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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착륙 확률 80%"…유가 7% 급락 [조재길의 글로벌마켓나우] - 한국경제

1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혼조세를 보였습니다. 전날의 큰 폭 하락 충격을 이겨내는 모습을 보였지만 시장 전반에 경착륙 우려가 여전했습니다.

대표 지수인 S&P500지수는 0.22% 오른 3,674.84, 나스닥지수는 1.43% 상승한 10,798.35, 다우지수는 0.13% 밀린 29,888.78로 각각 장을 마쳤습니다.

주간 기준으로 보면 3대 지수가 모두 4~6% 떨어지며 부진을 면치 못했습니다.

미 중앙은행(Fed)이 다음달 통화정책 회의에서도 큰 폭으로 금리를 올릴 것이란 관측이 확산했습니다.

1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에서 11개 섹터 중 에너지 업종의 주가가 가장 많이 떨어졌다. 국제 유가가 급락한 탓이다. CNBC 제공

1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에서 11개 섹터 중 에너지 업종의 주가가 가장 많이 떨어졌다. 국제 유가가 급락한 탓이다. CNBC 제공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연방은행 총재는 한 행사에 참석한 자리에서 “이달에 이어 다음달 통화정책 회의 때도 75bp 인상안을 지지할 것”이라고 천명했습니다. 그는 “다만 9월부터는 50bp씩 올리는 게 적절한 전략인 것 같다”고 했습니다.

제롬 파월 의장도 “우리는 인플레이션을 목표치인 2%로 되돌리는 데 정확히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어떤 수단과 방법을 쓰더라도 반드시 고물가를 잡겠다는 걸 분명히 한 겁니다.

그런데도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날 “Fed가 올해 말 예상치로 제시한 3.4% 금리로는 인플레이션에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없다”고 보도했습니다.

미국 중앙은행은 지난 15일 통화정책 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75bp 인상했다. Fed 및 트레이딩이코노믹스 제공

미국 중앙은행은 지난 15일 통화정책 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75bp 인상했다. Fed 및 트레이딩이코노믹스 제공

Fed의 내부 정보를 통해 ‘75bp 인상안’을 가장 먼저 전했던 닉 티미라오스 기자는 “Fed 내부 자료를 분석해본 결과 올해 말까지 연 4~7%로 금리를 높여야 고물가에 대응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Fed의 기준금리는 현재 연 1.5∼1.75%입니다.

월가에선 Fed의 고강도 긴축에 따라 결국 경착륙이 불가피할 것이란 시각이 강해졌습니다.

뉴욕연방은행 내부 자료에 따르면 연착륙 가능성은 10%에 불과한 반면 경착륙 확률이 80%로 높아졌습니다. 당장 올해 4분기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 0.6%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미 재무장관을 지냈던 로렌스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는 “실업률이 4%를 밑돌고 물가가 4%를 넘으면 항상 2년 내 침체가 닥쳤다”며 “특히 물가가 지금처럼 많이 뛰었을 때는 침체 폭이 훨씬 컸다”고 강조했습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미국 중앙은행이 강력한 긴축에 나설 때마다 커다란 금융 위기가 있었다. BofA 제공

역사적으로 보면 미국 중앙은행이 강력한 긴축에 나설 때마다 커다란 금융 위기가 있었다. BofA 제공

미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달 기준 8.6%(작년 동기 대비) 급등했습니다.

서머스 교수는 “낡은 호텔의 수도에선 따뜻한 물이 나올 때까지 20~30초 기다려야 한다”며 “통화 정책 효과 역시 9~18개월 지연된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런 정책 지연 때문에 연착륙이 더 어렵다는 얘기입니다.

마이클 하트넷 뱅크오브아메리카 최고투자전략가(CIS)는 “올 가을까지 증시의 고통이 클 것이란 게 역사의 교훈”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통계를 분석해보면 오는 10월 19일 S&P500지수가 3000선까지 무너질 것 같다”며 지수가 지금보다 18%가량 추가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다만 하트넷 전략가는 “내년 상승장을 펼쳐질 수 있는 만큼 3600까지 떨어지면 조금 매수하고, 3300까지 밀려면 좀 더, 3000까지 급락하면 많이 매수하라”고 조언했습니다.

미국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의 '황소 곰 지수'에 따르면 이미 강력한 매수 신호가 나온 상태다. BofA 제공

미국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의 '황소 곰 지수'에 따르면 이미 강력한 매수 신호가 나온 상태다. BofA 제공

샌더스모리스해리스의 조지 볼 회장 역시 “약세장에선 고점 대비 평균 38% 떨어졌다”며 “증시가 더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볼 회장은 “비상 시국엔 현금을 10~20% 들고 있는 게 현명하다”며 “조만간 주가가 반등하더라도 추격 매수는 피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억만장자 투자자인 론 바론 바론캐피탈 최고경영자(CEO)는 조만간 거대한 상승장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는 “(증시 하락에 따라) 일생에 한 번 뿐인 매수 기회가 다가오고 있다”며 “혁신 기술로 경제가 크게 확장했는데 증시는 상대적으로 완만하게 올랐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Fed가 발표한 지난달 산업생산은 전달보다 0.2% 증가했습니다. 전달(1.4% 증가)은 물론 시장 예상치(0.4% 증가)를 밑돌았습니다.

장·단기 국채 가격은 엇갈렸습니다.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연 3.25%로 전날보다 3bp 떨어졌습니다. 경기 침체 우려를 반영한 겁니다.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연 317%로 3bp 올랐습니다. 더 강한 금리 인상 전망을 반영했습니다.

미국 월가에선 Fed의 고강도 긴축 조치 후 경기 침체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적지 않다. 그래프는 역대 최악의 침체기. 블룸버그 제공

미국 월가에선 Fed의 고강도 긴축 조치 후 경기 침체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적지 않다. 그래프는 역대 최악의 침체기. 블룸버그 제공

국제 유가는 크게 떨어졌습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물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은 전날 대비 8.03달러(6.82%) 밀린 109.56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은 6.69달러 낮아진 배럴당 113.12달러를 기록했습니다.

WTI의 이날 하루 하락률은 지난 3월 31일 이후 최대치였습니다. Fed를 비롯한 각국의 고강도 긴축에 따라 침체 및 원유 수요 둔화 전망이 강해졌습니다.

이날의 ‘글로벌마켓나우’ 이슈는 다음과 같습니다.

① 파월 “물가 다시 2%로” ② 이번엔 카시카리 “7월에도 75bp” ③ 하루 91% 급등주 출현 ④ 코인업체 줄도산? ⑤ “일생일대 매수 기회” ⑥ 다음주 파월·페덱스 등입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한경 글로벌마켓 유튜브 및 한경닷컴 방송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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