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사진=뉴스1
이창용 한은 총재는 빅스텝 여부와 관련 "앞으로의 통화정책은 물가, 경기, 금융안정, 외환시장 상황 등 향후 발표되는 경제 지표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면서 데이터 디펜던트(data-dependent·데이터에 근거한)하게, 유연하게 수행할 필요가 있다"며 "물가 하나만 보고 결정하긴 어렵고 경제 상황과 환율, 가계 이자 부담 등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7월 금통위를 앞두고 발표될 경제 지표가 한은의 빅스텝 여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힌트'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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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6일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국제 유가와 원자재 가격 그리고 국제 곡물가가 급등해 그 영향을 저희가 필연적으로 받고 있다"며 "6월 또는 7∼8월에 6%대의 물가 상승률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추 부총리는 "(물가 상승의) 대부분이 해외발 요인이어서 국제 유가가 단기간에 좀 떨어지면 숨통이 트일 텐데 당분간은 그런 상황이 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전반적으로 고물가가 상당 기간 진행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물가 상승률 6%대는 물가 급등기였던 2008년 최고점(5.9%)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월 0.9%에서 지난해 10월 3.2%로 올라섰고, 지난달 5.4%까지 치솟았다. 한은은 앞서 올해 물가 상승률이 금융위기 수준인 4.7%를 넘어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만약 6월 물가 상승률이 6%대를 기록하게 되면 한은이 빅스텝에 무게를 실을 수 있다.
한은이 오는 29일 발표 예정인 6월 소비자동향조사 역시 주목된다. 직전 조사인 5월 조사에서는 소비자가 예상하는 향후 1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이 3.3%로, 9년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대인플레이션은 물가가 더 오를 것이라는 경제 주체의 전망이 반영돼 있어 실제 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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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이 같은 날 발표하는 6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역시 현재 경기 상황을 진단해볼 수 있는 지표다. BSI는 경기 동향에 대한 기업의 판단 및 예측과 계획의 변화 추이를 관찰해 지수화한 지표다. 지난달 모든 산업의 업황 BSI(86)는 4월과 같았지만, 제조업만 보면 업황 BSI(86)가 한 달 새 1포인트 떨어졌다. 중국 주요 도시 봉쇄와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6월에 제조업의 체감 경기가 얼마나 나빠졌을지 주목된다.
다음 달 7일 발표되는 5월 국제수지(잠정) 역시 참고할 만한 지표다. 지난달 발표에서는 한국의 경상수지가 8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해 2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재정수지 적자가 이어지는 가운데 경상수지까지 적자가 심화하면 한국의 신인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외국인 자본 유출 등을 자극할 수 있다.
2분기 경제성장률 속보치는 금통위 이후인 다음달 24일 발표될 예정이지만, 금통위에서는 내부적으로 예상치를 공유하고 빅스텝 여부을 결정할 때 고려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2.7%로 예상하면서 상반기에는 2.8%, 하반기에는 2.5%로 각각 전망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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