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 ‘더 현대서울’ 사운즈 포레스트 전경. 사진=서예온 기자 |
[에너지경제신문 서예온 기자] 서울 3대 도심지인 여의도에 서울 지역 최대 규모의 백화점이 등장한다. 현대백화점은 이달 26일 16번째 점포인 ‘더현대서울’을 정식 개장한다. 더현대서울은 기존 백화점과 상당히 다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규모도 서울에서 가장 크지만, 자연을 콘셉트로 한 파격적인 공간 디자인과 매장 구성 등 다양한 특징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은 지난 24일 더현대서울 초청으로 이뤄진 현장견학을 통해 기존 백화점과 다른 특징을 25일 분석했다.
①면적이 서울에서 가장 큰 백화점
더현대 서울은 지하 7층~지상 8층 규모로, 영업 면적만 8만9100㎡(2만7000평)에 달한다. 이는 서울지역 백화점 중 가장 큰 규모다. 수도권 최대 규모인 현대백화점 판교점(2만8000평)에 버금가는 크기다. 압도적인 규모만큼 주차 면적도 크다, 더현대서울의 주차장은 지하 6층부터 지하 3층까지, 총 2248대를 동시에 주차할 수 있다.
②백화점 이름 뗀 백화점
현대백화점은 소비자들에게 미래의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기 위해 점포명에 있어서도 파격을 택했다. 우선 1985년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 오픈 때부터 사용해왔던 ‘백화점’이란 단어를 과감히 지웠다. 백화점이란 한정된 틀에서 벗어나, 소비자에게 수준 높은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면서 인간적인 교감과 소통을 나누는 공간으로 탈바꿈하려는 시도다. 점포명에 구(區)·동(洞) 등 지역명이나 건물명 대신 ‘서울’을 사용한 점도 눈길을 끈다. 점포명에 ‘서울’을 넣은 건 국내 유통업계에선 처음 있는 시도다. 회사 측은 "앞으로의 소비 트렌드를 주도할 것으로 예상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겨냥해 단순히 상품을 판매하는 공간을 넘어, 트렌디하면서도 리버럴한 ‘힙 플레이스(Hip Place)’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도 숨어 있다"고 밝혔다.
③자연친화적 인테리어
더현대 서울은 자연친화형 백화점에 걸맞게 모든 층에서 자연 채광을 받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천장은 모두 유리로 제작됐으며, 채광을 위해 천장부터 1층까지 건물 전체를 오픈시키는 건축 기법(보이드, Void)을 도입했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은 1층 매장에서도 햇살을 맞으며 쇼핑을 즐길 수 있다. 특히 1층에는 12m 높이의 인공 폭포가 조성된 ‘워터폴 가든(740㎡, 224평)’이 있다. 5층을 비롯한 매장 곳곳에는 총 1만 1240㎡(3,=400평) 규모의 실내 조경 공간이 꾸며진다.
이중 눈길을 끄는 것은 5층에 들어서는 실내 녹색 공원 ‘사운즈 포레스트(Sounds Forest, 3,300㎡, 1000평)’다. 천연 잔디에 30여 그루의 나무와 다양한 꽃들이 있다. 사운즈 포레스트를 중심으로 5층과 6층에는 문화·예술과 여가생활과 식사 등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컬처 테마파크’가 조성된다. 6층에는 200여 작품을 전시할 수 있는 복합문화시설 ‘알트원(ALT.1)’과 차세대 문화센터 ‘CH 1985(Culture House 1985)’이 들어서며, 식음료(F&B) 공간인 ‘그린돔(영업 면적 1382㎡)’은 5층과 6층 두 개 층에 걸쳐 위치한다. 특히 그린돔은 프랑스 국립박물관인 ‘그랑 팔레(Grand Palais)’의 상징 ‘돔 천장’을 모티브로 해 벽이나 천장이 없어 매장에서 자연 채광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게 특징이다. 5층과 연결된 그린돔 아래층에는 미국 스페셜티커피 브랜드 ‘블루보틀 여의도점’과 수제버거 브랜드 ‘번패티번’이 들어서며, 6층과 연결된 그린돔 위층에는 이탈리아 그로서란트 ‘이탈리(EATALY)’ 국내 2호점이 입점한다.
▲지난 24일 프리오픈한 현대백화점 ‘더현대서울’을 찾은 소비자들이 힐링 시설을 즐기고 있다. 사진=서예온 기자 |
④점포 절반이 휴식 공간
더현대서울은 ‘자연친화형 미래 백화점’에 걸맞게 상품 판매 공간을 의미하는 ‘매장 면적’을 줄이는 대신, 고객들이 편히 휴식하고 힐링할 수 있는 공간을 획기적으로 늘리고 고객 동선(動線)도 넓힌 것이 특징이다. 더현대 서울의 전체 영업 면적(8만 9100㎡) 가운데 매장 면적(4만 5527㎡)이 차지하는 비중은 51%로, 나머지 절반 가량의 공간(49%)을 실내 조경이나 고객 휴식 공간 등으로 꾸민 것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더현대 서울’의 영업 면적 대비 매장 면적 비중은 현대백화점 15개 점포의 평균(65%)보다 30%(14%p) 가량 낮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⑤층고 20m 고객동선만 8m
더현대서울은 기존 백화점과 달리 층고가 높고 고객 동선을 크게 넓힌 것이 특징이다. 더현대서울의 층별 층고는 5~6m로, 천장까지 층고는 아파트 6층 높이인 20m에 달해 쾌적하게 쇼핑을 즐길 수 있다. 쇼핑 동선도 파격 그 자체다. 지상 1층~5층은 매장 형태가 타원형의 순환동선 구조로, 마치 대형 크루즈(Cruise)를 떠올리게 디자인돼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더현대 서울을 오래 머물고 싶은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순환동선 구조로 매장을 구성하고 내부 기둥도 없애 고객들에게 개방감을 극대화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 들이 매장을 걷는 동선 너비도 최대 8m로 넓혔다. 유모차 8대가 동시에 움직일 수 있는 크기로, 다른 백화점 점포들에 비해 2~3배 가량 넓다. 회사 측 관계자는 "고객들간 접촉을 최소화해 ‘위드(with) 코로나’ 시대 고객들에게 안전한 쇼핑공간을 제공하기 위한 노력의 하나"라고 설명했다.
