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인터뷰]"원달러 환율, 앞으로 1년간 1200원대 탈출 어렵다" - 이데일리

[이데일리 최정희 이윤화 기자] 원·달러 환율이 앞으로 1년간 1200원대를 탈출하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환율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수 차례 빅스텝(정책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밟아갈 것이라고 예고하자 6일 장중 1276.0원까지 오르며 2020년 3월23일(1282.5원)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김진욱 씨티글로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현재의 환율 상승이 오버슈팅(과도한 급등)보다는 대외 악재로 인한 펀더멘털 악화에 따른 것으로 해석했다. 금리 인상으로 고(高) 환율을 방어할 수는 없겠지만, 한국은행은 고물가 등 상황을 고려해 기준금리를 2.25%까지 인상할 것으로 예상했다.

“환율, 빠르게 1200원 밑으로 떨어지기 어렵다”

김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8일 이데일리와의 긴급 인터뷰에서 “환율은 향후 3개월 내 1240원대, 6~12개월 내 1200원대에 형성될 것”이라며 “지정학적 리스크, 연준의 빠른 통화 긴축, 중국 경기둔화 등 비우호적인 대외 실물·금융 여건을 감안할 때 환율은 빠르게 1200원대 밑으로 떨어지기 어렵다”고 밝혔다.

김진욱 씨티글로벌 수석 이코노미스트
환율은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유럽 재정위기, 중국 자본유출 위기, 코로나19 위기 등 각종 위기 때마다 1200원을 넘어왔기 때문에 환율 1200원이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 즉, 위기의 전조 증상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올 수 있다. 이는 단순히 연준이 돈줄을 죈다는 데에서 비롯된 달러 강세 현상도 있지만 중국의 경기 둔화, 원자재 가격 급등 등이 우리나라 경기를 갉아먹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로도 해석될 수 있다.

김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환율 수준은 비우호적인 대외 실물·금융 리스크 요인이 일정 부분 반영됐다”면서도 “특정 환율 수준을 단순히 위기 전조 증상으로 보기에는 추가로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다”고 언급했다.

미국의 빠른 긴축,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중국 경기 둔화 우려 등 각종 악재로 도사리고 있는 상황에서 환율 방어막은 탄탄할까. 외환보유액은 고환율을 막기 위해 달러 매도 개입에 나서면서 두 달 째 쪼그라들어 4월 말 4493억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김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다양한 지표를 고려했을 때 한국의 대외부문 거시건전성은 여타 신흥국 대비 우수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수출대금으로 받은 국내 기업의 외화예금도 3월 말 763억4000만달러로 역대 최대 규모(작년 11월 말 845억2000만달러)에 가까워 원화 가치 급락을 일정 부분 제한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원화 약세, 원자재 가격 급등에도 올해 연간 경상수지는 흑자를 보일 것으로 예측됐다. 김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경상수지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3.3% 수준의 흑자를 예상한다”며 “통관기준 무역수지는 상반기 적자가 불가피하지만 하반기 유가 안정, 중국 코로나 안정으로 무역수지 또한 흑자로 전환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금리 인상으로 환율 하락 방어 못해”

우리나라는 작년 8월부터 올 4월까지 무려 4차례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여타 선진국보다 더 빠르게 금리를 올렸다. 금리 인상은 통상 자국 통화 하락을 방어하지만 원화는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 김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우리 통화정책이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기축통화는 국가 간 통화정책 차별화에 민감하게 반응하지만 원화를 포함한 신흥국 통화는 개별 국가의 통화 정책 외에 다른 여러 변수가 더 큰 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환율 방어보단 고물가, 미국과의 정책금리 역전에 따른 대외 불안 등을 고려해 기준금리는 2.25%까지 더 올라갈 것으로 예측됐다. 다만 미국은 정책금리를 3.75%까지 올릴 것으로 보여 양국 간 금리 역전 현상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한은은 7월, 10월, 내년 1월 0.25%포인트씩 금리를 인상해 금리 인상 사이클이 2.25%에서 마무리될 것”이라며 “미국은 6월, 7월, 9월에 0.5%포인트씩 인상하고 10월, 12월에도 0.25%포인트 인상해 올해 말 3.0%, 내년 중 3.75%까지 빠른 인상이 전망되는데 이로 인해 대외 불안이 커지면 한은도 금리를 2.25%보다 좀 더 높게 가져갈 수 있다”고 밝혔다.

한미 간 금리가 역전되면 자본유출에 대한 우려가 커진다. 외국인들은 채권시장에선 순매수를 유지하고 있지만 증시에선 올 들어 14조원 가량을 순매도했다. 다만 김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향후 외국인의 국내 주식매입 재개 여부, 국내 개인·기관의 해외 주식 매입 지속 여부 등 전반적인 자금 흐름의 지속성 여부가 중요할 것”이라며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1200원대 환율을 벗어나기 위한 방어는 없을까. 대외 여건이 완화되거나 국내 자체의 펀더멘털이 개선되는 수밖에 뾰족한 대안은 없다는 판단이다. 김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돼 유가가 안정되고 연준의 긴축속도가 느려지고 중국 경기 둔화 리스크가 완화된다면 환율이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며 “우리나라 반도체 경기가 예상보다 빠르게 개선될 경우에도 자금이 유입되면서 환율 안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점쳤다.

Adblock test (Why?)

소스 뉴스 및 더 읽기 ( [인터뷰]"원달러 환율, 앞으로 1년간 1200원대 탈출 어렵다" - 이데일리 )
https://ift.tt/7A1U4pv
비즈니스

Bagikan Berita Ini

0 Response to "[인터뷰]"원달러 환율, 앞으로 1년간 1200원대 탈출 어렵다" - 이데일리"

Post a Comment

Powered by Blogg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