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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7조 순매수 동학개미 급락장에 눈물…반대매매 하루 300억

“내년 결혼을 앞두고 신혼집 마련을 위해 연봉 절반인 2천만원을 주식에 넣었다. 연초에 주가가 내리길래 기회다 싶어 더 넣었는데 자꾸 떨어져서 한숨만 나온다. 이제 ‘물타기’(주가 하락에도 추가 매수로 평균매입단가 낮추기)도 포기했다.” (20대 후반 직장인 황모씨)“삼성전자는 우량주고 언젠가는 오를 종목이라 믿고 투자했는데 지금까지 손해 본 금액이 2천만원이다. 여기서 더 빠지는 건 아닌지 무서울 지경이다.”(50대 주부 김모씨)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 우려에 코스피 2,500선마저 붕괴되면서 올해 국내 증시에 수십조원을 쏟아부은 동학 개미들의 속이 까맣게 타들어 가고 있다.

빚을 내 주식에 투자했다 담보 비율을 채우지 못해 강제 청산 당하는 반대매매 규모도 하루 300억원에 달했다.

◇ 순매수 상위 종목 줄줄이 하락…‘네이버·카카오’ 손실률 특히 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초 이후 지난 17일까지 개인 투자자의 국내 주식 순매수 금액은 27조1천억원(유가증권시장 20조8천억원, 코스닥시장 6조2천억원)에 이른다.

개인이 국내 증시에서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단연 삼성전자다.

개인 투자자들이 연초 이후 순매수한 삼성전자 보통주는 14조4천184억원 규모다. 이 기간 개인은 삼성전자 우선주도 1조4천352억원어치 사들였다.

보통주와 우선주를 합친 개인의 삼성전자 주식 순매수 금액은 15조8천536억원에 이른다. 개인의 국내 증시 순매수 금액의 58.5%가량이 삼성전자에 쏠린 것이다.

개인 투자자들은 국내 대표 빅테크인 네이버와 카카오도 각각 2조1천502억원, 1조8천38억원 순매수했다.

그 밖에 SK하이닉스(1조4천352억원), 삼성전기(1조416억원), LG전자(8천465억원), LG생활건강(7천965억원), 현대차(7천917억원), 두산에너빌리티(7천767억원) 등도 순매수 상위 금액에 올랐다.

그러나 미국의 가파른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 우려에 코스피 2,500선이 붕괴되는 등 최근 증시가 급락세를 보이면서 개인의 투자 성적표는 처참한 수준이다.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삼성전자의 평균 매수 단가(순매수 금액/순매수 수량)는 6만7천900원이다. 17일 종가 5만9천800원 기준으로 12%가량 손실권이다.

금리 인상에 따른 성장주 추락 여파는 더 컸다. 올해 개인은 네이버와 카카오를 평균 31만1천841원, 9만2천405원에 순매수했으나 주가는 각각 23만7천500원, 7만2천200원으로 추락했다. 네이버는 24%, 카카오는 22% 손실권이다.

그 밖에 삼성전자우(-9%), SK하이닉스(-1%), 삼성전기(-11%), LG전자(-16%), LG생활건강(-24%), 현대차(-2%), 두산에너빌리티(-17%) 등 개인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이 모두 평균적으로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증시가 당분간 높은 변동성을 이어갈 것으로 보이는 만큼 섣부른 저가 매수는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기술적 반등은 있을 수 있지만, 추세를 돌릴 동력이 없어 낮아진 지수 레벨 내 변동성 장세가 상당 기간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며 “장기 투자 관점에선 저가 매수 기회가 될 수 있지만 짧은 기간에 수익을 내려고 한다면 (지금 매수하는 것은) 안 된다”고 말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콘텐츠본부장은 “실적이 좋은 종목들을 우선으로 저점 매수를 하되, 경기 둔화 국면에서 위험성이 있는 적자 기업이나 한계 기업에는 절대 투자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 ‘빚투’ 강제 청산 하루 300억원…신용융자 잔고, 16개월 만에 최저

주가 급락 여파에 돈을 빌려 주식을 사고 이를 갚지 못해 강제 처분되는 반대매매 규모도 급증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실제 반대매매 규모는 302억7천만원으로 집계됐다. 15일 반대매매 규모는 315억6천만원으로 작년 10월 7일(344억2천만원) 이후 8개월여 만에 가장 많았다.

미수거래는 개인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사고 사흘 후 대금을 갚는 초단기 외상이다. 반대매매는 투자자가 외상으로 산 주식(미수거래)의 결제 대금을 납입하지 못하면 증권사가 주식을 강제로 팔아 채권을 회수하는 것이다.

이달 들어 지난 13일까지 하루 평균 127억∼174억원대였던 반대매매 규모는 14일 260억3천만원으로 껑충 뛰고서 이후 이틀 연속 300억원을 웃돌았다.

코스피가 13일 ‘검은 월요일’을 시작으로 2,500선까지 내주는 등 증시가 ‘공포의 한 주’를 보내면서 반대매매 물량이 쏟아졌다. 지난주(13∼17일) 코스피는 5.97%, 코스닥지수는 8.18% 각각 떨어졌다.

반대매매가 많아지면 주식 시장에 매물이 쏟아지면서 증시 자체의 하락 압력도 커진다. 반대매매를 우려하는 투자자들이 주가 급락 시 이른바 ‘패닉 셀링’(공황 매도)을 하면서 낙폭을 키울 수도 있다.

삼성증권 정 팀장은 “지금 반대매매가 많이 나온다는 것은 담보 부족을 현금으로 메우지 못하고, 자금 조달이 어렵다는 뜻”이라며 “앞으로도 시장이 빠질 때 담보 부족이 반대매매로 연결되는 빈도와 강도는 강해지고, 그러면 매물이 매물을 부르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전했다.

주가 하락과 반대매매 증가로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금투협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개인이 증권사로부터 자금을 빌려 주식에 투자하는 신용거래융자의 잔고는 20조6천863억원이었다. 2021년 2월 4일(20조2천629억원) 이후 최저치다.

신용잔고는 개인이 신용거래를 통해 주식에 투자한 뒤 아직 갚지 않은 금액을 말한다. 통상 주가 상승이 예상될 때 늘어나는 경향을 보인다.

신용잔고는 작년 말까지만 해도 23조원을 웃돌았으나 지난 4월부터는 21조∼22조원대를 유지하는 등 코로나19 이후 뜨거웠던 ‘빚투’(빚내서 투자) 열기도 다소 식은 모습이다.

아울러 주가 급락에 따른 반대매매 급증도 신용잔고 감소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주가 하락으로 신용거래 담보금 유지 비율이 기준 이하로 내려가면 그다음 날 반대매매로 강제 청산되면서 잔고도 감소하게 된다.

투자 심리 위축에 증시 대기 자금 성격인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16일 기준 57조207억원으로, 사상 최고치였던 지난해 5월 3일(77조9천18억원)과 비교하면 21조원 정도 줄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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