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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 게임 확률조작 논란에 ‘불매운동’…스마일게이트 때아닌 ‘특수’ - 조선비즈

입력 2021.02.27 06:00

넥슨 대표 PC게임 메이플스토리
확률아이템에 ‘무작위’ 표기했다가 조작 논란
이용자 "스마일게이트 ‘로스트아크’로 떠나자"
과금방식 대조…접속 몰리며 서버 과부하까지
넥슨의 메이플스토리와 스마일게이트의 로스트아크.
"이 게임 망했습니다."

확률형 아이템의 원조 넥슨의 ‘메이플스토리’가 조작 논란에 휩싸이며 이 게임을 접겠다는 이용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회사가 이용자를 기만했고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모습에 더는 참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누적 이용자수 1800만명의 메이플스토리는 넥슨의 대표 수익원 중 하나다.

그런데 메이플스토리를 그만두겠다는 이용자들이 하나같이 "새로 갈아타겠다"면서 주목하는 게임이 있다. 스마일게이트의 ‘로스트아크’다. 두 게임 모두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지만 메이플스토리는 2003년 출시된 ‘고전게임’에 가깝고 로스트아크는 2018년에 출시돼 비교적 최신 게임이다. 인벤, 디씨 등 게임 커뮤니티에는 메이플 이용자가 "로스트아크를 시작했다"는 글이 쏟아지고 있다. 갑자기 이용자들이 몰리는 바람에 로스트아크에서는 지연 현상까지 나타난 것으로 전해졌다.

넥슨 메이플스토리 속 ‘환생의 불꽃’ 아이템.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27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메이플스토리는 확률형 아이템 정보를 이용자에게 허위로 알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넥슨은 그동안 ‘환생의 불꽃’이라는 무기 성능을 강화시켜주는 아이템에 대해 ‘무작위’로 추가 옵션이 부여된다고 소개해 왔다. 그러다 지난 18일 게임 업데이트를 하며 "동일한 확률로 수정했다"고 발표했고, 이용자들은 "그렇다면 지금까지 같은 확률도 아닌데 ‘무작위’라고 한 것이냐"고 반발했다.

넥슨에서 이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보상안까지 내놨지만 이러한 대처가 오히려 이용자들의 화를 키웠다. 먼저 사과문에 ‘오류 때문이다’라는 표현을 써서 책임을 회피하려는 모습을 보였다는 게 이용자들의 주장이다. 또 환생의 불꽃과 같은 추가 옵션 시스템은 2012년 업데이트 이후 10년 가까이 적용돼 온 것인데 회사가 2019년 2월~2021년 2월 사이 이용분에 대해서만 일부 보상한다고 해 부당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게임 커뮤니티 ‘인벤’의 메이플스토리 게시판. 넥슨에 화가 난 이용자들이 경쟁사 스마일게이트의 로스트아크와 비교하며 관련 글들을 쏟아내고 있다. /메이플스토리 인벤 캡처
넥슨의 과금 정책과 대응방식에 화가 난 이용자들은 "진절머리가 난다"며 로스트아크로 떠나고 있다. 게임 커뮤니티에는 메이플스토리 게시판, 로스트아크 게시판 등 게임별 게시판이 있는데 메이플 게시판에서 "이 게임 망한 게임입니다. 이제 로스트아크 게시판입니다"와 같은 글이 밈(meme·온라인 유행코드)처럼 퍼지고 있다.

메이플 이용자들이 로스트아크로 가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과금 유도가 과하지 않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이들 게임에서는 ‘자석펫’이라고 몬스터를 처치할 때 떨어진 아이템을 대신 줍는 보조 아이템이 있다. 게임상 애완동물처럼 데리고 다니면서 아이템을 빨아들인다는 의미로 붙여진 이름이다. 메이플 이용자들은 자석펫을 가지려면 현금으로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의 돈을 써야 하지만 로스트아크는 퀘스트만 깨면 공짜로 제공된다며 환호하는 모습이다.

캐릭터를 꾸미는 ‘뷰티’ 아이템도 메이플은 머리모양, 얼굴형 등 하나하나 현금을 써야 하고 경우에 따라 확률형 아이템을 적용해 원하는 모습이 바로 안 나오도록 설계해놨다. 반면 로스트아크는 꾸밀 때 쓰는 아이템 대부분을 게임 내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했고 현금 아이템도 유저간 게임머니로 거래할 수 있는 구조다.

메이플스토리에서는 캐릭터를 꾸밀 때 쓰는 ‘뷰티’ 아이템에서도 확률형 아이템을 적용하고 있다. 로스트아크에서는 뷰티 관련 확률형 아이템이 없다. /메이플스토리 캡처
게임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메난민’이라는 말까지 생겼다. 메이플 난민의 줄임말로 "구조선 타고 로스트아크에 왔다"고 표현한다. 기존 로스트아크 이용자들은 신규 유입을 환영하는 분위기지만 갑작스러운 변화에 웃지 못할 헤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유료 아이템에 익숙했던 메이플 유저들이 로스트아크에서도 이른바 ‘현질(현금결제)’을 아낌없이 하자 게임상 물가가 오르는 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로스트아크에서는 이용자들이 경매 방식으로 물건을 올려 사고파는 거래소 시스템을 활용하는데 평소 씀씀이가 큰 메이플 이용자들이 거침없이 아이템을 쓸어가며 평소보다 가격이 비싸졌다.

이러한 ‘대규모 이동’으로 로스트아크에서 서버 지연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로스트아크는 지난 25일 오후 "현재 게임 클라이언트 다운로드 이용자가 급증해 게임 다운로드 및 설치 시도가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는 현상이 확인된다"며 "게임 서비스 이용에 불편을 드려 대단히 죄송하다"고 밝혔다. 단순 설치뿐만 아니라 게임 접속 과정에서도 대기열이 길어져 ‘서버가 혼잡하니 기다려 달라’는 안내 메시지도 뜬 것으로 전해졌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중앙대 경영학부 교수)은 "메이플 난민 사태는 일종의 ‘불매운동’으로 게임사가 고객인 이용자 눈치를 보지 않으면 언제든지 떠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바람직한 현상이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게임사가 더 투명하고 이용자 친화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이런 움직임이 활발해질 필요가 있다"며 "이용자를 버린 산업, 이용자의 지탄을 받는 산업은 절대 오래갈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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