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 인수합병을 목적으로하는 페이퍼컴퍼니 스팩(SPAC)이 인기를 끌면서 대형 헤지펀드부터 정치인과 전직 운동선수까지 스팩 설립에 뛰어들고 있다. 중앙포토
스팩이 주목받기 시작하자 대형 헤지펀드부터 정치인과 스포츠계 인사들까지 스팩 설립에 뛰어들고 있다. 폴 라이언 전 미국 하원의장과 영화 '머니볼'의 실제 주인공인 빌리 빈도 스팩 설립에 나섰다고 한다. 가장 최근 화제가 된 이들은 미국 행동주의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다.
지난 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엘리엇은 스팩 설립 자금인 10억 달러(약 1조1235억원)를 마련하기 위해 은행들과 접촉하고 있다. 엘리엇은 과거 한국에서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반대하고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을 문제 삼으면서 국내에도 이름이 알려졌다.
기업 인수 목적의 '페이퍼컴퍼니'…우회상장의 통로

스팩(SPAC) 상장 구조.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기업에 스팩이 매력적인 이유는 상장의 지름길로 활용될 수 있어서다. 통상 기업이 주식시장에 상장하려면 ‘기업공개(IPO)’를 거쳐 투자자를 공모해야 한다. 절차가 복잡하고 까다로운 만큼 상장까지 2~3년의 시간이 걸리기도 한다. 반면 스팩과 M&A하면 시간과 절차를 크게 단축할 수 있다.
스팩의 작동방식은 일반 기업의 IPO와는 반대다. 상장차익을 노리는 기업(스폰서)이 ‘빈 껍데기’ 역할을 하는 서류상 회사인 스팩을 설립하고 투자자와 자금을 먼저 모은다. 이를 바탕으로 스팩을 증시에 상장한 뒤에 M&A할 기업을 물색한다. 투자자들은 기업이 아닌 스팩의 M&A에 투자하는 셈이다. 자금을 먼저 조달한 뒤 인수합병 기업을 물색하기 때문에 ‘백지수표 회사’로도 불린다.
'사기극 논란' 니콜라도 스팩 합병

지난해 ‘사기극 논란’의 중심에 섰던 미국의 수소자동차 제조업체 니콜라도 스팩(SPAC)과의 합병을 통해 나스닥에 입성했다. 사진은 니콜라가 세 번째로 선보인 수소전기트럭 콘셉트카 트레(Tre). 사진 니콜라
스팩을 통한 우회상장의 대표 사례가 지난해 ‘사기극 논란’의 중심에 섰던 수소자동차 제조업체 니콜라다. 니콜라는 2014년 설립 이후 단 한 대의 차를 팔지도 않았지만 수소차에 대한 전망과 비전 등에 힘입어 지난해 나스닥에 입성했다. 지난해 6월 스팩인 ‘백토(Vecto) IQ’와 합병으로 우회상장한 덕이다. 스팩 주식공모를 통해 니콜라에게 조달된 금액만 총 7억달러(약 7800억원) 규모다. 서학개미가 많이 산 종목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지난해 스팩 자금조달 '사상 최대'…"검증 부족" 우려도

미국 거래소 상장 스팩(SPAC) 추이.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스팩 광풍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스팩을 통한 우회상장으로 상장 요건을 갖추지 못한 기업을 걸러내지 못하고 기업가치가 과대평가되는 등의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그만큼 더 커진다는 지적이다.
로이드 블랭크페인 전 골드만삭스의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25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스팩이 대중에게 공개될 경우 빈껍데기 회사만 검증하게 되고, 스팩을 인수합병을 통한 상장은 각종 검증을 거쳐야 하는 IPO와는 다르다”며 “(기업의 가치가 부풀려져서) 투자자가 돈을 잃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윤상언 기자 youn.sang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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