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계발 앱 성장…지난해 베스트셀러 1위도 자기계발서
대학원생 강민지씨는 매일 미라클모닝 ‘인증’ 게시물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리고 있다. 강민지씨 제공.
최근 2030 젊은 세대 사이에서는 ‘미라클모닝(Miracle Morning)’이라는 새로운 자기계발 트렌드가 인기다. 미라클모닝이란 2016년 발간된 동명의 책에서 나온 개념이다. 일과가 시작되기 전 이른 시간에 일어나 공부, 운동, 명상 등을 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자기계발 바람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파괴된 일상 속에서 자신을 되찾으려는 심리·사회적 현상이라고 설명한다.
이직을 준비하는 직장인 박모 씨(33)는 반 년간 오전 4시에 일어나고 있다. 1시간 동안 명상과 요가를 하고 2시간은 인터넷 강의를 수강하거나 독서를 한다. 박씨는 “코로나19로 회사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회사만 믿을 수 없다고 생각하게 됐다”며 “따로 시간을 내기 어려워서 새벽 시간대를 활용해 인터넷 강의를 듣는 등 이직 준비를 하고 있다”고 했다.
유튜버 ‘미라클달콩’은 미라클모닝 후기를 영상으로 만들어 유튜브에 게시하고 있다.
취업준비생 유튜버 ‘미라클달콩’은 “무기력증 때문에 무작정 미라클모닝을 시작했다”며 “유튜브를 하며 나와 같은 무기력증과 우울증을 겪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걸 알게 됐고, 서로 응원하며 미라클모닝을 함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20년 상반기 진료비 주요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정신건강의학과 내원일수는 614만일로 전년 같은 기간(556만일)보다 10.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진료비용도 2815억원에서 3327억원으로 18.2% 늘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자기계발이 우울증, 불안감 해소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동귀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사회의 불안정성이 커질 때마다 위기감을 느끼는 개인들 사이에서 자기계발을 하는 현상이 나타난다”며 “자기계발은 자기 돌봄(셀프케어)의 일종으로 통제 불가능한 사회에서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에 관심을 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작은 성과를 계속 만들어가는 것은 자기효능감을 만드는 데 큰 도움을 준다”고 했다.
자기계발 도서를 찾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지난해 자기계발서《더 해빙》은 국내 주요 서점 4곳에서 올해의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전자책 플랫폼 리디북스를 서비스하는 리디 관계자는 “코로나19가 확산된 이후로 경제·경영, 자기계발에 대한 구독자들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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