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 쇼핑센터 일대 점포 20분의1 가격에 경매
전자상거래 활성화에 코로나19로 관광객까지 급감
"월세 없이 관리비만 내고 장사하라"는 점주도
[아시아경제 임온유 기자] 서울 동대문 일대 주요 점포들이 법원 경매에서 잇따라 헐값에 팔려나가고 있다. 일부 점포의 경우 감정가의 20분의 1 수준에 매각되는가 하면 열 차례 이상 유찰되고도 여전히 주인을 못 찾는 점포들도 속출하는 분위기다. 유통시장의 중심축이 오프라인 매장에서 온라인 플랫폼으로 급격히 옮겨간 데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주 수요층인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끊기면서 ‘패션 메카’의 명성이 추락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19일 법원 경매 전문 기업인 지지옥션에 따르면 최근 서울 중구 을지로6가 헬로우에이피엠 쇼핑몰의 4㎡(전용면적)짜리 점포가 565만2000원에 낙찰됐다. 이 쇼핑몰은 동대문 패션상권에 위치한 전문 쇼핑몰이다. 낙찰금액은 감정가 9200만원의 6%에 불과한 가격이다. 지난해 4월 1530만원에 낙찰된 바 있지만 대금 미납으로 매각이 취소된 후 유찰을 거듭하다 이번에 겨우 새 주인을 찾게 됐다.
동대문 일대에서 헐값 낙찰은 일반화되는 분위기다. 감정가의 20%도 안 되는 가격에 처분되는 점포가 수두룩하다. 18일에는 이 일대 굿모닝시티쇼핑몰 4㎡ 점포가 열 차례 유찰 끝에 감정가 5100만원의 16%인 810만원에 낙찰됐다.
그나마 헐값에라도 새 주인을 찾은 점포는 운이 좋은 편에 속한다. 다음 달 23일 입찰을 실시하는 밀리오레 지하 2층의 8㎡짜리 점포는 13번이나 유찰된 물건이다. 현재 최저 입찰가가 감정가 1억3800만원의 4%인 606만9000원까지 떨어졌다. 이 점포를 비롯해 2~3월에만 동대문 일대에서 17개의 대형 쇼핑몰 점포가 경매로 쏟아져 나올 예정이다.
경매시장의 이 같은 현상은 동대문 상권의 몰락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로 꼽힌다. 전자상거래가 활성화되면서 가뜩이나 상권이 위축된 상황에서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이후 1년여간 중국인 관광객 등 외국인의 발길이 끊기면서 이 일대 대형 쇼핑몰에서는 상인들의 퇴점이 줄을 잇고 있다.
실제 18일 오후 기자가 찾은 이 일대의 한 대형 쇼핑몰은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긴 채 적막하기만 했다. 점포 곳곳에는 임차인을 찾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이 건물 2층에서 가방·액세서리 매장을 운영 중인 A씨는 "손님이 없어서 개시를 못 하는 날이 허다하다"며 "오죽했으면 임대인들이 보증금 100만원에 월세 없이 장사할 사람을 찾겠나"라고 말했다. 고객이 급격히 줄면서 매출이 10분의 1 토막이 났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인근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한달에 3.3㎡짜리 점포 고정 관리비가 6만~7만원이 나가니 그거라도 해결하려고 월세 없는 임대를 놓는 점포주도 많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악화하면서 빈 점포도 급격히 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동대문 상권의 공실률은 지난해 1분기 10.9%에서 4분기 17.7%로 급격히 높아졌다. 점포 10곳 중 약 2곳이 공실이라는 뜻으로, 충무로를 제외하면 서울 내 최고 수준이다.
조현택 상가정보연구소 연구원은 "현재 동대문 패션타운 상권은 과거의 분위기를 잃은 모습"이라며 "상권 분위기가 안 좋아지며 대형몰 내부 공실은 증가하고 있고 이 여파로 인해 방문자 수가 감소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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