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급여 250만~330만원…택배 3사 대비 절반
5년간 택배물량 5배 늘어...급여 현실화해야
국내 이커머스 기업 쿠팡이 배달 직원 쿠팡맨(쿠팡친구)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있다. 전세자금 대출, 자녀 보육비 등의 복지 혜택을 늘렸지만, 10명 중 9명이 1년 안에 회사를 그만두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쿠팡의 택배 물량이 급격히 늘어난 만큼 급여 수준을 이에 맞춰 현실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는 11일부터 예정된 구정 연휴 전에 입사하면 쿠팡 캐시 10만원도 지급한다. 설에 늘어난 택배 물량을 고려한 복지 혜택이다. 자녀 보육비와 차량·유류비도 지원한다. 주 5일 근무와 15일 연차휴가도 보장한다. 쿠팡 측은 "쿠팡맨이 작년에 250일 근무했는데 일반 택배기사는 297일 일했고, 쿠팡맨의 휴일이 60여일 더 많았다"고 했다.
쿠팡맨에게는 정규직 전환의 기회도 열려 있다. 수습 기간(라이트 쿠팡맨) 3개월을 거치면 노멀 쿠팡맨이 되며 총 2년 뒤 정규직이 되는 구조다.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도 작년 10월 "직고용을 활용하는 쿠팡 등의 사례를 참고해 택배 종사자의 주 5일 근무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러나 이런 혜택에도 불구하고 쿠팡맨의 퇴사는 늘고 있다. 2014년 50명으로 시작한 쿠팡맨은 현재 1만5000명이 일하고 있다. 쿠팡 노동조합에 따르면 1년 미만의 쿠팡맨 퇴사자는 90%가 넘는다. 10명 중 9명이 회사를 그만두는 셈이다. 평균 퇴사율은 75%다.
이들의 주요 퇴사 이유는 과도한 택배 물량 때문이다. 노조에 따르면 쿠팡맨의 1인당 하루 평균 배송 물량은 2015년 56.6개였지만 2020년 296개로 5년만에 5배 이상 늘었다. 최근 1년 내 쿠팡 직원 3명(쿠팡맨 1명, 물류센터 2명)이 숨진 이유도 이 때문이다.
야간에 일하면 급여는 올라간다. 저녁 9시반부터 오전 7시반까지 근무하면 284만원이다. 노멀 쿠팡맨은 주간 292만원, 야간 337만원을 받는다. 회사 측은 쿠팡맨의 인센티브 포함 연봉은 최대 4800만원이라고 밝혔다. 한 쿠팡맨은 "설 선물세트가 과도하게 많아 걱정스럽다"고 했다. 일부 쿠팡맨들 사이에선 ‘쿠탈각(쿠팡 탈출 각도)’을 재고 있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이와 달리 지입제(위탁운영제)를 도입한 택배사의 택배기사는 급여가 높은 편이다. 택배기사가 배송하는 만큼 돈을 받아가는 구조기 때문이다. 한국통합물류협회에 따르면 택배 3사(CJ대한통운·롯데·한진)의 택배기사는 1건당 평균 800원을 받는다.
쿠팡맨은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통상 하루 160가구, 300상자를 배송한다. 1건당 800원을 기준으로 이를 계산하면 하루에 평균 24만원을 벌 수 있다. 주 5일 일하면 1년에 6240만원을 손에 쥐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쿠팡맨 급여를 현실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배명순 한국통합물류협회 택배위원회 사무국장은 "CJ대한통운 기사들이 한 달에 600만~700만원을 벌고 일부는 연봉 1억원이 넘기도 한다"며 "쿠팡에서 250만~300만원을 받으면 고용은 안정적이지만 수입은 부족하다고 느낄 수 있다"고 했다.
강경우 한양대 교통물류학과 교수는 "고용 안정성에 비해 노동 강도가 세지고 동종 업계에서 급여 차이가 벌어질 경우 임금에 대해 협상할 필요가 있다"며 "쿠팡이 앞장서서 (급여를 인상)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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