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방아쇠 당긴 ‘업무방식’ 혁신, 미래차 전환이 가속화
미국 제너럴모터스(GM)는 최근 직원들이 일하는 장소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새로운 업무 표준을 제시했다. '적절하게 일하기(Work Appropriately)'라는 이름의 이 표준은 집이나 실험실, 사무실 등 어디나 업무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공간을 스스로 직원이 선택하는 방식이다. 공장 근로자를 제외한 비(非)생산직을 대상으로 한다.
직장에서 보내는 시간은 현지 고용법을 따르고, 제품 제작이나 실험실 작업 등 물리적인 공간이 필요한 업무 특성이 고려되지만, 핵심은 일하는 장소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것이다. GM에 따르면 이미 코로나 사태의 영향으로 전 세계 GM 비생산 직원 중 25% 정도만 정해진 업무 공간에서 일하고 있다. 메리 바라 GM 회장은 "업무의 미래는 일률적으로 접근할 것이 아니고 우리의 가치와 행동이 문화 변화를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포드는 코로나 대유행이 사라진 후에도 재택근무 중인 3만명 이상의 직원이 계속 재택근무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다. 포드가 올해 여름부터 시행하겠다고 발표한 '유연한 하이브리드 모델'에 따르면 직원은 회의나 그룹 프로젝트 같이 대면 작업이 필요한 경우 회사에 가거나 회사 밖 공간에서 원격으로 작업할 수 있다.
그동안 내연기관차를 만드는 자동차 업체의 전형적인 일터 모습은 기름 묻은 장갑을 낀 작업자들이 기계 부품이 가득한 생산 공장에 모여 완성차를 조립하는 것이었다. 완성차를 생산하려면 정해진 작업공간에서 벗어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했다. 자연스럽게 자동차 회사의 주도권은 생산직에 쏠릴 수밖에 없었다. 국내 현대차(005380)뿐 아니라 유럽과 미국 자동차 업체의 업무 문화가 경직적이고 생산직 노조의 입김이 셌던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런데 다양한 전자장비가 탑재돼 자동차가 컴퓨터로 진화하기 시작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단순 조립 업무에는 인력 대신 로봇이 투입되는 경우가 늘었고, 전자장비와 소프트웨어 등 IT 인력에 대한 수요가 늘었다.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인재 전쟁은 이미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모기업 다임러는 제품을 납품받던 기존 부품 업체와 거래를 중단하는 대신 3000명의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고용하겠다고 밝혔다.
차량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나선 폭스바겐은 전담 조직 '카 소프트웨어'의 인력 규모를 1만명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고, 현대차도 최근 자율주행, 디지털엔지니어링, 전동화, 로보틱스 등 소프트웨어 분야를 대상으로 인력 채용에 나섰다.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새로운 업무 문화를 도입하고 나선 것은 이런 상황을 반영한 것이다. 재택근무 도입 등 업무 방식의 혁신을 촉발한 직접적인 배경은 지난해 전 세계로 확산된 코로나 사태지만, 미래차 시대에 대응해 업체들이 인재 모시기에 나서면서 변화가 가속화하고 있는 셈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 2019년 "기존과는 확연하게 다른 새로운 게임의 룰이 형성되고 있다"며 "조직의 생각하는 방식, 일하는 방식에서도 변화와 혁신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시릴 조지 GM 글로벌 인재 확보 담당 이사는 "GM의 새로운 업무 표준을 통한 유연화는 채용 노력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몇 년 전이라면 채용의 대부분은 (자동차 생산 공장이 밀집된) 미시간주 주변에서 이뤄졌겠지만, 지금은 지역사무소나 혁신센터, 위성 사무소 등 선택지가 많다"며 "유연한 업무 문화를 채택할수록 인재를 확보하는 게 유리하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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