⑥‘큐레이션’ 방식의 매장 배치
더현대 서울은 해외·여성·남성패션·리빙 등 상품군 기준으로 층을 나눠 배치하던 기존 매장 구성 방식에서 벗어나 모든 층을 각 테마에 맞춰 큐레이션 방식으로 배치한 게 특징이다.먼저 지하 2층에는 MZ세대를 겨냥한 ‘크리에이티브 그라운드(Creative Ground)’가 들어선다. H&M그룹(스웨덴) 최상위 SPA 브랜드인 ‘아르켓(ARKET)’의 아시아 첫 매장을 비롯해 스니커즈 리셀 전문 매장인 ‘BGZT(번개장터)랩’과 명품 시계 리셀숍 ‘용정콜렉션’, 서울 성수동의 문구 전문매장 ‘포인트오브뷰’ 등 국내 백화점에서 보기 힘든 매장들이 대거 입점한다. 지하 1층에는 축구장(7140㎡) 2개를 합친 것보다 큰 국내 최대 규모의 글로벌 식품관 ‘테이스티 서울(Tasty Seoul, 1만 4,820㎡)’이 자리잡는다. 입점한 F&B 브랜드 수는 총 90여 개로, 기존 국내 최대 규모 식품관(1만3,860㎡)이자, ‘F&B의 성지’로 불리는 현대백화점 판교점보다 10여 개 더 많다. 서울 유명 맛집인 몽탄·뜨락·금돼지식당이 손잡고 한국식 BBQ(바비큐) 메뉴를 선보이는 ‘수티’를 비롯해 미국 샌드위치 브랜드 ‘에그슬럿’, 일본식 돈까스 전문점 ‘긴자 바이린’ 등이 들어선다.
⑦남다른 여의도 상권
더현대 서울이 위치한 여의도는 광화문·강남과 함께 서울의 3대 도심 중 하나로, 대한민국 정치·금융의 허브이기도 하다. 도시고속화도로인 올림픽대로와 강변북로에 인접해 있으며, 서강대교·마포대교·원효대교와 연결돼 있어 서울 강남·북은 물론, 수도권에서 1시간 내 접근이 가능하다. 여의도의 하루 평균 유동 인구는 30만명에 달하며, 반경 3km내에 144만명이 거주하고 있다. 또 여의도와 경기 안산·시흥·화성을 연결하는 신안산선과 인천 송도와 경기 마석을 잇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B노선 등 광역 교통망 구축 사업이 예정돼 있어 향후 성장 잠재력도 크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더현대서울이 위치한 여의도 상권의 경쟁력이 높다고 분석한다. 여의도가 과거와 달리 쇼핑 상권으로써 충분히 잠재력이 있다는 평가다. 정연승 유통학회 부회장은 "여의도하면 보통 사람들이 비즈니스 상권으로 생각하지만 요즘은 그런 기존 관념에 대한 의미가 없어졌다"며 "상권이 광역화되고, 코로나로 소비자들은 오히려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할 때 더 크고 복합된 점포를 찾고 있는 추세다. 현대백화점은 판교에서 이미 성공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더현대서울 역시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⑧꽤 많은 무인 점포
더현대 서울 매장 곳곳에는 ‘리테일테크(Retail-tech)’를 접목한 공간과 서비스도 선보인다. 6층에 들어서는 무인매장 ‘언커먼스토어’가 대표적이다. 33㎡(약 10평) 규모로 패션잡화, 생활용품, 식음료, 굿즈 등 200여 상품을 판매하는 라이프스타일숍 형태로 꾸며진다. ‘현대식품관 투홈’ 모바일앱의 QR코드 체크인 기능을 사용해 매장에 입장한 뒤, 선택한 상품을 갖고 매장을 나가면 사전에 등록해놓은 결제수단으로 5분 내 자동 결제된다. 1층에는 안내 로봇(1대)과 안전관리 로봇(1대)이 운영되며, 현대식품관 투홈 모바일앱을 활용해 6층 전문식당가를 직접 방문하지 않고 예약할 수 있는 ‘비대면 예약 서비스’와 발렛 데스크를 방문하지 않고도 출차 예약과 주차 장소를 확인할 수 있는 ‘스마트 발렛 서비스’ 등도 도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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