롯데백화점 대전점을 찾은 소비자들이 빵을 골라 담고 있다. 롯데쇼핑 제공
롯데백화점을 통해 서울, 부산에서 팝업스토어를 연 적은 있지만 정식 매장은 대전 안에서만 운영한다. 2014년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원하는 곳, 원하는 크기만큼 자리를 내주겠다고 제안했지만 임영진 로쏘 대표가 거절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제과업계 관계자는 “대전 안에서만 매장을 운영한 덕에 희소성이 높아지고 소비자의 충성도를 높여 코로나19 타격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며 “성심당은 이제 대전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창업주 임길순, 한순덕 부부의 차남인 임기석 씨는 2000년대 초반 성심당 프랜차이즈 사업을 진행했다가 실패한 아픈 경험이 있다. 장남인 임영진 대표는 그 트라우마로 인해 “성심당은 대전에 와야만 만날 수 있다”는 캐치프레이즈를 걸고 대전 내 매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이 강한 지역색은 오히려 성심당을 키우는 동력이 됐다. 성심당의 대표 제품인 튀김소보로는 지역에서조차 “특별히 내세울 게 없다”는 평가가 나오는 대전에 방문객을 유치하는 매개체가 됐다. ‘대전시민의 자부심’이란 별명도 붙었다.
부산의 명물 빵집인 옵스 베이커리는 지난해 매출이 250억원으로 5.0% 늘어났지만 순이익은 59.8% 줄어든 4억6700만원에 그쳤다. 이성당과 옵스 모두 서울 롯데백화점에 매장을 내는 한편 수도권에 다수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일찌감치 전국 프랜차이즈로 보폭을 넓혔던 대구 삼송빵집(삼송BNC)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103억원으로 14.5% 줄었고 9억원의 적자를 냈다.
제과업계 관계자는 “향토 빵집들이 차별화된 맛과 마케팅 전략 없이는 전국 시장에서 대형 프랜차이즈와 경쟁하기 쉽지 않다”며 “성심당의 경우 지역색을 되레 짙게 한 게 ‘가치소비’ 성향을 보이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에 매력 포인트로 작용하고 있다”고 했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https://ift.tt/HSdQ5ZR
비즈니스
Bagikan Berita Ini
0 Response to "전국 4대 빵집, 지존은 어디?…대전 성심당 年 629억 '빵빵한 매출' - 한국경제"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