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오스틴 파운드리 증설
'실리콘 실버(Silicon Silver)' 프로젝트
현지 로펌 문건 통해 공개
오는 2분기부터 총 170억달러 투자
경제적 효과 86억달러 발생
10년 간 정규직 총 1800명 채용
평균 초봉 6만6000달러 책정
오스틴 시 등에 세금감면 요청
'20년 간 총 9070억원' 요구
투자 미확정 "다른 도시나 한국으로 갈 수도"
삼성전자 오스틴 S2 파운드리 공장(기존공장) 전경. 한경DB
'프로젝트 실리콘 실버'(Project Silicon Silver).
삼성전자가 계획 중인 미국 텍사스 오스틴 파운드리공장의 증설 관련 프로젝트 명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미국 텍사스 주(州) 정부와 오스틴시 인근 지방자치단체들에 투자의향서를 제출했다. 오스틴에 있는 로펌 명의로 돼있는 107쪽 분량의 이 문서엔 삼성전자의 투자 규모, 토지 이용 계획, 고용 계획, 세금감면 요청 등이 담겨 있다.
문서엔 대외비(CONFIDENTIAL)란 도장이 찍혀있지만 구글 검색 등을 통해 열람할 수 있다. 사실상 공개된 것이다. 글로벌 통신사 로이터(Reuters)와 오스틴 지역 언론 오스틴 아메리칸 스테이츠맨(Austin American-Statesman) 이달 초 이 문서를 인용해 삼성전자의 오스틴 파운드리 증설 관련 상세한 계획을 밝혔다.
조건 맞으면 2분기부터 총 19조원 투자
이 문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스틴에 투자한다는 전제 하에 총 투자액을 170억달러(약 19조원)로 제시했다. 투자액은 건물 토지 등에 대한 투자 50억6900만달러와 장비 투자 99억3100만달러 등으로 구성된다. 부지 규모는 640에이커(258만9988㎡, 78만3471평)다. 오는 2분기 착공해 2023년 4분기에 가동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오스틴 증설 투자에 따른 경제적 효과를 86억달러(약 9조7000억원)로 제시했다. 직접적인 경제 효과 약 50억달러, 간접효과 약 36억달러로 추정했다. 예컨대 공장 건설만 놓고보면, 삼성전자는 50억6900만달러의 건설 비용 중 80%인 40억5500만달러가 현지 건설회사 몫으로 떨어질 것이고 1만175명의 건설노동자가 매년 일하며 총 27억달러의 직접급여가 발생할 것으로 분석했다.
초봉 6만6254달러(7460만원)…현지 평균 연봉보다 낮아
고용 효과에 대해서도 상당 부분을 할애해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완공 이후 10년 간 신설 공장의 정규직 직접 고용 인원을 총 1800명으로 추정했다. 한 번에 1800명을 고용하는 게 아니라 첫해 305명을 고용하고 2년차엔 520명, 3년차 290명, 4년차 225명, 5년차 165명 식으로 해마다 채용하겠다는 것이다.
눈길을 끈 것은 삼성전자가 공개한 현지 공장 근로자 '초봉'이다. 문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정규직 채용 인원의 첫해 연봉을 '6만6254달러'로 제시했다. 한국 돈으로 약 7460만원이다. 세전인지 세후인지 여부는 명시돼있지 않다.
인근 지역 연봉과 비교하면 높은 수준은 아니다. 문서를 보면 오스틴이 있는 트래비스카운티의 2019년 3분기~2020년 2분기 1년 간 평균 제조업 연봉은 10만8459달러다. 같은 기간 트래비스카운티의 전 산업 평균 연봉은 7만2644달러다. 물론 삼성전자는 '초봉'이고 위의 수치는 '평균 연봉'임을 감안해야한다. 참고로 삼성전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 국내 직원들의 평균 연봉은 1억800만원(2019년 기준)이다.
세금 8억547만달러(9070억원) 20년 간 감면 요청
삼성전자는 이같은 경제적 효과를 강조하며 오스틴과 트래비스카운티 정부에 '세금 감면'을 요청했다. "19조원 규모 투자로 10조원 가까운 경제적 효과를 발생시킬 수 있으니 세금을 깎아달라"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오스틴 공장 증설 관련 세금 감면 요구액
삼성전자는 세금 감면 기한을 20년으로 제시했다. 20년 간 감면해달라고 요구한 세금은 '8억547만달러'다. 한국 돈으로 환산하면 9070억원 정도다. 삼성전자는 "텍사스의 높은 세금이 해결되지 않으면 뉴욕이나 애리조나, 한국에 공장을 짓는 방안을 대안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직 삼성전자의 오스틴 공장 투자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 최적의 타이밍에 가장 좋은 조건으로 투자하기 위해 미국 지방자치단체들과 치열하게 샅바싸움을 하고 있는 것이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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